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에 서둘러 매각... UBS와 이면계약 가능성도예금보험공사의 매각금지조항 등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하나지주는 왜 국세청에 세금을 납부하면서까지 대투운용을 서둘러 넘긴 걸까. 이와 관련, 금융계에선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형금융기관 인수 위한 사전포석?우선 국민+외환은행(자산 270조원 규모), 신한+조흥은행(자산 240조원 규모)의 합병으로 2강체제가 확고해질 가능성이 농후한 지금, 하나은행으로선 독자생존이 갈수록 어려워졌다.은행 2강에 이어 우리은행(자산 140조원 규모), 하나은행(자산 100조원 규모)이 뒤를 잇고 있지만 자산 격차는 급격히 벌어져 향후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하나은행이 추후 우리은행 등 매물로 나올만한 금융기관을 인수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UBS와의 전략적 제휴를 택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업계 한 소식통은 "3강 체제로 경쟁하기 위해선 M&A만이 유일한 수단이고 이에 민영화할 가능성이 있는 우리은행이나 대형금융 인수 필요성이 있다"며 "유수한 외국계 금융기관과의 연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가능성을 제기했다.이 때문에 하나금융과 UBS의 확고한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하나금융이 추진하는 M&A에 추후 돈을 태우거나, 저금리 자금조달 등 유리한 이면 계약을 하지 않았겠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이에 대해 대투증권측은 "향후 M&A를 위한 사전 포석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에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김 회장과 조 사장, M&A 달인인데...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대투증권 조왕하 사장이 M&A의 달인이란 점도 이같은 가능성을 짙게하는 요인이다.우선 김 회장은 하나은행 97년 하나은행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98년 충청은행과 보람은행을 인수합병했고, 2002년엔 당시 대형은행이던 서울은행을 인수해 단자회사였던 한국투자금융을 국내 4대은행으로 올라서게 한 주역이자 M&A의 달인이다. 이후 김 행장은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대투증권 조왕하 사장도 M&A에 있어선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인물. 미국 UCLA에서 MBA에 이어 법학박사를 딴 조 사장은 미국 워싱턴에서 국제금융과 M&A관련 변호사로 활발한 이력을 보여줬다.이후 국내로 복귀한 조 사장은 동양그룹을 거쳐 코오롱그룹 부회장을 역임하며 M&A에 대한 능력을 확실히 인정받았고 지난해 대투증권 사장으로 영입됐다.2000년 KDI 경제구조조정 심포지엄에서 조 사장은 "사외이사와 집중투표제 등을 토론이 아닌 의무단계로 만들어야 한다. 적대적 M&A가 허용돼 활성화돼야 한다"는 등 당시 M&A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해왔다. 대투증권 한 관계자는 "이번 대투운용 매각은 조 사장이 거의 단독으로 협상을 주도했다. 다른 임원이나 경영진들도 이후 보고받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이번 대투운용 매각건은 지난해 6월 대투증권을 4750억원에 인수했기에 이번 헐값 매각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에게 사실상 손해는 없다. 금융계에선 "하나은행이 대투운용을 포함한 대투증권을 총 4750억원에 인수한 가운데 대투운용 지분 51%를 1500억원에 매각했다는 것은 결국 대투운용이 3000억원, 대투증권이 1750억원으로 앞뒤가 뒤바뀐 이야기"라며 "작년에 대투를 워낙 싼 가격에 인수했기에 이런 상황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