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외환시장의 달러/엔이 108원 대로 하락하면서 달러/원 역시 급등세를 멈추고 조정을 받았다.특히 거래량이 폭증하면 꼭지라는 시장격언이 있듯이 전날 47억달러로 사상 최대의 거래가 분출한 뒤 딜러들도 등락시도로 분주했으나 아래위에 꺾이며 맥이 빠졌다.달러/엔이 108.20∼108.80선에 묶이면서 시장 추세 전환 조짐이 아직 뚜렷하지 않고 거래량이 터진 뒤 수급상 시장을 선도할 만한 세력도 등장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이에 따라 외환시장은 당분간 달러/엔 동향 등 해외변수로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1,170원대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급상으로는 월말 네고 출현 시기가 기다려지는 상황이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국제금융시장이 포지션 조정 등으로 큰 스윙을 거친 상황이어서 장세 판단을 좀더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자체 모멘텀보다는 달러/엔을 쳐다보는 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달러/원 급등 뒤 숨고르기 장세, "해외변수 주도"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3.60원 하락한 1,176.10원으로 마감했다. 달러/원 3월 선물은 3.70원 내린 1,178.30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달러/엔이 108엔 선 중반으로 내려서면서 전날 종가대비 갭 다운한 1,177.2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1,175.10원까지 밀렸던 달러/원은 당국의 개입 및 달러/엔 반등을 재료로 다시 1,178원 대로 반등했으나, 업체 네고물량이 출회로 인해 다시 1,175원 선까지 밀리는 양상을 반복했다.전체적으로 달러/원 시장은 달러/엔 동향에 기댄 채 1,176∼1,177원 사이에서 방향성 없는 장세를 나타냈고, 업체네고 물량부담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와 정부 개입경계감 영향이 상쇄시키는 양상이었다.이날 달러/원 장중고점은 1,178.30원, 장중저점은 1,175.1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3.20원으로 나타났다.한편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에서 26억2,45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 13억4,200만 달러 등 모두 39억6,65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요일(25일) 기준 환율은 1,176.80원에 고시된다.◆ 달러/엔 강보합세, 외인 연이틀 주식 순매도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108.40엔까지 하락했던 달러/엔이 아시아 시장에서는 다시 108.70엔까지 상승했다. 달러는 유로 대비로도 소폭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시장에 특별한 재료가 없는 관계로 환율변동 폭은 작았다.24일 오후 4시30분 현재 달러/엔은 108.52달러를 기록 중이며, 유로/달러는 1.254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최근 달러 강세는 주로 투기적 단기 매매세력들이 그 동안 누적해왔던 달러 과매도(숏) 포지션을 정리하는 차원의 손절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 이런 포지션 조정과정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또 달러/엔이 108.40엔 이하로 하락하자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경계감이 제기됐다. 이처럼 시장참가자들은 달러약세 추세가 반전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다시 달러매도에 나서기는 주저하고 있다. 이는 최근 달러 급등세가 단기매매 세력 뿐 아니라 대형 투자은행도 자체 포지션을 재검토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현재 외환시장을 움직일 특별한 재료가 없는 관계로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발표될 독일 Ifo 재계신뢰지수 및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한편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연 이틀 순매도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순매도 규모는 크지 않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래소에서 652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44억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나스닥지수가 2,000선 붕괴 직전에 몰리는 양상을 나타내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2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졌다. 일본 닛케이주가 역시 2% 이상 하락하는 등 두달 만에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도 2.3% 이상 하락하는 약세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