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북한의 핵 문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거시경제 정책기조를 변경해야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잠재성장률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경기부양책은 재정건정성, 버블 가능성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경제시스템 효율화에 보다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KDI는 ‘3/4분기 경제전망’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완만한 경기둔화세 진행 중...북핵문제 돌출 없으면 둔화 정도는 크지 않을 것”
KDI는 우선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 “완만한 경기둔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생산과 서비스생산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올 2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경기둔화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증가세 둔화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경기둔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최근에 돌발한 북핵문제가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다면 경기둔화의 정도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순환기에서 경기변동은 과거에 비해 진폭이 작아 급격한 경기위축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 기업 및 금융기관의 재무상황도 과거에 비해 크게 호전돼 있어 부분적인 충격이 경제 전반으로 증폭,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KDI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에 상당한 정도의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세계경제의 연착륙에 무게를 두는 전망이 다수”라며 “최근에 돌출된 북한 핵문제가 급격히 악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아직까지 금융시장은 차분히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수출둔화에 따른 GDP 둔화 예상...실질국민소득은 개선될 듯”
KDI는 또 앞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세가 둔화되는 반면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동안은 유가급등의 영향으로 저축률이 떨어지는 등 GDI 증가율이 GDP 성장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러한 상황이 차츰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증가세 둔화 등으로 GDP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반면 유가하락 등 교역조건 개선에 따라 GDI 증가율은 내년이 올해보다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둔화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인구증가율 둔화 등에 의한 어느 정도의 성장둔화는 예상돼 왔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자본증가세 둔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생산성 증가세의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발생중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거시정책 기조 변경 단계는 아니다...경제시스템 효율화 노력 경주 필요”
이런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KDI는 “현 시점에서 북한 핵 문제의 진전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잠재력 유지를 위한 경제시스템의 효율화에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거시경제 정책기조를 변경해야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
이와 관련, KDI 조동철 선임연구위원은 “GDP가 4년 연속 4%대를 기록 중인데 4~5% 정도의 성장률 수준은 우리가 앞으로 가져가야 될 성장률일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 위원은 “거시정책 수단은 통화와 재정정책을 의미하며 달리 표현해 안정화 정책”이라고 전제한 뒤 “어느 정도 되면 부양정책을 사용하는 게 좋겠냐는 숫자 하나로 말하긴 어렵지만 잠재성장률 추세에서 0.5%포인트 이상 오차가 날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에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잠재성장률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의 성장률 수준이 예상되고 있고 설사 경기부양책을 쓴다 하더라도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재정건정성, 버블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거시정책 기조를 바꿀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
조 위원은 다만 “정책기조를 바꿔야 할 시점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이 신축적”이라고 덧붙여 경기하강에 대한 대응으로 우선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한편, KDI는 잠재성장률 향상을 위해서는 △법, 제도의 효율화 및 집행의 일관성 유지 △FTA △서비스업 구조조정 △교육 및 연금제도 개혁 등의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