달러/원 환율이 연중 최저치에 바짝 다가섰다.
달러/원 환율은 전날(23일) 926.30으로 이틀째 하락하며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1월 3일 926.10원 이래 3개월 20일, 약 16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으로는 925.80까지 하락, 지난 1월 2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 925.20원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이 이렇게 하락한 요인을 정리해 보면 △ 연이은 주가 사상최고치 경신 △ 외국인 주식 순매수 지속 △ 수출 호조에 따른 네고 물량 △ 미국 경기 불안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움직임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최근 상승 또는 지지 요인으로는 △ 중국의 긴축가능성 등에 따른 주가 조정 △ 엔 캐리 청산 가능성 △ 당국의 개입경계감 △ 환율 레벨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 △ 수입업체 결제 수요 등으로 요약된다.
결제와 네고를 제외하고 대외요인도 빼고 나면 결국 최근 환율의 주 결정요인은 주식시장 강세와 당국의 개입이라는 두 요소로 집중된다.
당국은 올해의 경우 특이하게 배당금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 머물러 재투자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주가 사상 최고치 경신'에 오히려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특히 한미-FTA 협상 타결과 북핵 위험의 감소, 이에 따른 국가신용등급 상향 전망 등은 당국이나 시장 모두 주가 상승이나 원화 강세를 추동하는 강력한 ‘기대’요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시장의 심리적 환경은 연중 최저치가 깨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그렇지 않은 시각보다 7:3 정도로 우세하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 저점이 깨진다면 방식은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하나는 숏 포지션에 네고물량이 겹쳐 강하게 밀고 내려가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개입경계감에 기댄 롱 포지션이 누적되면서 하락 계기를 만나 일시에 청산되는 경우다.
다만 시장참가자들의 투기적 매도, 즉 숏 플레이만으로 깨기에는 부담이라는 인식은 누구나 하고 있는 듯하다. 공급 및 매도세가 결집될 만한 추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기사는 24일 오전 8시 5분 유료회원께 송고된 바 있습니다.)
◆ 청와대 금융점검회의 주목, 특별 조치 나올지는 의문
한 가지 변수를 더 고려한다면 단기외채 급증과 관련해 '청와대 회의'가 오늘 예정돼 있다. 당국이 큰 맘 먹고 외은지점 규제에 나설 경우 상황은 급반전될 수도 있다.
그러나 외은지점이 불법이나 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정상 영업을 해온 것이기 때문에 외환위기 이후 유지돼 온 단기차입 자율화를 쉽게 규제하기도 어렵다.
누구보다 외환시장의 선진화와 시장 자율화를 역설해 온 정부다. 이렇게 보면 열쇠는 당국이 쥐고 있는 것 같다.
당국이 ‘창구지도’등을 들먹이며 나서긴 했으나 시장이나 제도적인 차원에서 스스로 주워 담을 만한 ‘구체적인 조치’를 가지고 있는지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시장이 놀란 마당에 외은지점의 건전성 강화 문제와 단기 외화차입 급증 등 자금 흐름의 문제가 과연 어떻게 연관되는 것인지에 대한 당국의 인식이 어떻게 조율될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그렇지만 외은지점의 단기외화차입 문제를 둘러싸고 환율이 반등할 계기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외은지점의 단기 외화차입 급증이 외환시장의 고질적인 수급불균형에 그 원인이 있어, 그 자체가 원인보다는 결과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또 이를 급작스럽게 해소하라고 할 경우, 외화부채를 단박에 줄이라고 요구할 경우, 요 며칠 목격했듯이, 환율보다는 먼저 금리 급등의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그 원인에 해당하는 조선업체를 포함한 수출업체들한테 수출을 하지 말거나 헤지를 하지 말라는, 즉 사업을 하지 말거나 리스크 관리를 하지 말라는, 그야말로 ‘엉뚱한’ 방향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을 큰 흐름에서 보면, 단순 ‘창구지도’등 미시적인 단순 조치를 통해 해결할 사안이 아니며, 결국은 시장의 큰 흐름을 수용하고 그에 맞는 대응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환율 하락이나 원화 강세가 불편하겠지만 이를 수용하면서 미시적으로는 리스크 관리능력이나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구조조정을 촉진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건전성을 강화하는 제도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여건상 정부든 한국은행이든 시장개입의 효율성도 효율성이지만 막대한 개입 비용의 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장수용적인 방식과 더불어 업체들을 설득하고 대응능력을 제고해 나간다는 원칙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뉴욕주가가 다소 조정을 받았으나 낙폭은 크지 않았으며 글로벌 달러를 비롯한 주요환율은 큰 변동이 없었다.
이에 따라 이날 달러/원 환율은 926.40원을 중심으로 925.10~927.70 수준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수 지속 여부를 주시하고 당국의 조치 여부에 귀를 기울이면서 연중 최저치 접근 등 추가 하락 여지를 조심스럽게 살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