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달러약세 요인이었던 테러공포가 이번에는 달러 강세요인으로 작용했다.20일 일본정부가 테러경보 수준을 이라크전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높임에 따라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거의 3개월래 최저수준까지 급락했다. 한편 이런 주변 여건의 변화 외에도 미국 1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외 강세를 보임에 따라 달러는 주요통화 대비 큰 폭의 강세를 시현했다. 이날 달러 강세는 9.11사태 이후 테러공포가 계속 달러약세로 작용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목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20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전일종가 대비 2엔 이상 상승한 109.07엔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개월래 최고수준이다. 한편 유로/달러는 2센트 가까운 약세를 나타내는 등 달러 강세가 두드러졌다. 엔화가 초반 강세를 주도하면서 유로/엔은 한 때 137엔 위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유로/달러 하락 덕분에 다시 136.74엔까지 반락했다.이로써 지난 한 주간 달러/엔은 무려 3.67엔(3.51%)이나 상승했고, 유로/달러는 1.98센트(1.55%) 하락했다. 종가기준으로 달러/엔은 지난 해 12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한편 이날 파운드 환율은 무려 3센트 이상 하락한 1.8616달러를 기록했고, 호주달러 및 뉴질랜드달러 환율도 각각 77센트 및 68센트 선으로 크게 후퇴했다. 한편 스위스프랑 대비 달러환율은 1.2589프랑까지 급격히 상승했다.유로/달러는 지난 수요일 1.29달러를 기록한 후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주로 G7 회담 전후로 대규모로 구축된 투기적인 달러 과매도(숏) 포지션의 정리가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 동안 금리격차가 달러 숏포지션을 구축하는 주된 이슈가 되었던 점에서 이날 포지션 정리매물은 파운드 및 호주달러 등의 큰 폭 하락세를 이끌었다.한편 이날 달러 강세는 외환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채권, 금, 유가를 큰 폭으로 끌어내리는 효과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미국 1월 소비자물가 결과는 시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남는 문제는 과연 달러강세가 그 동안의 약세추세를 반전시킬 정도의 추가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다. 현재 미국 금리가 45년래 최저수준이고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등 달러약세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강세를 이끄는 주체는 여전히 시스템 매매차원이나 헤지펀드 등 단기 매매세력이지만, 이런 추세가 일부 은행권의 장기 포지션 조정을 촉발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달러강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중이다.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는 시장의 예상치보다 높은 전월대비 0.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 달러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플레 압력은 계절적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가격 급등에 의한 것이고, 핵심인플레는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단기적인 시장요인에 그쳤다.이날 블라질 헤알(Real)화 환율가치는 전반적인 달러강세 요인 외에도 선거자금 비리와 관련된 정치적 불안감 때문에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달러 당 2.96헤알로 마감했던 환율은 룰라 대통령의 수석참모 호세 디세우가 부정부패 혐의로 사임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한 때 3.103헤알까지 급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달러/헤알 환율은 다시 2.96헤알 선으로 복귀했다. [뉴스핌 Newspim 취재본부] newsp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