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가 3년이하 중단기물이 콜금리 밑으로 내려갔다.지난 7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동결한 후 박승 한국은행총재가 ‘채권시장 과열, 재경부말만 듣고 콜금리를 내릴 것으로 생각하니 철이 없다’고 밝힌지 13영업일 만이다. 채권금리가 콜금리 밑으로 내려간 적은 몇 번 있다. 그러나 지속된 적은 한번도 없다. 콜 밑으로 내려갔다가도 하루 이틀이나 며칠정도 만에 다시 반등했었다. 그만큼 채권금리가 콜금리와 역전된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고 비정상적인 상황이 유지되기는 힘들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역전상태가 계속 유지되려면 콜금리 인하가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은행이 11월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과연 콜금리를 내릴 것인지, 그 가능성에 대해 점검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말해 10월 금통위 때보다 11월 금통위가 콜금리인하 여건이 더 우호적으로 형성돼 있다. 그러나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우선 그동안 두자릿수를 유지해온 산업생산이 9월에는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은행이 국정감사에서 밝혔듯이 하반기 성장률전망치는 4.4%로 잠재성장력(5%)내외 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내린 것이 성장이 잠재력 낮아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데 콜금리 0.25%포인트 인하에도 불구하고 4분기 성장률은 잠재성장력보다도 낮아질 것으로 한은 스스로 전망하고 있다는 건 콜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최근 고유가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과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으로 정부의 정책골간이 흔들리고 있고 정부여당이 단기경기부양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합가능성을 높이는 환경이다. 재정확대하면서 콜금리인하 등 통화정책도 같이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들의 코멘트도 10월 금통위 이전보다는 신중해졌다. 그 때는 “재경부말만 듣고 콜금리인하를 과신하면 수업료를 낼 것“이라는 강한 코멘트가 나왔지만 어제는 비슷한 상황인데도 ”시장금리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며 노코멘트라는 입장을 보였다. 내달 11일 금통위를 앞두고 콜금리인하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원한 대답을 한국은행에서 기대하기는 어렵다. 금통위 2주일전에는 함구령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결국은 여러 가지 여건이나 상황을 종합해서 예상해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11월 콜금리인하 여부와 함께 시장의 관심을 끄는 건 오늘 오후5시에 발표예정인 11월 국고채발행계획이다. 오늘 1조원의 10년만기 외환시장안정용 국고채입찰이 있기 때문에 11월과 12월중 남아있는 국고채발행한도는 12조3천억원이다. 한도를 다 소진할 경우 한달평균 6조1500억원이다.재경부는 지난주말 국채전문딜러(PD)협의회 때 한도를 다 소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안정용 국고채나 예비수요분을 다 쓰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환시용국고채한도는 오늘 입찰분을 제외하면 4조8천억원, 예비수요분은 3조원 가량이 남아있다. 11월 국고채발행물량의 변수는 환시용 국고채를 얼마나 포함시킬지, 국고채바이백을 할지 여부다. 11월중 외평채만기가 1조2천억원이 돌아오기 때문에 적어도 환시채를 1조2천억원을 발행해야 한다. 여기에다가 4.55조원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반용도 국고채중 3분의 2가 11월에 발행된다면 3조원이다. 이를 합치면 4.2-5조원가량이 된다. 국고채바이백의 경우 발행물량이 적으면 할 가능성이 있고, 발행물량이 많으면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게 재경부 입장인 듯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11월중 국고채발행물량은 4-5.5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제 미국 국채수익률은 인플레연동국채(TIPS)입찰부진과 주가반등 영향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오늘 채권시장은 콜금리 밑으로 내려온 데 대한 부담감과 콜금리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할 만한 여건 점검, 금리가 예상보다 많이 떨어진 데 따른 파생시장에서의 숏커버매수, 1조원의 10년환시채, 11월 국고채발행물량 등이 변수로 얽히면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3.45-3.51%, 국채선물 12월물은 112.45-112.75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민병복 기자 bbmin9407@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