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적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이런 주장이 모여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며 최소한 이런 전망 때문에 시장이 좀 더 흥미로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배런스 온라인은 증시 강세론자들이 약세론자들과 차별적일 수 있게 한 몇 가지 테마를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
(이 기사는 11일 10시39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1995년의 재연?
이제까지 강세론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비유가 있다면 그것은 단연 1990년대 중반 미국경제의 지속적인 확장과 1990년대말까지 강력한 강세장의 전개일 것이다.
사실 1990년대 중반과 지금은 닮은 점이 있다. 과거 경험을 보자면 우선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에 나선 상태였다. 주가지수는 끊임없는 상승 하락 반전을 이겨낸 가운데, 연준이 결국 완화로 전환하고 경기는 저점을 탈출한다. 그리고 주가는 1995년말 30% 폭발적인 상승세를 경험했다.
그래서 과거가 재연되거나 최소한 흉내라도 낼 수 있다면 강세장에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기업의 현금이 워낙 풍부하고 그로벌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경제는 주택부분과 자동차산업의 약화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압력을 극복하고 있다. 연착륙 시나리오는 광범위하게 수용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지금은 1990년대 말까지의 화려한 장세를 낳기 위한 금융시장의 진통이 없었다.
1994년 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으로 채권시장은 폭락사태에 직면했으며, 그 해 주가지수는 고점 대비 10%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들 중 40% 이상이 최소 30% 넘는 하락율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와 닮은 변화를 지금 기대하기는 힘들다. 1995년에는 채권수익률이 급락했지만, 지금 누구도 그런 금리하락을 기대하지 못한다. 멕시코 페소화의 폭락사태와 오렌지카운티의 파산사태 역시 그렇다.
메릴린치(Merrill Lynch) 수석투자전략가 리처드 번스틴(Richard Bernstein)은 1995년 이전까지 월가의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아서 투자전략가들은 대부분 포트폴리오 내 주식 투자비중을 50% 미만으로 가져갈 것을 주문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년 S&P500지수의 한 자리수 상승률을 예상했다.
결국 1995년의 폭발적인 상승세는 과도한 우려의 해소 그리고 기업들의 기대를 상회하는 수익성장률이 배경이 된 셈이다. 지금 투자전략가들은 누구고 이런 상황이 재연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강세론자들의 전망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연준이 시장에 우호적인 자세로 금리를 다시 인하할 것이란 기대에 기초하고 있다.
◆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1994년과 1995년 사이 연준으 급격한 금리인상은 금융시장의 눈앞을 막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연준의 행보는 상당히 투명해졌기 때문에 시장의 전망은 어느 정도 틔여있다.
주식시장의 금리인상 지속에 따른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것이나 채권시장의 안정적인 모습이 이를 반증한다.
월가 전문가들은 1990년대의 차별적인 특징인 '경기연착륙'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도이체방크의 샤드하 전략가는 이번 분기 성장률이 1% 수준에 그치면서 이번 경기주기의 저점을 지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준이 내년 초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경기가 경착륙한다거나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에 나선다는 시나리오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부정적인 재료에 대한 '보험'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옵션시장은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시티그룹의 레브코비치 전략가는 과거 경험으로 볼 때 ISM제조업지수가 50선을 밑돌고 난 후 연준이 6개월 이내에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가장 적극적인 금리인하 예상은 골드만삭스의 에비 코언과 UBS의 마이클 라이언이 제시했다. 내년 연준이 금리를 무려 1.25%포인트나 인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이언은 성장률이 2% 수준으로 떨어지고 인플레압력이 완만해지면서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면 수익률곡선은 극적으로 스팁하게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너무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탐 맥매너스는 "우리도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보지만, 시장이 생각하는 것처럼 빠른 시점에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주식시장의 약세를 예견했던 J.P.모간의 챠크라보티는 연준이 추가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보면서, 이 경우 증시가 큰 폭으로그리고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헨리 맥비는 "버냉키가 주식시장의 비이성적인 과열이 재연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 같다. 유동성이 아직 넘쳐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연준이 가능한 한 오래동안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기를 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기순환 종목이냐 방어주냐
내년 월가 전망에서는 전략가들의 의견이 상당히 수렴되는 모습이기는 했지만, 내년에 경기순환주가 좋을 것인지 아니면 경기방어주가 더 나을 것이지에 대한 의견에 있어서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의 수요가 계속 상품가격 및 관련주가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례로 모건스탠리의 맥비는 "고객들이 우리의 에너지 강세전망에 호응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보합 내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업종의 강력한 실적개선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전문가조차 방어주와 경기순환주에 대해 생각이 좀 달랐다. UBS의 라이언은 경기순환주들이 경기둔화시점에서는 취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헬스케어나 기초소비 심지어 금융업종주와 같은 전통적인 안전주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베어스턴스의 트라안 전략가는 내년 초반에는 연준이 시장에게 만족을 주지 않는 한 하락압력에 시달리는 시점이 있을 것이며, 이 때에 통상 상승장의 초기를 이끌기 쉬운 업종인 첨단기술주와 임의소비업종에 투자할 기회를 포착할 것을 주문했다.
업종별 투자전망을 넘어서서 월가 전략가들은 다시 한번 대형주에 대한 선호를 드러냈다. 이들은 증시가 오랫동안 상승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그 가치를 드러낼 때가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신흥시장에 대한 탐욕, 기타 리스크
다른 전문가들은 소액투자자들이 국내증시를 회의하면서 해외 신흥시장에 계속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앞으로 추가 랠리를 지원할 배경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지금에 와서야 분명해진 사실이지만, 올해 중반 경 미국 개인투자자들은 미국증시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편이었다. 이들은 따라서 최근 수년동안 강력한 수익을 안겨준 신흥시장 등 해외펀드에 열심히 투자했다. 또 해외부동산이나 채권펀드도 인기를 끌었다.
모건스탠리의 맥비는 이 같은 양상이 2007년 미국증시에 함의를 가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2007년 미국 증시 전망보고서에 "나쁜 이웃들에게 둘러싸인 최고 좋은 집"이라고 썼다. 미국증시의 리스크/리워드 구조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한 것이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맥매너스는 그 동안 국내주식펀드에서 자금유출은 별로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환매가 증가하지 않은 대신 자금유입 규모가 줄어드는 양상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의 심리는 글로벌 레버리지의 선호,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프리미엄의 축소, 글로벌 자산시장 간의 상관성 증대 그리고 투자수익에 대한 보편적인 추구 양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골드만삭스의 코언이나 도이체방크의 샤드하는 이런 가운데 사상 최저수준까지 하락한 시장의 변동성이 앞으로는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맥비는 "시장이 하락한다면 가치평가가 과도했다기 보다는 강력한 시장 간이 상관관계 때문일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미국 S&P500지수와 인도증시 사이의 상관성이 80%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다변화가 허용되지 않는 글로벌 차원의 단일방향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전략가들은 이런 상황 외에도 향후 증시 전망의 리스크 요인으로 해외 금리상승으로 인한 투자 자본유출 가능성, 달러화의 급락, 주택경기 둔화속도의 가속화, 지정학적 긴장요인 등에 의한 국제유가 급등, 러시아의 석유달러의 유로화로의 전환, 대규모 바이아웃 실패 등등을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