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의 2005년 환율 전망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미국의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적자의 급증으로 인해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화의 약세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원화환율은 달러당 950∼1,050원 수준에서 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원화절상에 따른 순수출의 감소폭이 내수증가폭을 웃돌면서 내년 우리경제는 성장률이 0.4%p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원화절상으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물가는 안정되는 효과를 누리는 반면 기업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 절상과 한국 경제 도대체 원화환율은 어디까지 떨어질까? 달러화가 10월 말부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더니 11월 초 부시 대통령 당선 이후 약세로 방향을 정하면서 원화환율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약세에 따라 주요국의 화폐가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화 역시 큰 폭의 절상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원화는 지난 해 연말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절상률을 나타내 우려를 사고 있다.원화 환율의 하락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쌍둥이 적자의 확대에 따른 달러화 약세 등 대외적 요인에 우리 나라의 국제수지 흑자 확대 등 대내적 요인이 더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제환율 변화, 즉 달러화 약세이다. 이하에서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중심으로 국제외환 시장에서 달러화 약세의 의미를 살피고 환율전망을 하고자 한다.▷ 내년 미국 경상수지 적자 GDP 대비 6.2% 수준대선 이후 미국의 대외수지 적자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달러화의 하락세가 빨라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됨으로써 재정적자 문제가 상대적으로 악화되고 미국의 대외수지 적자도 쉽게 해결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사실, 2001년 부시 정부 등장 이후 미국의 재정적자와 대외수지 적자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경기부양책과 이라크 전쟁에 따른 국방비 확대로 올해와 내년 연속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명목GDP의 4%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6,000억 달러를 넘어서 GDP 대비 금년 5.7%, 내년 6.2%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국제경제연구원(IIE)의 Catherime Mann은 달러화의 절하가 없을 경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2010년에는 GDP의 12%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 현추세 지속 불가능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확실한 것은 현재의 경상수지적자 추세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MIT대학의 Krugman 교수는 미국의 대외수지 적자가 영원히 확대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완만하고 지속적인 달러화 가치의 하락만이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IIE 역시 미국 달러화의 하락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Bergsten 소장은 지난 11월 말 미국의 경상수지적자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까지 감소하기 위해서는 미국 달러화가 추가적으로 15% 하락하고 중국 위안화가 20% 절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위 있는 국제경제 학자인 Rogoff와 Obstfeld도 지난 달 발표된 논문을 통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달러의 실질환율이 30% 가량 절하되어야 한다고 추산한 바 있다.▷ 2005년 원화환율 어떻게 되나?경상수지 적자 이외에 다른 측면에서 볼 때에도 달러화의 약세 추세는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미국으로의 자금유입 감소로서, 2001년 이후 미국으로의 외국인직접투자(FDI)와 주식투자는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외국 정부로부터의 자금유입은 지속되어 왔다. 그러던 중 외국인들의 대미증권투자(국채, 회사채, 주식 합계) 금액이 금년 1/4분기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이 줄어든 결과로 일부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계속 감소하면 달러화의 약세는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금리 면에서도 미국과 일본, 미국과 유로간의 실질금리차가 축소되면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2005년 후반에는 미국과 일본 및 유럽간의 실질금리차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달러화의 하락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고금리를 통해 해외자본을 유치하는 것은 미국의 대외이자 부담을 늘려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은 있다.▷ 약달러의 미국 경상수지 개선 효과 의문시문제는 환율 조정에 의한 경상수지 적자 축소 효과가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달러화의 절하에 따른 경상수지 감소효과는 1980년대에는 어느 정도 확인되지만 1990년대에는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1980년대에 달러 약세의 경상수지 개선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도 달러화 약세 효과에 플라자 합의 당시 전세계적인 금융 완화를 통해 주요국들의 수입이 증가한 효과도 가미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1987년 루브르 합의 이후 독일과 일본은 금융 완화정책을 지속한 반면, 미국의 금융정책은 긴축기조로 전환했다. 또한 최근 미국의 수입구조에서 가격탄력성이 낮은 자본재 비중이 상승하는 동시에 독보적 가격 경쟁력을 가진 중국 등 개도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미국 제조업이 달러화 절하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일례로 위안화가 5% 절상될 때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개선 효과는 미국 대중무역적자의 1% 남짓한 14억 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늘날 달러화 가치의 변동이 경상수지를 조정하는 기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경상수지 불균형이 환율 변동을 낳는다고 한다. 즉 달러 약세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에 의해 야기되었지만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한다 해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 빨라질 가능성이렇게 볼 때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달러화 절하에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론적으로 볼 때 경상수지는 재정수지에 민간순저축을 합한 것과 항등 관계에 있다(경상수지=재정수지+(민간저축-투자)). 이는 재정수지가 악화될 때 경기 위축을 피하기 위해서는 경상수지가 똑같이 악화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경기위축과 경상수지 악화간의 딜레마는 결국 미국의 재정수지가 개선될 경우에만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국의 재정 개혁은 이라크 전쟁 등 국방비 지출 등으로 인해 어려운 입장이다.따라서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요긴한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물 부문에서 미국의 총수요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민간순저축 증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달러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총수요 조절만을 통해 적자 감축을 하려 한다면 경기 하락의 부작용이 클 것이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만큼 수요를 감축할 경우 총수요 감축분의 상당 부분은 서비스 등 비교역재 수요일 것이기 때문에 총수요 감축만큼의 해외수요 감소가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총수요 감축과 더불어 비교역재에 대한 교역재의 상대가격을 비싸게 해 교역재 수요를줄이고 비교역재 수요를 늘리는 조치가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달러화를 약세로 몰아가는 것이다.▷ 주요국 환율 조정과 내수부양 동시 추진돼야현재 미국과 일본, 유럽간 환율에 대한 입장 차이는 상당히 커 플라자 합의와 같은 주요국간 환율 공조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 확대 억제를 위해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경제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엔화 약세를 선호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상수지 문제는 재정적자 해소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도 유로화의 급격한 절상으로 선진국 가운데 경기회복세가 가장 부진한 것에 불만이다.큰 폭의 달러 약세는 여타국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현실성 있는 대안은 미국이 어느 정도의 환율 절하를 용인하는 동시에 재정·금융상의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여타국은 어느 정도의 환율 절상을 감수하는 동시에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 운용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의 국제협력은 지난 1987년 루브르 협약으로 실시된 바 있다. 이렇게 볼 때 이번 달러 약세기 내 달러화의 추가적인 약세폭은 앞서 본 15~30% 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부시정부와 공화당이 재정적자 삭감을 위한 증세에 소극적인 데다 중국의 공조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정책협조 합의시기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70년대 달러 약세기보다 충격 클 수도달러화 약세는 세계경기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달러화 약세 혹은 강세와 미국 및 세계경기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국제 환율시스템이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이행한 직후인 1970년대 초반에는 달러화 약세와 고유가(1차 오일쇼크)가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달러화 약세가 경제적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가운데 베트남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재정적자도 증가했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달러 약세의 충격이 저유가와 물가하락으로 인해 완화되었다. 1980년대 후반 달러화는 3년간 40% 이상 절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여타국 경제 모두에게 별다른 부담을 주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번의 달러약세는 1970년대형 달러약세가 될 것인가 아니면 1980년대형이 될 것인가? 현재 세계경제가 큰 충격을 받지 않았던 1980년대 달러약세기보다도 실물 부문과 금융시장 모두 더욱 유연하고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는 체질이 마련되었기 때문에 커다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당시는 미국이 금융완화를 추진해 수요 증가가 이루어졌으며 유가도 낮았다는 점에서 지금보다는 훨씬 유리한 상황이었다. 지금은 오히려 달러 약세에 고유가 상황이 겹쳤다는 점에서 1970년대와 비슷한 환경이다. 실질유가가 당시보다는 훨씬 낮은 상태이나 미국 금융정책이 긴축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당시보다 좋지 않은 상황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05년 연평균 환율 950원~1,050원 수준이상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2005년 연평균 환율은 달러 당 1,000원 내외로서 12월 초순 수준에 비해 대략 4% 가량 절상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연평균에 비해서는 14% 가량 절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는 다소 낮은 10.4% 절상하는 셈이며 특히 중국의 위안화가 10% 절상될 경우 실질실효환율은 8.2% 절상될 것으로 보인다.달러화 약세에 따라 원화 절상세는 불가피하다 해도 절상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른 만큼 속도조절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들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주요국의 절상세와 보조를 맞춤으로써 실질실효환율이 더 빨리 절상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이 때 우리 나라의 물가 상승률이 주요국보다 높기 때문에 명목 대미달러환율 면에서 원화의 하락속도는 더 낮게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12월 초 현재 원/달러 환율의 적정수준은 구매력 기준으로나 균형환율 개념으로나 1,100원대 초반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원화환율은 균형수준을 하향 돌파해 이른바 overshooting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환율 관련 정책 실행에 있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표> 원화환율 전망◇ 2004년 / 2005년원/달러: 1,145 / 1,000엔/달러: 108 / 98[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센터] myshin@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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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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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