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美 실질금리가 "수수께끼"란 표현을 쓴 사람은 앨런 그린스펀 美 연준리 의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표현을 제시한 사람은 정작 이 단어가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고 한다.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1일자(현지시간)로 제출한 글로벌이코노믹포럼(GEF) 보고서를 통해 자신이 올해 초 사용한 "수수께끼"란 표현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사용했다며 최근 변화를 보면서 기존의 채권시장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고 고백했다.그는 낮은 인플레율을 이끌어낸 세계화 추세 속에 중국주도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추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내년까지 美 10년물 국채금리가 3.5%, 유럽의 경우 2.50% 그리고 일본은 1%까지 하락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자신을 이제부터는 "채권강세론자"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채권시장의 수상한 변화, "경기추세의 변동요인 주목"로치는 지난 1월 18일 "실질금리는 수수께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만 해도 이 단어가 연준리나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얼마나 자극적인 용어가 될 것인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이제 그는 미국, 유럽, 일본 뿐 아니라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장단기 실질금리가 이해할 수 없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 '수수께끼'가 깊게 각인되었다고 평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이제까지 스티븐 로치는 미국의 방대한 경상수지 적자의 조정의 불가피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달러 약세 조정과 금리의 불가피한 상승 가능성에 대해 주장하는, 말하자면 "채권 약세론자"였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경제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바꿨으며, 당분간 채권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공산이 크고 심지어 생각했던 수준보다 훨씬 크게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로치는 최근 채권시장의 활발한 매수세는 실질금리 '수수께끼'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그는 5월 초 '리스크 자산으로부터의 회피' 경향이 美 국채매수세로 이어진 점에 주목하고, 최근에는 GM등의 신용등급 조정에 따른 우려가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반등할 조짐이 없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그는 美 코어CPI가 변화가 없었던 점이나 여타 제조업지표의 약세 등 다양한 재료들이 금리하락세를 이끌었지만, 이것들만으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설명되기 힘들어 보인다며 채권시장에 "뭔가 새로운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Something else is going on in the bond market)"고 말한다.먼저 국제금융시장 투자자들이 낮은 투자수익률이 지배적인 현재국면에서 자산재조정(asset allocation)에 나선 것도 최근 변화의 한 축을 이룬다고 평가된다. 인구학적 변화에 따른 연금기관들의 자산부채 미스매치 현상 또한 장기물 매수세를 이끌어 낸 요인다. 게다가 90년대가 지난 이후 일부 펀드매니저들도 채권을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추세가 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 중 하나다.美 연준리를 비롯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실질금리를 제로수준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 또한 채권시장을 부양하는 요인이 되어왔다. 이 때문에 캐리트레이드가 이어졌다. 이같은 추세를 따라 헤지펀드의 자금 또한 채권시장으로 많이 유입되었다.그러나 스티븐 로치는 이러한 자금유입 호재에 따른 채권시장의 강세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항상 그렇듯이 모멘텀 플레이는 한 쪽 극단에 가면 곧바로 역전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고, 현재 상황도 그런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오히려 그는 이제까지 미국의 방대한 경상수지 적자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시장을 바라보았으며, 이는 달러가치 하락화 美 실질금리의 상승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았다고 한다. 이것이 그를 이제까지 채권시장 약세론자 진영에 머물게 한 요인이었다는 것이다.그러나 그는 자신이 주목하던 이 재표가 강하게 느껴질 수록 다른 한편에서 상충요인이 강하게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상충요인은 바로 불균형에 빠진 글로벌 경제의 두 가지 핵심 리스크, 경기둔화 위협과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승 가능성이라고 한다. ◆ 세계화, 중국 주도의 아시아 경기 둔화 전망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영향 미쳐그러나 여기서 그는 이런 전망이 순수하게 기존 경기전망 모델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며, 세계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의 완화라는 기존 평가모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변수는 글로벌 성장세가 기대 이하로 둔화될 경우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바로 이 지점에서 그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이에 따른 범 아시아경제권의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성장세와 인플레이션 압력에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부동상 버블 억제와 과도한 자본투자의 둔화로 인해 촉발될 중국경제의 둔화는 아시아경제의 대중국 공급망에서의 활동의 위축을 불러오면서 대만과 한국 그리고 일본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또한 중국의 석유 및 원자재 등 수요가 후퇴하면서 상품시장을 중심으로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후퇴할 수 있다고 지적된다.스티븐 로치는 아시아경제의 GDP가 세계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경제의 둔화가 세계경제 전체의 성장률을 약 0.7% 포인트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이미 올해들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국제상품가격지수는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장기 기대 인플레 수준을 끌어 내리는 중대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마지막으로 스티븐로치는 자신의 기존 "美 적자 조정에 따른 금리인상 불가피"전망에 대해서도 수정한다고 밝혔다.그는 자신의 주장이 대외수지 조정과정에서 금리변화에 대한 중요한 변수를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반성했다. 해외투자자들은 미국의 불균형 조정과정에서 나타나는 환율변화 리스크를 금리 프리미엄을 통해 보상받으려고 할 것인데, 이런 '상대적인' 프리미엄의 요구는 미국과 여타 지역의 금리격차 확대에 따라 다소 충분히 보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경상수지 적자 조정을 위해 미국의 실질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또 그는 자신이 이제까지 "거시경제" 전망의 수수께끼에 대해서도 다소 과도하게 천착했던 부분이 있음을 시인했다.로치는 이제까지 연준리가 필요이상으로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여 이른바 "자산경제"의 균형을 양상해왔다고 비난해왔지만, 지금 당장은 글로벌 경기 후퇴가능성의 맥락에서 볼 때 연준리가 당분간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또 이런 점에서 그는 채권시장이 조만간 연준리가 금리인상 추세를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은 올바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결국 그는 낮은 인플레율을 이끌어낸 세계화 추세 속에 중국주도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글로벌 장기 경기추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년까지 美 10년물 국채금리가 3.5%, 유럽의 경우 2.50% 그리고 일본은 1%까지 하락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상의 반성 속에 로치는 "지금 당장은" 자신을 '채권시장 강세론자'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그는 지금 당장 시장은 글로벌 불균형 조정과 보호주의적 마찰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지만, 만약 이 쟁점이 다시 강화되면서 우려를 낳을 경우 美 채권시장이 급변하여 강력한 매도세에 시달릴 가능성을 배제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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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무장관에 민변 출신 이용철 '성남라인'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새 법무부 장관에 이용철(66·순창) 현 방위사업청장, 국세청장에 안덕수(55·부산)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으로는 최인호(60·창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 브리핑을 했다. 임 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며 국민 삶 속에 정책 변화와 효능감이 체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번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법무장관 후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민주 가치 증진에 힘써 온 변호사"라며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반부패와 제도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법조인이면서도 구조개혁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착시키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법무 행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후보가 과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질문에 "그 부분은 검증 때 감안됐고 자세한 건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본인이 소명할 걸로 기대한다"며 "적임자를 뽑기 위해 다양한 많은 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국세청장 후보에 대해 임 실장은 "국세청 1조사국장과 징세법무국장,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 행정 전문가"라며 소개했다.
임 실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악의적 탈세와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정무수석 내정자에 대해 임 실장은 "부산 지역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역임하며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성장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사는 검토가 되는 대로 업무의 연속성과 개혁 성과, 국민 체감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당한 시점에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2026-11-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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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건설…항공업 진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호반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p(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지분율 20.69%)에 오르면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투자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건설업 불황 속 한진칼 지분이 그룹의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데다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구상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분양 반토막·PF 대위변제 덮은 6152억 평가차익… 호반의 '손익 방어막'
[AI그래픽=송현도 기자]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주택·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는 재무적 실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건설업 불황으로 악화한 그룹의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2326억원,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매출 2조3706억원, 영업이익 2716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이 1조1476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7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의무에 따라 4395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2381억원의 기타대손상각비를 인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용지를 27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본업 부진을 상쇄한 것은 한진칼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취득원가가 6966억원인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조5544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6152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2657억원)보다 78.8% 증가했다.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도 비슷한 구조다. 본업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지만,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장부가액 5902억원)에서 226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1872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 호반건설에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자금 공급 역할도 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은 호반그룹의 실적 방어와 현금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평가이익 확대는 물론 그룹의 순이익과 배당 여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중투표제' 무기 쥔 호반… 이사회 진입 시 한진 경영권 영향
호반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경우, 단순 주주를 넘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 제30조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거나 나누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3월 주총이 한진칼에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되는 첫 무대가 된다. 내년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배성례(ESG경영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 송백훈(분리선출 감사위원 겸 감사위원장), 홍동표(감사위원 겸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장) 위원 등 3명이다.
특히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표결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강화된 '3% 룰'이 적용된다. 오는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가 되는 쪽이 의결권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다. 조원태 회장이 예고대로 12월 중 지분 0.49%를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를 탈환하면 조 회장 측 전체 의결권은 3%로 묶이는 반면, 2대 주주가 되는 호반 측은 계열사별로 나눠 총 6.32%를 행사할 수 있다.
호반 입장에서는 감사위원 표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연말까지 조 회장의 최대주주 복귀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호반이 주총 6주 전(내년 2월 중순)까지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집중투표제를 신청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반 측 인사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1석이라도 진입하면 상법상 회계장부 열람권과 주요 안건 의결권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자금 지원, 자회사 부동산 매각, 배당 정책 등에 관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호반호텔앤리조트(리솜리조트)와 한진칼 산하 호텔·관광 계열사(칼호텔네트워크, 한진트래블) 간의 사업 시너지나 자산 매각 협상을 요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8월 보유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전량 출연해 현재 방어에 쓸 수 있는 보통주 자사주가 3주뿐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매각해 한진칼 본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201억원)은 늘어났지만,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방어에 나설 수는 없어 조 회장 개인과 우호 세력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시도… 산은 지분 매각이 승부처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의 목표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한진그룹 경영권 인수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과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이후 리솜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 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항공·레저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꿀 카드로 한진칼을 낙점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이 과반에 육박해 당장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적정 가치(3조3000억원 추산)를 웃도는 12조3000억원대까지 올라, 장내에서 지분 1%를 추가 확보하는 데 1230억원이 드는 점도 부담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 및 단기유동성 금융자산이 1조1916억원 수준이지만, 단기금융부채 역시 1년 새 679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늘어 장내 매수를 지속하긴 어렵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끝난 뒤 시장에 나올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의한 데 이어 8월 12일 소규모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며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산은이 지분을 보유할 정책적 명분은 사라지고 공적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의무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할 담보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 385만8869주(약 5.78%)에 근질권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유사시 조 회장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참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이 20%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에 관여하다가 향후 산은 지분 10.58% 인수전에 참여해 이를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1%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은 지분 인수나 경영권 확보가 여의치 않더라도, 과거 대우건설·금호산업 사례에서 보듯 지분 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블록딜로 넘기는 출구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
2026-11-06 1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