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UBS의 보고서를 보고 떼돈을 번 것일까?외국인이 UBS의 보고서를 보고 떼돈을 번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지난 1월 28일자 UBS보고서는 채권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했고 외국인들은 한국 채권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외국인이 UBS보고서를 보고 투자했든 아니든 간에 채권시장에서는 UBS 보고서의 정확한 예측 능력에 대해 혀를 내두르고 있다. ◆ UBS의 7가지 역내외 매매전략.. 시장상황 정확히 예측지난 1월 28일자 버트 고셋이 쓴 ‘한국 채권 스왑에 비해 매력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7가지 매매전략을 추천하고 있다.5가지는 역내 매매전략이고 2가지는 역외 매매전략으로 구성돼 있다. 역내 매매전략을 대충 간추리면 1, 콜로 자금을 조달해 1년만기 통안증권을 사라. 2, 3년만기 국고채를 사고 같은 만기의 IRS를 페이하라. 3, CRS커브가 IRS보다 낮더라도 당분간 CRS에 대해 중립을 유지하라. 4, Libor+105bp에서 애셋스왑을 하라. 5, 저평가된 국채선물을 사고 고평가된 IRS를 페이하라 등이다.역외 매매전략으로는 1, 국채선물을 매수하고 IRS를 페이하거나 2, NDS(역외에서 거래되는 차액결제 CRS)를 페이하고 국채선물을 매수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 UBS보고서, NDF규제 허점도 정확히 읽어특히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재경부의 NDF규제조치로 역내외 3년 CRS레이트간 스프레드가 30bp 확대됐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대목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NDS를 페이하고 국채선물을 사면 145bp를 먹을 수 있는데 이는 당시 50bp수준에서 거래됐던 CDS(크레딧 디폴트 스왑)이나 달러표시 한국채권보다도 유리하다는 것이다.정부의 NDF규제조치가 나온지 2주일만에 보고서는 정부 규제조치의 허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 셈이다. ◆ 외국인 현선물 시장에서 대박외국인들은 이 보고서가 나온 후 어떤 거래를 했을까.우선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2월이후 3월3일까지 한달동안 1만8천계약을 순매수했다. 국채선물은 1월말 107.94에서 108.90으로 100틱 가까이 급등했다. 이들이 얼마를 먹었는지를 알 수 있지만 50틱은 족히 먹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돈으로 따지면 86억원정도다. 이밖에 외국계은행과 외국인들은 통안증권 등 채권을 사고 CRS를 페이하는 전략을 통해 짧짤한 수익을 올렸다. 외국계 은행을 제외하고 외국인만 올들어 2조2231억원의 우리나라 채권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채권순매수 자금의 대부분은 UBS보고서가 나온 1월28일 이후에 유입된 것이다. 이같은 순매수규모는 작년 한햇동안의 1조1152억원을 두배나 앞지르는 것이다. 어째됐든 외국인은 UBS보고서 대로 투자를 했을 경우 현-선물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셈이 됐다.◆ 3월물 만기 앞두고 외인 vs 일부 국내기관 힘겨루기 거셀듯2일 외국인은 하룻동안 5046계약의 국채선물을 순매수해 순매수 미결제약정을 2만2천계약으로 늘렸다가 3일에는 4300을 팔아 순매수 누적포지션을 1만8천계약정도로 줄였다. 외인의 2일 국채선물 대규모 순매수는 지난달 23일 3.96%였던 CRS레이트가 2일 3.75%로 급락하며 3년물 CRS와 국고채수익률간의 스프레드가 100bp로 벌어진 상황에서 나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UBS의 추천이 아직도 외인들의 매매에 유효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들이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을 대폭 늘림에 따라 이들이 3월물 만기일인 오는 16일까지 순매수포지션을 계속 유지하거나 더 늘릴지, 아니면 차익실현에 나설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CRS를 페이하면서 국채선물을 순매수하는 전략을 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스왑연계 거래 뿐만 아니라 일부는 순수 스펙성일 수도 있지만 스펙 부분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럴 경우 외국인들은 만기때까지 차익실현을 위한 전매도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그럴 듯하게 나온다. 이럴경우 매도포지션이 무거운 일부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 3월물 만기일을 앞두고 고민에 빠질 수 있다. 물론 6월물로 롤오버할 수도 있지만 금리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적잖은 평가손을 떠안고 가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앞으로 2주일동안은 대규모로 매수포지션을 쌓은 외국인과 매도 포지션이 깊은 일부 국내기관간의 힘겨루기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UBS보고서는 외국은행의 통상적인 거래방식UBS보고서는 외국계은행이 늘상 해오는 거래방식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있다.외국계은행 서울지점의 한 간부는 “외국계은행들은 CRS레이트가 낮으면 CRS를 페이하고 채권이나 현물을 사는 베이시스 거래를 늘상 하고 있다”며 UBS보고서는 새로운게 아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같은 베이시스 거래는 NDF규제조치 완화가 되면서 한풀 꺾였다”며 “지난 2일 대규모로 국채선물을 한 외국인은 헤지펀드로서 이들은 기술적 분석을 토대로 한 시스템매매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UBS의 보고서가 외국계은행에게는 일반적인 영업패턴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패턴이 국내 채권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의 영업패턴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때가 됐다. [뉴스핌 Newspim] 민병복 기자 bbmin9407@yahoo.co.kr
외국인이 UBS의 보고서를 보고 떼돈을 번 것일까?외국인이 UBS의 보고서를 보고 떼돈을 번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지난 1월 28일자 UBS보고서는 채권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했고 외국인들은 한국 채권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외국인이 UBS보고서를 보고 투자했든 아니든 간에 채권시장에서는 UBS 보고서의 정확한 예측 능력에 대해 혀를 내두르고 있다. ◆ UBS의 7가지 역내외 매매전략.. 시장상황 정확히 예측지난 1월 28일자 버트 고셋이 쓴 ‘한국 채권 스왑에 비해 매력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7가지 매매전략을 추천하고 있다.5가지는 역내 매매전략이고 2가지는 역외 매매전략으로 구성돼 있다. 역내 매매전략을 대충 간추리면 1, 콜로 자금을 조달해 1년만기 통안증권을 사라. 2, 3년만기 국고채를 사고 같은 만기의 IRS를 페이하라. 3, CRS커브가 IRS보다 낮더라도 당분간 CRS에 대해 중립을 유지하라. 4, Libor+105bp에서 애셋스왑을 하라. 5, 저평가된 국채선물을 사고 고평가된 IRS를 페이하라 등이다.역외 매매전략으로는 1, 국채선물을 매수하고 IRS를 페이하거나 2, NDS(역외에서 거래되는 차액결제 CRS)를 페이하고 국채선물을 매수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 UBS보고서, NDF규제 허점도 정확히 읽어특히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재경부의 NDF규제조치로 역내외 3년 CRS레이트간 스프레드가 30bp 확대됐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대목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NDS를 페이하고 국채선물을 사면 145bp를 먹을 수 있는데 이는 당시 50bp수준에서 거래됐던 CDS(크레딧 디폴트 스왑)이나 달러표시 한국채권보다도 유리하다는 것이다.정부의 NDF규제조치가 나온지 2주일만에 보고서는 정부 규제조치의 허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 셈이다. ◆ 외국인 현선물 시장에서 대박외국인들은 이 보고서가 나온 후 어떤 거래를 했을까.우선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2월이후 3월3일까지 한달동안 1만8천계약을 순매수했다. 국채선물은 1월말 107.94에서 108.90으로 100틱 가까이 급등했다. 이들이 얼마를 먹었는지를 알 수 있지만 50틱은 족히 먹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돈으로 따지면 86억원정도다. 이밖에 외국계은행과 외국인들은 통안증권 등 채권을 사고 CRS를 페이하는 전략을 통해 짧짤한 수익을 올렸다. 외국계 은행을 제외하고 외국인만 올들어 2조2231억원의 우리나라 채권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채권순매수 자금의 대부분은 UBS보고서가 나온 1월28일 이후에 유입된 것이다. 이같은 순매수규모는 작년 한햇동안의 1조1152억원을 두배나 앞지르는 것이다. 어째됐든 외국인은 UBS보고서 대로 투자를 했을 경우 현-선물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셈이 됐다.◆ 3월물 만기 앞두고 외인 vs 일부 국내기관 힘겨루기 거셀듯2일 외국인은 하룻동안 5046계약의 국채선물을 순매수해 순매수 미결제약정을 2만2천계약으로 늘렸다가 3일에는 4300을 팔아 순매수 누적포지션을 1만8천계약정도로 줄였다. 외인의 2일 국채선물 대규모 순매수는 지난달 23일 3.96%였던 CRS레이트가 2일 3.75%로 급락하며 3년물 CRS와 국고채수익률간의 스프레드가 100bp로 벌어진 상황에서 나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UBS의 추천이 아직도 외인들의 매매에 유효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들이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을 대폭 늘림에 따라 이들이 3월물 만기일인 오는 16일까지 순매수포지션을 계속 유지하거나 더 늘릴지, 아니면 차익실현에 나설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CRS를 페이하면서 국채선물을 순매수하는 전략을 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스왑연계 거래 뿐만 아니라 일부는 순수 스펙성일 수도 있지만 스펙 부분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럴 경우 외국인들은 만기때까지 차익실현을 위한 전매도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그럴 듯하게 나온다. 이럴경우 매도포지션이 무거운 일부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 3월물 만기일을 앞두고 고민에 빠질 수 있다. 물론 6월물로 롤오버할 수도 있지만 금리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적잖은 평가손을 떠안고 가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앞으로 2주일동안은 대규모로 매수포지션을 쌓은 외국인과 매도 포지션이 깊은 일부 국내기관간의 힘겨루기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UBS보고서는 외국은행의 통상적인 거래방식UBS보고서는 외국계은행이 늘상 해오는 거래방식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있다.외국계은행 서울지점의 한 간부는 “외국계은행들은 CRS레이트가 낮으면 CRS를 페이하고 채권이나 현물을 사는 베이시스 거래를 늘상 하고 있다”며 UBS보고서는 새로운게 아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같은 베이시스 거래는 NDF규제조치 완화가 되면서 한풀 꺾였다”며 “지난 2일 대규모로 국채선물을 한 외국인은 헤지펀드로서 이들은 기술적 분석을 토대로 한 시스템매매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UBS의 보고서가 외국계은행에게는 일반적인 영업패턴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패턴이 국내 채권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의 영업패턴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때가 됐다. [뉴스핌 Newspim] 민병복 기자 bbmin940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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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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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