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경험에 따르자면 최근 동유럽과 아시아로 유입되고 있는 막대한 대외채무 흐름은 그 위험도가 예전보다는 낮다고 하더라도 계속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IMF는 14일 제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흥시장으로의 자본흐름을 분석한 결과,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포트폴리오 자금흐름이 금융시장의 위기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 보인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전체 자본흐름에서 포트폴리오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머물렀으며, 막대한 신흥시장 투자자금이 유입된 2005년에도 전체 자본흐름의 15%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국인직접투자(FDI)는 7배 이상 증가했고, 순대외채무 유입액은 민관을 합쳐 거의 9배 가까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IMF는 터키와 남아공 그리고 컬럼비아 등의 경험 때문에 포트폴리오 자본유입의 역전에 따른 위기 가능성이 최근들어 주목받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포트폴리오 자본을 넘어서는 대외자본의 역전양상이 금융시장에 훨씬 파괴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민간 대외채무 흐름인데, 최근 이 흐름이 급격히 증가하기는 했어도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라고 한다. 일례로 최근 수년간 가장 많은 민간 대외채무 흐름을 기록한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외환보유액과 상대적으로 낮은 대외채무를 반영하는 공공부문의 대규모 해외자산 보유로 인해 상쇄작용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 및 남동유럽의 경우 잘 관리감독되는 해외은행의 존재와 함께 일부국가의 유럽통화동맹으로의 가입이 채권자들의 신뢰를 높인 것이 우려 완화요인으로 제기된다.
하지만 IMF는 이 같은 모든 요인들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급증한 민간 대외채무 흐름에 관련된 위험은 절대 가벼이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와 1990년대 아시아의 위기도 당시에는 발생 직전까지 '설마'했다고 이들은 환기했다. 이들은 중앙 및 동유럽 경제는 경상수지 적자가 너무 커서 민간 자본유입이 중단될 경우 적자보전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해외은행의 존재가 이러한 위험을 제거할 수는 없는 것이, 본점에서 지역 익스포저를 줄이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자본유입이 갑작스럽게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IMF는 경고했다.
한편 IMF는 만약 자본유입의 역전양상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 지역에 널리 도입된 고정환율제도는 더이상 유지하기 힘들 것이지만, 그러나 변동환율제는 대외수지를 안정시키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급격한 환율 평가절하는 민간의 대외채무 부담을 증가시킬 위험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IMF는 물론 지역마다 변동성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지역경제의 파급효과나 대출기관이나 채권자들 사이에서의 전염효과로 인해 문제는 전체 지역경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민간 대외채무 흐름이 역전되는 정도가 아니라 단순히 역사적 평균수준으로 회귀하는 정도의 변화라고 해도 여전히 대규모의 순대외자본 조달감소를 의미하며 나아가 다수 경제의 급격한 조정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IMF는 경고했다.
다음은 IMF가 동아시아 및 태평양, 신흥유럽 및 중앙아시아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유역 등 세 지역의 중간 및 저소득 국가들에서의 지난 30년동안 자본흐름을 분석한 결과다.
- 순 FDI 흐름이 가장 안정적이며, 1990년대 이래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부상.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경기주기를 따라 그 변화가 나타났음.
- 공공부문 대외채무 흐름은 상당히 안정적이나, 그 중요성은 최근 수년간 급격히 줄어듬. 2003년 이래 순 공공채무는 심지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재정건전화를 통해 채무를 상환하는 나라가 증가. 이는 최근 변동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들 나라의 국채 스프레드가 안정적인 이유.
- 민간부문의 대외채무흐름은 훨씬 변동성이 크며, 1970년대말부터 1980년대 초 사이, 1990년대 중반 그리고 최근에는 2003년 이후의 세 차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구간이 존재.
: 앞서 두 경우는 지역적인 특수요인에 따른 것으로 80년대 라틴아메리카 채무위기와 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유발. 이 경우 민간의 순채무 유입흐름은 마이너스로 전환한 뒤 몇 년동안 약화된 흐름을 유지하는 등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
: 최근 급증양상은 부분적으로 선진국 은행의 신흥유럽과 중앙아시아로의 대규모 대출에 기인. 또 좀 더 작은 부분이지만 동아시아, 특히 중국으로의 민간채무 흐름의 증가도 기여.
: 신흥유럽의 경우 대외자본조달에서 민간부문 대외채무가 FDI를 대체할 정도로, 2005년 전체 순 자본유입 중 무려 60%나 차지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