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상이한 근거들에 기초한 것이지만, 최근까지 美 금융시장 여건이 정상화되고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강화됨에 따라 연준리가 단기 통화정책 방향을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하던 시기에서 좀 더 정책 유연성(flexibility)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이는 결국 단기 정책방향을 시사하는 수사적 표현인 "신중한(measured)"이란 문구가 FOMC 성명서에서 조만간 제거될 것이란 연준리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발언으로 확인된 바이며, 이 수사의 제거는 결국 시장의 불확실성의 증대와 결과적으로 채권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온라인 경제분석 전문업체 이코노미닷컴(Economy.com)은 이번 주초 제출한 분석 보고서에서 FOMC 성명서 문구의 변경 가능성과 그 배경, 그리고 쟁점에 대해 소개했다. 이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페드와처(Fed Watcher) 그레그 입(Greg Ip)기자의 분석과 일맥상통한다.( 뉴스핌 기사 참조: "[해외분석] 연준리 "Measured", "Accommodative" 표현 유지 여부 쟁점 - WSJ, 2005/03/11)◆ 연준리 정책유연성 확보시도의 핵심 변수는 '중립금리'와 '인플레 리스크'최근 수 주 동안 금융시장의 연준리 긴축정책 전망을 상당히 강화되어왔다 현재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2005년말 연방금리 전망치는 3.75%이고 이후 안정화되는 금리수준은 4.30%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은 2월 초 이후 50bp 가량 상승, 목요일 하락 이전까지 4.50%를 상회하는 움직임을 지속했다.실제로 그 동안 "신중한"이란 연준리의 수사는 채권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크게 낮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펀더멘털의 변화와 연준리 관계자들의 발언 기조는 이 단어가 빠르면 5월 FOMC 회의 때부터 삭제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한편 연준리가 이렇게 단기 정책방향성에 대해 공개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전망 뒤에는 대략 다음 두 가지 변수가 고려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먼저 그 동안 쟁점으로 부상되어 왔던 "중립적 금리"가 상당히 불분명한 기준인데다, 사실 상황의 변화 등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연준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 중립금리가 낮게는 3% 선에서 높게는 5% 선으로 차별적인 방식으로 제시된 바 있어 혼란을 준다.이와 관련 최근 벤 버낸키(Ben S. Bernanke) 연준리 이사는 "...기준금리가 어떤 분명한 목표지점으로 상승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또 최근들어 금융시장의 여건이 정상화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리는 긴축 통화정책의 "지연 충격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美 경제가 평균추세선을 살짝 웃도는 지점에 있고 주택시장과 저소득가계가 금리상승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연준리는 채권금리가 너무 급히 상승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이러한 변수를 감안한다면 연준리가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 동결 가능성이라는 "유연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제 더이상 시장은 25bp 점진적 금리인상 지속 전망을 쉽게 유지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한편,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들을 보면 대부분 물가 상승 리스크가 상당히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고, 이번 주 제출된 베이지북 결과를 보면 일부 기업들이 가격결정력을 확보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국제 상품시장의 급등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이런 변수는 올해 코어 소비자물가지수가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 연준리의 시나리오에 "업사이트 리스크"를 부가한다. 결국 이런 변수에 대해 연준리는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정책 유연성"으로 대응하려고 할 것이다.◆ 기대 인플레이션(Inflation expectation) 수준의 상승도 변수이들 두 가지 차별적인 변수 외에 최근 시자의 인플레 기대심리가 상당히 확대되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美 재무증권과 물가연동 재무증권 사이의 금리 스프레드로 측정되는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을 보면 5년물의 경우 스프레드가 2.8%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10년물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화되어 있으나 최근에는 상당히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고 한다.어떤 경우든 연준리는 인플레 상승압력을 차단하려는 공격적인 금리인상 이전에 먼저 인플레 리스크 평가 문구를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분명한 인플레 상승 압력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평가의 분명한 변화가 나타나기도 쉽지는 않다.따라서 연준리는 인플레 리스크 평가 문구보다는 다른 문구, 즉 "경기부양적(accommodative)" 통화정책이란 문구에 손을 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연방기금금리가 '중립적 금리'라고 판단되는 레인지의 하단에 접근함에 따라 이 문구는 언젠가 삭제되거나 다른 문구로 대체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럴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볼 수 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