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오랫동안 여러 장소에서 금리 상승에 대해 얘기했건만, 아직도 제대로 이런 위험을 헤지(hedge)하지 못한 사람은 돈을 잃을 게 뻔하다"이 말은 채권애널리스트나 금리선물 시장의 전략가가 한 말이 아니다. 바로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일컬어지는 앨런 그린스펀 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G20 회담을 앞둔 금요일 프랑크푸르트 연설 이후 던진 얘기다. 당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채권시장에서는 급격히 매물이 흘러나왔고, 주식시장도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실제로 그린스펀 의장의 이 발언기조가 연준리의 금리인상 기조가 좀 더 공격적으로 변할 것임을 시사하는 말인지는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美 경제분석 및 컨설팅 전문업체 이코노미닷컴(Economy.com)은 지난 주말 제출한 분석 글("On the Current Account, Inflation and Mr Greenspan")에서 그린스펀 의장의 지적은 경상수지 적자 해소의 방편으로 달러가 급락할 경우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따라서 이런 염려는 당장의 금리인상 속도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는결론이 나온다. 다만 이들은 최근 금리인상 지속 및 소프트패치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여건이 계속 완화된 것은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당국의 부분적인 불만이 형성될 수 있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 금리인상 속도 보다는 그 기간을 문제삼은 것이코노미닷컴이 보기에 지금 당장 연준리의 '신중한' 금리인상 속도는 바뀔 조짐이 없다. 그러나 그린스펀 의장의 어조에는 금리인상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짙게 배어있다고 한다.그린스펀의 발언 직전에 나온 마크 올슨 이사와 마이클 모스코우 시카고 연준총재 그리고 앤소니 샌토메로 필라델피아 연준총재 등은 모두 점진적인 금리인상 전망을 재확인했고, 무엇보다 11월 FOMC 성명서에서도 그러한 기조 전망이 유지됐다.문제는 그린스펀 의장의 파격적인 발언 속에 연준리가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점이 시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실질 연방기금 금리가 아직 제로 수준에서 등락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추가 금리인상은 당연해 보인다.결국 그린스펀의 다소 이례적으로 강한 발언은 무엇보다 먼저 시장에 연준리가 점진적이기는 하지만 금리인상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닷컴은 지적했다.◆ 부분적인 정책당국의 불만, "금융시장 여건 너무 완화됐다"그런데 6월말 이후 연준리가 4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통해 기준금리가 1%나 올랐지만, 시중금리 여건은 오히려 완화된 현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 기간 10년물 재무증권 금리는 6월 이후 50bp 정도 하락했고, 최근 두달 사이 달러화가 급격히 약세를 보이는 중이다. 게다가 적격 회사채 수익률과 고수익채권 사이의 스프레드가 오히려 줄어들었고, 은행 대출 조건은 더욱 완화되었다.그러나 이런 변화가 통화정책 당국에게 모두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들 변화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부담 속에서 일시적으로 약세를 나타낸 미국 경제가 회복탄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 요소들이기 때문이다.다만 이코노미닷컴은 지금은 경기회복세가 다시 단단한 지반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금융시장의 완화 여건은 통화정책 당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금리인상 정책의 효과를 억제하기 때문이다.일례로 지난 10월 주택착공 건수가 6.4% 급증했고 이들 11월 주택 매매 활동은 47개월래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11월 들어 모기지 신청건수는 지난 달 평균에 비해 5% 이상 증가하는 등 금리인상 효과가 무색할 지경이다.한편 인플레 압력은 어땠는가? 9월과 10월 소비자물가 압력이 크게 증가한 것도 아니다. 금융시장의 완화여건이 인플레 압력을 유발한 것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그린스펀 의장이 물가압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지도 않았다.최근 미국의 인플레 보고서를 아무리 훑어보아도 긴축 결정이 '신중한' 속도를 이탈할 조짐은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2분기까지는 기업의 가격결정력 후퇴로 인해 핵심물가지수가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투입물가 인플레와 노동비용의 증가로 인해 핵심물가의 재상승은 불가피했고, 그 결과 9월과 10월에는 예상한 대로 움직였다고 한다.이코노미닷컴이 여기서 예상한 바는 바로 올해 남은 기간 핵심물가는 0.2% 수준, PCE디플레이터는 0.15% 정도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한 해 전체로도 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말한다.이들은 사실 지금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핵심소비자물가의 상승은 주로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지연효과의 도래로 특징지워질 전망이이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고용시장의 개선과 가동률 상승으로 인한 보다 펀더멘털한 측면의 요인에 따른 물가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린스펀의 우려는 "달러급락에 따른 공격적 금리인상 가능성"그렇다면 지금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은 무엇을 근거로 하고 있는가. 그것은 바로 미국의 방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그 배경으로 한다고 이코노미닷컴은 결론은 내린다.주요 언론들은 그린스펀이 "경상수지 적자가 어느 시점에 가서는 달러 자산에 대한 매수 의욕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강조했지만, 또 다른 한편 "시장을 움직이는 힘들이 위기를 초래하지 않은 채 지속가능한 美 균형수지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한 부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6% 선에 접근하면서, 그 부족자금을 조달하려면 어느 순간에 가서는 달러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보다 더 많은 해외 투자자본이 요구되는 시점이 있을 것이다. 그린스펀이 지적한 대로 그런 시점이 언제 도래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그러나 만약 그런 시점이 도래한다면 시장의 수급을 결정하는 힘은 달러 약세를 통해 美 자산시장이 좀 더 저렴해져서 투자 매력이 높아지도록 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달러약세로 인해 미국의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은 억제되어 경상수지에서 결정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줄어들게 만든다.이코노미닷컴은 현재 미국 경제는 GDP의 약 3% 정도의 경상수지 적자가 적정수준이라고 가정한다. 이는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노동생산성 향상 추세와 美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 및 핫머니 흐름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을 감안했을 때 적절한 수준이라고 판단된다.그러나 이 정도로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줄어들려면 국내소비자 지출, 기업설비투자 및 정부 지출 등이 줄어들지 않는 한 수출이 제조업 생산용량이 한계에 도달할 정도로 증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이들은 지적한다.이렇게 되면 연준리는 인플레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할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내수와 투자를 억제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높은 수입물가는 다시 전체 소비지출을 억제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 최종적인 결과는 수출의 증가와 국내소비와 주택시장의 위축, 수입의 감소, 자본투자 확대 및 물가의 상승 그리고 금리인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여기서 금리상승이 투자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는 생산설비 확대에 따른 수익에 의해 충분히 상쇄되는 것으로 가정한다.)여기서 달러화가 무질서하게 급락한다면, 이 때는 연준리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하기 때문에 그 결과가 특히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럴 경우 금융시장 뿐 아니라 경제활동을 억제할 가능성도 있다.이코노미닷컴은 이런 전망이 실현될 가능성이 대단히 낮지만 아마도 지금 연준리 의장이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런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가 아닌가 판단된다고 강조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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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무장관에 민변 출신 이용철 '성남라인'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새 법무부 장관에 이용철(66·순창) 현 방위사업청장, 국세청장에 안덕수(55·부산)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으로는 최인호(60·창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 브리핑을 했다. 임 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며 국민 삶 속에 정책 변화와 효능감이 체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번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법무장관 후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민주 가치 증진에 힘써 온 변호사"라며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반부패와 제도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법조인이면서도 구조개혁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착시키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법무 행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후보가 과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질문에 "그 부분은 검증 때 감안됐고 자세한 건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본인이 소명할 걸로 기대한다"며 "적임자를 뽑기 위해 다양한 많은 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국세청장 후보에 대해 임 실장은 "국세청 1조사국장과 징세법무국장,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 행정 전문가"라며 소개했다.
임 실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악의적 탈세와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정무수석 내정자에 대해 임 실장은 "부산 지역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역임하며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성장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사는 검토가 되는 대로 업무의 연속성과 개혁 성과, 국민 체감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당한 시점에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2026-11-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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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건설…항공업 진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호반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p(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지분율 20.69%)에 오르면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투자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건설업 불황 속 한진칼 지분이 그룹의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데다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구상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분양 반토막·PF 대위변제 덮은 6152억 평가차익… 호반의 '손익 방어막'
[AI그래픽=송현도 기자]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주택·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는 재무적 실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건설업 불황으로 악화한 그룹의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2326억원,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매출 2조3706억원, 영업이익 2716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이 1조1476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7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의무에 따라 4395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2381억원의 기타대손상각비를 인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용지를 27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본업 부진을 상쇄한 것은 한진칼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취득원가가 6966억원인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조5544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6152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2657억원)보다 78.8% 증가했다.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도 비슷한 구조다. 본업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지만,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장부가액 5902억원)에서 226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1872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 호반건설에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자금 공급 역할도 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은 호반그룹의 실적 방어와 현금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평가이익 확대는 물론 그룹의 순이익과 배당 여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중투표제' 무기 쥔 호반… 이사회 진입 시 한진 경영권 영향
호반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경우, 단순 주주를 넘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 제30조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거나 나누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3월 주총이 한진칼에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되는 첫 무대가 된다. 내년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배성례(ESG경영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 송백훈(분리선출 감사위원 겸 감사위원장), 홍동표(감사위원 겸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장) 위원 등 3명이다.
특히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표결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강화된 '3% 룰'이 적용된다. 오는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가 되는 쪽이 의결권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다. 조원태 회장이 예고대로 12월 중 지분 0.49%를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를 탈환하면 조 회장 측 전체 의결권은 3%로 묶이는 반면, 2대 주주가 되는 호반 측은 계열사별로 나눠 총 6.32%를 행사할 수 있다.
호반 입장에서는 감사위원 표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연말까지 조 회장의 최대주주 복귀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호반이 주총 6주 전(내년 2월 중순)까지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집중투표제를 신청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반 측 인사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1석이라도 진입하면 상법상 회계장부 열람권과 주요 안건 의결권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자금 지원, 자회사 부동산 매각, 배당 정책 등에 관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호반호텔앤리조트(리솜리조트)와 한진칼 산하 호텔·관광 계열사(칼호텔네트워크, 한진트래블) 간의 사업 시너지나 자산 매각 협상을 요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8월 보유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전량 출연해 현재 방어에 쓸 수 있는 보통주 자사주가 3주뿐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매각해 한진칼 본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201억원)은 늘어났지만,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방어에 나설 수는 없어 조 회장 개인과 우호 세력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시도… 산은 지분 매각이 승부처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의 목표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한진그룹 경영권 인수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과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이후 리솜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 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항공·레저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꿀 카드로 한진칼을 낙점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이 과반에 육박해 당장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적정 가치(3조3000억원 추산)를 웃도는 12조3000억원대까지 올라, 장내에서 지분 1%를 추가 확보하는 데 1230억원이 드는 점도 부담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 및 단기유동성 금융자산이 1조1916억원 수준이지만, 단기금융부채 역시 1년 새 679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늘어 장내 매수를 지속하긴 어렵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끝난 뒤 시장에 나올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의한 데 이어 8월 12일 소규모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며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산은이 지분을 보유할 정책적 명분은 사라지고 공적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의무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할 담보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 385만8869주(약 5.78%)에 근질권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유사시 조 회장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참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이 20%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에 관여하다가 향후 산은 지분 10.58% 인수전에 참여해 이를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1%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은 지분 인수나 경영권 확보가 여의치 않더라도, 과거 대우건설·금호산업 사례에서 보듯 지분 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블록딜로 넘기는 출구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
2026-11-06 1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