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절기를 지나 동장군(冬將軍)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로 접어들면서 주변에는 감기, 독감환자가 무척 늘어났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작년 말에 인플루엔자 유사환자가 급증,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전국에 독감주의보를 발령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한의원에도 최근엔 감기나 독감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심심치 않게 찾아와서 상담을 하곤 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이야기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하소연이다.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이, “올해도 독감예방주사를 맞으래서 맞았는데, 왜 또 이렇게 감기가 걸렸냐?”는 푸념이다. 이는 감기와 독감의 차이를 알지 못한 데서 오는 오해이다.
독감은 많은 사람에게 ‘독한 감기’ 쯤으로 잘못 이해되고 있다. 물론 증상 면에서 보면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서양의학적으로 감기와 독감은 전혀 다른 별개의 질환이다. 감기는 상기도 점막에 리노바이러스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바이러스가 침입해서 염증을 일으키면서 발생하는 증상인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감기와는 전혀 다른 바이러스의 침입에 의해 시작한다.
또한 감기는 바이러스에 침입당한지 48-72시간정도가 지나 콧물 재채기 인후통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반해, 독감은 감염된지 24시간도 못되어 극심한 근육통과 함께 체온이 급상승하고 곧이어 경련 혼수 폐렴 등의 합병증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면역력이 약한 소아, 노인 등에게 독감예방주사가 추천되는 것이다. 또한 인플루엔자도 여러 유형이 있기 때문에 주사 맞은 것과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예방주사는 무용지물이 된다. 아울러 독감예방주사를 맞아도 감기는 언제든지 걸릴 수 있다.
한의학에는 감기, 독감에 관한 수많은 증상과 치료법이 제시되어 있다.
한의학의 고전인 에는 차가운 기운에 의해 상했다는 뜻에서 ‘傷寒’이라고 하여 감기의 치료법이 태양, 소양, 양명, 태음, 소음, 궐음이라는 ‘6경(六經)’이라는 틀 안에서 일목요연하게 제시되고 있으며, 수많은 처방들이 여기서부터 발전해 왔다.
한의학에서는 크게 기침 콧물 인후통등이 주가 되는 호흡기형 감기, 근육통 전신통등이 동반되는 몸살형 감기, 또한 감기와 소화기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소화기형 감기로 나눠 치료를 한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병의 양상만이 아니라 인체의 체질, 상태를 중시한다. 콧물이 나와도 그것이 맑은 콧물인지 누런 콧물인지 나누고, 기침이 나도 그것이 낮에 심한지 밤에 심한지를 구분한다.
열체질인지 냉체질인지, 양인(陽人)인지 음인(陰人)인지도 중요한 치료의 포인트가 된다.
그러므로 감기에는 쌍화탕이나 갈근탕만 쓰면 된다는 생각은 한의학에 무지한 데서 오는 오해이다.
한의학에는 감기에 관한 처방만 해도 수백 수천이 가능하며, 효과면에서도 양약보다 훨씬 우수한 게 많다.
가정에서 간단히 쓸 수 있는 한약재로 우선 목이 붓고 염증이 생겼을 때 도라지와 감초를 달여 드실 것을 추천한다.
기침에는 은행 배 무 등이 좋으나 은행 복용량은 하루 10개 이상을 넘지 않는 게 좋다. 소화력이 약한 분들은 생강차 꿀차 등이 좋고, 어깨 근육이 뭉친 데는 칡차가 좋다.
흔히 감기약 하면 무조건 쌍화탕을 먼저 생각하기 쉬우나, 쌍화탕은 근육통등 몸살기운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 기침 콧물 등 호흡기 치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복통 설사의 우려가 있으므로 남용해서는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