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내부 정책이사들의 의견대립과 관련, 지난 주말 美 프린스턴대학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 컨퍼런스에는 윌리엄 풀 세이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와 에드워드 그램리치 및 도널드 콘 연준리 이사, 앤소니 샌토메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 외에도 패널로 과거 연준리 부의장을 지냈던 앨런 블라인드와 전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 앨 브로더스 등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을 뿐 아니라, 논의 주제도 '인플레 타게팅'과 '정책 서프라이즈' 등 최근 연준리 내에서 이른바 매파(hawkish, 인플레 강경파)와 비둘기파(dovish, 인플레 온건파) 사이 그리고 일부 이사들의 개인적인 입장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상당히 첨예한 쟁점을 다루었기 때문이다.먼저 인플레 타게팅은 지난 주말 부시대통령이 백악환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으로 지명한 밴 버낸키 연준리 이사를 비록해 샌토메로 총재도 지지하는 등 주로 온건파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주제다. 그러나 온건파라고 해서 인플레 타게팅에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대표적인 비둘기파인 그린스펀 의장이 꾸준히 인플레 타게팅에 반대해 왔고, 또 이에 동조하는 정책이사들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변화는 그린스펀 사임 이후에 누가 의장직을 맡을 것인가에 따라 상당한 변화를 예상하게 하는 쟁점이다.한편 '정책 서프라이즈'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 역시 온건파와 매파 그리고 현재 인플레 압력에 대한 차별적인 평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성명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차지하는 영향력에 대한 강조와 함께 벤 버낸키 등의 일부 이사들은 계속해서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향후 금리인상 신호를 시장에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택하고 있지만, 강경론자(매파)을 대표하는 윌리엄 풀 이사는 계속해서 '신중한'이란 수사가 제거될 필요가 있으며 정책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는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정책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식으로 필요할 경우 '서프라이즈'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이런 점에서 지난 주말 프린스턴대학에서 열린 컨퍼런스 자리는 주로 '정책 서프라이즈'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인플레 타게팅'에는 반대하는 '강경론자' 내지 '인플레 사전봉쇄론자'의 목소리가 컸다. 온건파에 속하는 샌토메로 총재가 패널로 참석하여 균형을 잡았지만, 윌리엄 풀 총재와 도널드 콘 이사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고, 원래 브로더 전 총재는 대표적인 매파에 속했다.◆ 도널드 콘 이사, 인플레 타게팅에 반대의견 제출이날 도널드 콘 연준리 이사는 연준리 내에 점차 "인플레 타게팅"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하는 입장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 분명히 반대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최근 연준리 관계자들 일부는 연준리가 수용 가능한 수준의 인플레이션 레인지를 설정한 뒤, 이를 타겟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2월 FOMC에서는 이 주제가 공식 논의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뉴스핌 기사 참고, [해외경제] 2월 FOMC 인플레 타게팅 관련 논의, 찬반 엇갈려 2월24일자, [해외] "인플레 타게팅은 선택사항, 장기금리는 낮은 CPI 때문" - 피아낼토 총재 2월22일자, [해외이슈] 2월 FOMC, 인플레타게팅 필요성 논의할 듯 - WSJ 1월 28일자) 콘 이사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인플레 타게팅에 찬성하는 샌토메로 총재와 이 쟁점을 놓고 대결했다. 콘 이사는 오랫동안 인플레 타게팅에 반대해왔으며, 지금과 같이 연준리가 경제여건의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방식에 찬성해왔다. 이런 견해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그는 "나는 [인플레 타게팅 제도의 도입에 대해] 회의적이다"라며 "그 동안 연준리의 정책운용 방식은 유연한 인플레이션 타게팅 방식에 비해 훨씬 복합적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콘 이사는 인플레 타게팅을 선택할 경우 득과 실이 공존할 것이며, 현재 연준리가 명백한 타겟존을 가지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장기적인 물가안정 목표"이며 "누구든지 이런 목표를 변화시킬 만한 요인을 상상하기 힘들며, 심지어 연준리 수장의 변화에도 이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연준리와 전반적인 美 경제의 전개과정을 볼 때 연준리가 계속해서 정책의 목표지점을 물가안정에 놓아야 한다는 "시장의 강제요인이 다수 존재한다"고 강조했다.콘 이사는 "우리의 입장은 특정한 목표 인플레이션율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며, 예를 들어 현재의 인플레이션율은 노동생산성과 같은 중요한 요인들에 비추어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또 그는 현재 유가급등과 같은 양상이 나타날 경우 인플레 타게팅이 이런 상황에 득이 될 것인지 아니면 해가 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이날 콘 이사와 샌토메로 총재는 모두 정치적인 요인들이 인플레 목표치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콘 이사는 연준리가 '인플레 타게팅'으로 전환하는데는 "범상치 않은 정치적 쟁점이 가로놓여 있다"고 말했다.그는 의회에서 연준리가 인플레 타게팅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법안이 제출된 적도 있지만, 반대로 연준리가 지나치게 인플레이션 목표한도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도 제출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샌토메로 총재는 이런 콘 이사의 견해에 대체적으로 대립하는 입장을 제출했다. 그는 "우리가 [의회로부터]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입법절차에 의거한 정책 방향성에 대한 것이지, 특정한 목표수준은 아니며, 이는 모든 종류의 정부조직에 모두 해당하는 개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회가 연준리의 인플레 타케팅이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날 콘 이사는 인플레 타게팅 가능성이 불확실하며 "차기 연준리 의장의 입장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며 변화 가능성을 시인하고, 누구 연준리 의장이 되든지 연준리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견해를 제대로 정초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샌토메로 총재는 이런 견해에 동의하며서 "연준리는 보다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일보하고 있는 중"이며 인플레 타케팅은 바로 그런 변화 속의 일부 쟁점을 형성할 뿐이라고 강조했다.콘 이사와 샌토메로 총재는 모두 물가 측정지표와 경제통계 수치들 간의 상호관계를 제대로 분석하는 일은 대단히 힘들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콘 이사는 경제의 잠재성장률이란 개념 자체도 매우 다루기 힘든 개념이며, 그 동안 이 잠재성장률에 대한 연준리의 평가수준도 계속 변해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풀 총재, "정책 서프라이즈 때때로 불가피"한편 이날 연준리 내 '매파'의 선봉장인 윌리엄 풀 세이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연준리가 정채의 투명성을 높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정책의 내용을 공개하는데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연준리가 때때로 금융시장에 충격(surprise)을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제출했다.이날 참석한 연준리 관계자들은 정책 투명성은 좋지만, 중앙은행의 자체 경제평가 및 전망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반 생산적인(counter productive) 일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한 때때로 발생하는 정책 서프라이즈(policy surprise)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풀 총재는 이날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언급하며, 중앙은행의 내부적인 경제성장 전망과 통화정책 전망이 공개될 경우 이것이 시장의 관심을 지나치게 집중시킬 우려가 존재하며, 이 때문에 오리혀 제대로 전망이 실현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도널트 콘 이사 역시 "가능한 한 최선의 자료를 입수하기를 바라지만, 이것이 공공연하게 공개된다면 그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며 동조하는 입장을 나타냈다.이날 패널로 참석한 앨런 블라인터 전 연준리 부총재와 앨 브로더스 전 리치몬드 연준총재는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일이 가치있는 일인지 여부에 대해 논의했으며,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이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때때로 발생하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브로더스 전 총재는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이 적절하게 되는 조건 같은 것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램리치 이사는 상황의 변화가 시장의 서프라이즈를 형성하도록 만드는 일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때로는 우리가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더라도 지표 해석에 대한 마음을 바꾸기도 한다"며 "원래 살다보면 서프라이즈를 완전히 배제할 수가 없는 법"이라고 강조했다.풀 총재는 그 동안 계속해서 "경제지표의 변화에 따라 정책결정이 바뀔 수 있다"거나 "정책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필요에 따라 연준리가 점진적 금리인상에서 벗어나 금리를 동결하거나 더 큰 폭으로 인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그는 지난 911사태 이후 연준리가 보여준 태도와 같이 때로는 중앙은행이 경제를 이끄는 선도적인 주체가 될 필요가 있으며, 이 때문에 금융시장은 중앙은행의 예상치 않은 정책변화에 직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사진
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