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지표 결과에 몸을 맡긴 미국 연준이 잠시 쉬어갈 곳이 생긴 듯 하다. 이번 주 금요일(미국 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세계화가 미국 경제 및 물가에 미친 영향이라는 큰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사실 연준이 '거지시표 결과에 의존'한다고 말하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일회적인 혹은 일시적인 거시지표 변화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할 것이란 말은 전혀 아니다.버냉키가 이끄는 연준은 그리스펀시대의 '리스크 관리형' 통화정책을 좀 더 가다듬은 '중기 전망 기반 리스크 관리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시적인 거시지표 변화가 중기전망에 영향을 주는 한에서만 정책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구조적인 세계화 추세 속에 형성된 미국 경제의 전개와 물가의 양상에는 중기 추세를 형성하는 큰 밑그림이 형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30회를 맞이하는 잭슨홀 심포지엄은 항상 이 같은 밑그림을 형성하는 핵심이슈를 다루어왔다. 지난 해에는 그린스펀의 임기종료를 앞두고 특별히 '그린스펀 시대'가 주제가 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다시 '새로운 경제지리학'이란 주제로 세계화와 이것이 경제와 정책에 미친 영향을 고찰하게 된다.이번 심포지엄은 연준이 경제와 물가의 전개를 지켜보는 시간을 얻은 시점과 일치하기 때문에 연준 관계자들로서는 좀 더 편하게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이 될 듯도 하다.최근에는 시장이 연준의 긴축사이클은 이미 종료됐다거나, 나아가 빠르면 내년 초반부터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쪽으로 일방적인 견해를 형성하자 일부 관계자들이 나서 '아직 인플레 리스크의 무게가 경기둔화 리스크보다는 무겁다'고 경고하기도 한 상황이다.다만 연준의 잭슨홀에서의 달콤한 휴식은 짧은 여름휴가 정도에 그칠 듯 하다.다음 주 발표되는 美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여전히 연준의 안심지대인 1~2%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8월 고용보고서 결과가 대기 중이기 때문에 다시 거시지표 결과 분석에 신경을 바싹 조여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인플레 지표가 사후적이라는 점, 10만 개를 약간 웃도는 정도의 일자리 증가 폭이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률을 정당화하는 수준이라고 평가된다는 점에서 큰 동요는 없을 듯 하다. 물론 임금상승률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었는지는 좀 더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노동시장과 상품시장의 엇갈린 효과현재 '여전히 인플레 리스크가 남았다'고 보는 연준은 이번 세계화에 대한 논의에서 풀지 못한 한 가지 숙제에 해답을 이끌어 내려고 할 것 같다.사실 세계화 자체가 당장 다음 번 소비자물가지수나 고용보고서 결과를 좌우하는 변수는 아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세계화를 이끈 경제적 힘들은 미국 경제 전반에 '수수께끼'와 같은 양상을 이끌어 낸 요인으로 명시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이러한 힘은 세계교역과 노동력 공급 그리고 에너지와 상품가격 등을 통해 심오한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통화정책 기조의 공조화라는 점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단적으로 랙시먼 애처선(Lakshman Achuthan) 경제주기연구소(Economic Cycle Research Institute) 소장은 "지금 세계경제의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는 경기순환이 미국 인플레 전망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분석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실제로 2001년 미국 경제의 침체 이후 전 세계적인 팽창적 통화정책 기조 때문에 "40년만에 가장 강력한 세계경제 성장추세가 양산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이 보고서는 "이 같은 성장세로 인해 상품공급이 제약된 상황에서 상품가격이 대폭 상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동안 노동력이 대규모로 공급된 덕분에 임금은 실질적으로 크게 높아지지 못했다"고 강조했다.애처선은 결국 노동시장의 디플레 압력과 상품시장의 인플레 압력의 교차로 인해 "중앙은행들은 정책판단이 좀 더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세계화에 대한 연준 내의 엇갈린 평가: 일단 장기적 영향이 좀 더 주목돼최근까지 연준 관계자들은 세계화가 미국 물가에 미친 영향에 대해 중요하게 언급해왔지만, 그 의미를 사뭇 다른 방식으로 제기되곤 해 혼란을 주었다.이러한 의견 차이는 세계화의 영향을 좀 더 장기적이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느냐, 아니면 세계 경제의 통합이 단기적으로 미국 국내물가에 미친 영향을 좀 더 중심적으로 보느냐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먼저 한 쪽에서는 세계경제의 통합과 중국 및 인도와 같은 개도국의 산업화는 저렴한 노동력의 공급으로 미국의 물가압력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이 때문에 미국경제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높은 가동률과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그린스펀 전 연준의장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이러한 양상에 대해, 최근 리처드 피셔(Richard Fisher) 댈러스 연준총재 역시 "세계화 덕분에 연준은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는 빠른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피셔 총재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여타 새로운 경제들이 신규 생산설비와 요소들을 막대하게 공급하는 장기적인 충격으로 인해 정상적인 물가의 주기적순환이나 이들 새로운 경제의 증대하는 수요에 기초한 상품시장과 여타 제품의 물가 상승압력이 상쇄되었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도널드 콘(Donald Kohn) 연준리 부의장은 지난 6월 연설을 통해 세계화가 물가에 미친 영향을 과대평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넷 옐렌(Janet Yellen) 샌프란시스코 연준총재 역시 IMF와 연준의 최근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오히려 '환율' 변화가 세계화보다 물가에 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 바 있다.콘 이사는 "세계화가 국내물가에 미친 영향은 특히 지금과 같이 강력한 세계경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환경 하에서는 반드시 디플레 압력으로 나타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최근 수년간 수입물가가 근원물가 평균상승 폭만큼 상승했기 때문에 "더이상 미국경제의 물가를 충분히 억제하는 요인이 아닌 듯 하다"고 강조했다.이러한 엇갈리는 평가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일단 피셔 총재와 같은 의견이 좀 더 지지받는 것 같다고 말한다.일례로 존 실비아(John Silvia) 와코비아 소속 이코노미스트는 "세계화에 대한 판단에서는 피셔 총재의 의견에 찬성하고 싶다"며, "단기적으로 세계경제의 생산용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최소한 좀 더 낮은 가격에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말이며, 이는 당연히 미국 인플레 압력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실비아는 나아가 "내 생각으로는 물가하락 압력이 5~10년은 더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외 중앙은행의 동반 금리인상 추세, 연준 한숨 돌려도 좋을 듯한편 세계화를 통해 미국경제의 연착륙을 어렵게 유도하려고 노력하는 연준이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요소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비록 연준이 2년간에 걸친 긴축사이클을 중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타 세계중앙은행들은 한참 금리정상화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연준이 좀 쉬어간다고 해도 세계 인플레 압력을 억제하는 다른 요인들이 작동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영란은행(BOE)이 예상치 않게 다시 긴축에 나선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이 계속 금리인상을 단행 중이며, 중국도 최근 2년만에 예대금리를 동시에 인상하는 본격적인 금리인상 조치를 취했다. 일본은행(BOJ)은 근 6년만에 제로금리를 탈피하고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엿보는 중이다.앞서 실비아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중앙은행들이 단기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미국의 경제성장과 물가압력을 단기적으로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해외 금리상승은 미국 수출을 줄이고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한면, 글로벌 자금의 해외이동으로 인해 미국 시중금리의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금리에 민감한 부문에 대해 경기억제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아처선 소장은 "유동성이 흡수되면 통화정책 상의 부양요인도 사라지게 된다"며, 따라서 해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은 연준이 해외로부터 수입되는 인플레 압력을 자동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행운'이라고 지적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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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바이낸스 해킹, 우리 소행 아냐"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에서 발생한 8조원대 규모의 암호화폐 탈취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북한을 배후로 지목한 데 대해 "황당무계한 낭설"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2일자 담화에서 미국의 주장이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절취된 암호화폐를 국가 자산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는 취지의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북한 해커 이미지. [사진=뉴스핌 DB]
김여정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바이낸스 해킹 사건에 북한이 관여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우리를 '사이버범죄국'으로 매도하려고 기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여정은 미국의 주장이 "황당무계한 낭설이며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국제적으로 사이버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무작정 북한과 연관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미국이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사기 행위가 모두 북한의 소행인 것처럼 국제 여론을 오도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에 손상을 주고 존엄과 국위를 폄훼하려는 불순한 시도이자 "새로운 영역에로 파생된 또 다른 엄중한 반공화국 주권침해행위"라고 규정했다.
김여정은 특히 미국이 지난해 불법적으로 절취된 암호화폐 자산을 몰수해 국가의 '전략예비비축금'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사실을 거론하며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뉴스핌 자료]
그는 "이른바 절취당한 거액의 암호화폐 자금이 회수되는 경우 누구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겠는지를 따져보면 이번 해킹 사건의 배후에 대한 단서가 주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해킹 책임을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이 암호화폐를 국가 자산으로 확보하려는 정책 자체를 문제 삼으며 역공을 편 것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김여정이 마치 미국이 암호화폐를 탈취해 국고로 귀속시키려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점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담화에서 김여정은 "이번 계기에 우리는 워싱턴의 대조선 적대적 자세를 다시금 확인했다"며 "우리는 미국이 우리 국가에 지속적으로 다양한 도발을 걸어오는 데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적대적 태도에 대해 "대단히 불쾌하기 그지없는 미국의 적대적 태도에 대하여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재고해볼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담화를 단순한 사이버 해킹 의혹에 대한 반박에 그치지 않고 북미관계 전반에 대한 불만과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담화는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미국의 대북 사이버 범죄 의혹 제기에 직접 나서 강도 높게 반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북한은 사이버 공격 의혹을 부인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문제 삼고, 이를 주권 침해와 정치적 도발이라는 틀로 연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낸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10.31 mj72284@newspim.com
앞서 미 FB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사이버 보안 경보를 통해 북한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0억달러(약 8조원대)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고 발표했다.
FBI는 북한이 이번 범행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북한의 해킹 활동과 연관된 가상자산 지갑 주소 목록도 공개했다.
yjlee@newspim.com
2026-11-0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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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부부 여권정보도 노출됐다고?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자 168명의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유출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내사(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전날 공군 1호기 탑승자 명단과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노출된 사건에 대한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21일 81차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9.22 photo@newspim.com
유출된 자료는 지난 6월 한 보안 관련 사이트에 올라온 '탑승객 명단(대한민국-벨기에)' 파일이다. 이 파일에는 이 대통령 부부와 정부 주요 인사, 청와대·외교부 직원, 대통령경호처 경호원, 청와대 출입기자 등 168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노출된 정보는 국문·영문 이름과 소속·직책, 생년월일, 여권번호, 여권 발급일·만료일 등이다.
해당 파일은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앞두고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보안 관련 유료 사이트에 게시된 것으로 추정된다. 순방 전인 6월 2일부터 약 5개월간 외부에 노출됐으며, 현재는 열람이 차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대통령 등 개인정보 유출 대응을 위해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 순방단의 개인정보 유출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유출 경위와 정보 노출의 범위, 실제 피해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관계기관의 관리 책임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lebcao@newspim.com
2026-11-03 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