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인 2001년 2월은 채권시장에는 잔인한 달로 기억된다. 당시 한국은행 총재였던 전철환 한국은행총재는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콜금리(당시 5.0%)를 하회하자 ‘국고채가 과열됐다’고 말했고 이 발언의 충격으로 금리는 급하게 반등했었다.지난 3년동안 금리 움직임을 짚어보면 2월이 아니면 3월에 반등폭이 커졌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2월로 접어들면서 시장참가자들의 금리전망이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같은 경험칙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 같다. ◆ 2월 3년국고채수익률 4.80-5.15% 예상금융시장 분석예측 전문뉴스인 뉴스핌(Newspim)이 15명의 채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금리전망 설문조사 결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평균 예상범위는 4.80-5.15%,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 평균 예상범위는 5.07-5.44%로 나타났다. 1월 종가가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4.94%,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5.24%였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보다는 상승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월 금리전망 설문조사와 비교하면 좀더 확연해진다. 1월 금리전망 설문조사에서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평균 예상범위는 4.62-4.96%,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 예상범위는 4.85-5.22%로 나타났었다. 1월 비해 2월 예상범위가 20bp정도 높아진 셈이다. 1분기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2월 금리전망 예상치는 1분기 예상범위 내에 있다. 1분기중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평균 예상범위는 4.59-5.21%,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 예상범위는 4.83-5.54%였다. 2월 예상범위는 1분기 예상치의 하단보다는 상단쪽으로 꽤 기울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 기존박스 유지 vs 박스 상향이동 시각차 팽팽금리 박스가 지난 3개월동안 지속된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기준 4.70-5.10%의 박스 상단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과 박스권이 상향돌파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15명의 전문가중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5.10%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7명인 반면,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5.10%를 넘어설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8명이었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5.10%를 상향돌파한다고 본 응답자도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의견이 거의 없었다. 2월 고점을 가장 높게 본 응답자가 5.30%였다. 박스상단을 돌파하더라도 박스권이 약간 더 상향조정되는 데 그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절대다수였다. ◆ 박스 상향돌파의 재료는.. 경제지표중에서도 미 고용지표에 주목 박스권을 상향돌파할 것이라고 본 응답자 가운데 박스상향돌파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은 것은 펀더멘털의 개선이었다.수출이 12월에 이어 1월에도 30%는 넘는 호조세를 보이면서 국내 경기도 회복세가 차츰 뚜렷해질 가능성이 금리에 상승압력을 가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미국 등 해외경제지표 개선추세도 금리에 부담스런 요인으로 꼽혔다.해외지표 중에서도 가장 경계해서 봐야할 지표로는 1월 고용지표가 첫손가락에 들었다. 1월 취업자수가 15만명을 넘어서며 고용개선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경우 지난달 28일 FOMC가 ‘저금리 상당기간 유지’ 문구를 ‘금리변경에 인내’라고 바꾼 후 단기금리인상 시점이 다소 앞당결 질 수 있다는 불안감과 맞물리면서 미국 국채수익률을 박스권 상단으로 치올릴 수 있고 이로인해 국내금리도 박스권 상단이 돌파될 수 있다는 의견이 가장 설득력있게 보였다.◆ 정책과 수급은 여전히 중립에 가깝다2월 수급은 국채만기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4조5백억원의 국채가 발행되고 외환시장안정용 국고채가 추가로 발행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월보다 부담되고 은행채 카드채 등 금융채만기가 많다는 점도 부담스럽다는 보는 응답자들이 있었다.그러나 회사채발행이 미미한 수준이고 은행채발행도 만기 이내이며 유동성이 여전히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급이 큰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라는 견해가 많은 편이었다. 수급여건은 1월에 비교하면 약간 나빠질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중립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통화정책은 중립적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였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경기나 설비투자는 바닥을 다지고 있을 뿐 여전히 가시적인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집값이 안정되고 있어 콜금리는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현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있고 이로인해 단기채금리가 안정되면서 장기금리 상승폭도 제한할 것이라는 의견에는 대다수가 일치했다.오는 6일로 앞당겨 열리는 금통위에서 콜금리는 동결될 것이 거의 확실하고 코멘트는 중립에 가깝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저점이 높아지는 박스상향 가능성 금년들어 금리움직임을 보면 박스가 유지되고는 있지만 저점은 높아지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금리가 하방경직성을 띠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자금이 단기채로 모이면서 단기채수익률은 하락하는 반면, 장기채금리는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우려로 상승하면서 수익률곡선이 스팁해지고 있다.이런 흐름은 2월에도 어느정도 지속될 것이란 견해가 많았다. 박스상단이 돌파될 것이란 견해 못지 않게 저점이 높아지면서 좁은 박스에 갇힐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꽤 있다. 이런 견해가 맞는다면 채권을 매도하기 보다는 박스권 상단 근처에서 저가 매수한 후 캐리하는 전략이 가장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박스를 상향돌파하더라도 상승폭이 크지 않다면 공격적인 국채선물 매도나 헤지전략은 기대만큼 재미를 못볼 수 있다. 고점보다는 저점을 높이는 박스상향 이동으로 보고 저점매수후 캐리하는 전략을 취하는 게 맞을 것이란 견해에 좀더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말에 열리는 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환율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정부는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변수다. 아시아통화 절상압력이 나타나고 정부가 이를 수용한다면 다소 호재가 될 수 있고, 아시아통화 절상압력에 정부가 외환시장안정용 국고채발행 확대로 강력히 대응한다면 수급에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G7변수는 경우에 따라 호재도 악재도 될 수 있는 가변적인 변수인 셈이다. [뉴스핌 Newspim] 민병복 기자 bbmin9407@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