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Ben S. Bernanke) 미국 연준의장은 31일 이른바 '근원' 물가수준의 변화를 제어함으로써 일시적인 에너지 물가압력을 용인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종합적인 물가상승 추세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날 '생산성'을 주제로 연설을 마친 버냉키 의장은 청중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바로 이것이 "결국 화폐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며, 또한 사람들이 어떤 일을 계획하는데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 중앙은행으로서는 "단기적으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에 집중하는 것이 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 같은 발언은 일각에서 연준이 너무 근원 인플레에 집중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변화인 에너지 물가에 대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버냉키 의장은 "에너지 물가의 상승의 직접적인 효과에 따른 물가압력을 제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이렇게 하려면 전반적인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임금과 여타 물가를 상당히 급격한 폭으로 하강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연준이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물가가 헤드라인 인플레 압력에 가하는 압력을 용인하고 있다며, "다만 이 같은 압력이 여타 임금 및 물가에 전가되지 않도록, 즉 2차적인 영향이 등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결국 이렇게 근원 물가를 억제할 수 있다면, 에너지 물가가 결국 안정을 찾으면서 장기적으로 종합적인 물가압력이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한편 버냉키는 생산성 향상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이날 연설의 주제를 꺼내면서, 미국경제의 장점은 경제적 지형의 변화에 매우 잘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에 있다고 강조했다.또 버냉키 의장은 인구학적인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현재의 기준에 비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