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엿새째 속락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 조정과 함께 수출 호조에 따른 수급상 공급우위에 따른 하락압력이 연말에 들어서면서 더욱 가중되고 있다.
특히 잇따른 환율 속락 사태로 시장 ?심리적인 불안감이 커지고 수출업체들의 경우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 속에서 추격 매도에 나설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외환당국 역시 수출호조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면서도 속락사태가 가져올 환율 폭락 등 시장의 불안을 어찌 대처해야할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1월중 40억달러를 넘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 호조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증가율 둔화에 따른 결과였다.
이런 가운데 환율 급락으로 내년도 경기 둔화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930원대 방어의지를 적극 피력했던 것이 당국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수출입 등 외환 실수요상의 물량 흡수로 환율급락을 막고자 했던 당국의 취지가 긍정적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시장은 도움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글로벌 달러가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여타지역의 금리인상 가능성 속에서, 통화로는 유로가 먼저 시작하더니 엔화까지 매수강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를 따라 한국의 원화, 싱가폴달러, 대만달러, 홍콩달러, 하다못해 중국의 위안화 등 아시아 주요통화들이 강세 행진에 동참했고, ‘연중 최고’나 ‘사상 최고’라는 수식어가 잇따라 붙게 됐다.
한국의 환율은 달러/원의 경우 역시 달러 기준으로는 지난 1997년 10월 23일 이래 9년 1개월여만에 최저치지만, 원화를 기준으로 한다면 9년 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다시 추가 경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달러는 미국의 달러 약세와 더불어 여타 상대 통화들의 강세 요인이 융합되며 조정을 넘어 추세상 하락쪽으로 중심추가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 기사는 7일 오전 8시 25분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글로벌 달러 일시 반등, 달러/원도 반등 및 개입 타이밍
이런 가운데 일단 전날 뉴욕시장에서 글로벌 달러는 반등에 성공했다.
달러/엔이 116선대에서 나흘간 114엔대까지 빠졌다가 닷새만에 반등하며 115엔대를 회복했고, 하루 먼저 반락 조정에 들어간 유로/달러도 1.33선에서 잠시 휴지기를 맞고 있다.
달러/엔의 속락과 더불어 NDF에서 920원이 붕괴됐던 상황에서 전날 달러/원 환율은 920원이 무너지며 916원선까지 ‘쭉’ 빠졌다.
정부 등 외환당국 고위관계자들의 구두개입이 강하게 나왔고 시장에서 ‘어필’되기를 기대했지만 당국자의 기대와 시장의 기대가 상충되며 오히려 구두개입에 따른 역작용도 빚어졌다.
당국은 구두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을 제어하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시장은 눈 앞에서 벌어지는 환율 하락과 매물 출회 속에서 ‘말로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날 당국자들도 구두개입이 전혀 통하지 않고 오히려 실망감에 따른 역매도를 부추기면서 환율 폭락을 몰고 왔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게 됐다.
아울러 정책당국 내 개입의 필요성이 공감대를 가질 수도 있고 경제지나 환율에 관심이 크지 않은 종합지 언론들까지 1면에 대서특필되며 여론도 환율 폭락에 대한 공포감을 수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달러/엔이 닷새만에 반등했고 뉴욕시장에서 NDF 환율도 920원을 회복하지는 못했으나 일단 국내 환율 대비 반등에 성공, 국내 달러/원 환율의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엔의 경우 여하튼 시장 내에서 자율 반등이 이뤄줬지만 달러/원의 경우 비록 NDF시장에서 일차 반등이 있었으나 충분치 못하다는 점에서, 당국의 개입 여부가 여전히 중요한 계기를 줄 것이다.
또 이미 그런 기대가 시장에 형성됐다는 점을 당국도 충분히 인식하고 이런 반등의 계기를 어떻게 적절히 활용할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달러/원 환율이 엿새간 14.40원이 빠졌으나 전날 낙폭이 무려 7.90원에 달했다는 점은 ‘눈덩이 효과’가 이어지고 있으며, 더 이런 일이 진행될수록 위로 올라가기는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지구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개입 여력’이 요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 달러/원 920원 회복할까, 연말 900원 하향 공포감 완화 여부 주시
국내 시장이 시장 자체적으로 반등의 여건을 만들지 못한다는 점에서 취약성이 어느 때보다 크고, 또한 당국의 시장에 대한 태도나 개입방식이 아직 과거방식을 크게 탈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국과 시장 모두 절반의 ‘실패’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점 또한 인정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늘은 환율 속락 사태 속에 금융통화위원회 12월 정례회의가 있고, 권오규 부총리는 금융경영인 조찬 강연을 비롯해 재경부 정례브리핑 등 발언이 봇물을 이루면서 ‘버벌 리스크’가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및 NDF 환율의 반등 시도로 반등이 어느정도 이뤄지고, 반등력이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가 초점이고 관건이다.
당장 달러/원 환율이 910원대 머물 것인가, 아니면 920원 수준은 회복해 시장의 속락 사태로 인한 공포감이 줄어들 것인가가 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도저도 아니면 연말 900원대 붕괴론 등으로 연결될 ‘씨앗’도 발아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918원을 중심으로 아래위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914.50~920.10원, 그리고 좀더 넓게는 912.60~923.90원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이미 주요 지지선을 이탈해 별다른 의미가 없고, 과거 10년의 IMF 기간에 대한 역사적 저점을 실현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하나둘 새로운 영역은 아직 열려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 관리에 충실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