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28일 반도체 호황에도 청년 취업시장은 여전히 냉랭했다
- AI 확산과 경력직 선호로 신입 채용 문턱이 높아졌다
- 청년 고용률 하락과 임시직 증가로 고용의 질도 악화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반도체 중심 성장과 AI 확산이 오히려 청년층 일자리 진입 막아
반도체 호황에도 고용 창출 한계…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 필요
[서울=뉴스핌] 나병주 기자 = "반도체 관련 업종 이외에는 여전히 불경기로 느껴집니다."
회계·재무 직무 취업을 준비 중인 이성규(29·남) 씨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경제성장 소식에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반도체 산업의 실적 개선에도 다른 업종에서는 그에 걸맞은 신입 채용 확대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8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청년들이 체감하는 취업시장은 여전히 냉랭하다.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확대되는 반면 다른 업종에서는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와 AI 기술 확산까지 맞물리면서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 반도체 호황에도 청년 취업시장 '냉랭'…신입 채용 문턱 높아져
졸업 후 10개월째 IT 서비스 분야 앱 마케팅 직무 취업을 준비 중인 강정식(26) 씨는 "반도체 호황 소식을 많이 접했지만 준비하는 직무에 한해서는 그에 비례하게 취업 경쟁이 완화되지는 않는 것 같다"며 "다만 연구개발(R&D)을 포함한 이공계열의 신입 채용 공고는 확실히 전보다 훨씬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채용 기회가 있더라도 청년들이 원하는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케팅 분야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임상현(26·남) 씨는 "관련 업계의 채용 공고 자체는 비교적 많은 편"이라면서도 "다만 업무량이 많고 퇴사자도 잦아 근무시간과 급여 등 청년들이 원하는 조건을 갖춘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신입에게도 실무 경험을 요구하는 채용 관행 역시 취업 문턱을 높이고 있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 중인 박소현(28·여) 씨는 "인턴을 위한 인턴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이해가 된다"며 "실무를 배우고 경험을 쌓기 위해 인턴에 지원하려는데 그 기회를 얻는 데도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취업시장에 들어온 사람 입장에서는 첫 경험을 어디서 쌓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AI 엔지니어 분야에서 6개월째 취업을 준비 중인 주현우(28·남) 씨도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주씨는 "채용하는 풀이 작아지다 보니 경력직이 신입직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더러 봤다"며 "신입 채용 공고에서도 석사 학위나 그에 준하는 경력을 우대한다는 조건을 볼 수 있고 경력이 없는 신입들만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AI 기술 확산으로 채용 과정에서 요구되는 역량도 변화하고 있다. 강씨는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이나 캠페인 운영 경험 등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임씨 역시 "채용할 때 AI 활용 능력을 많이 보는 것은 사실"이라며 "면접을 본 기업들 모두 AI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 경제지표 호조에도 고용의 질은 악화…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 필요
청년들이 체감하는 취업시장과 달리 경제지표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0%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제조장비 등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실제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4.1% 증가했다.
그러나 청년 고용은 악화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6일 내놓은 '9월 고용동향'을 보면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4.0%로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 떨어지며 29개월 연속 하락했다.
청년 고용 질도 악화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발표한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자 중 임시·일용직 비중은 2022년 약 31%에서 올해 1~9월 약 33%로 증가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기다리기보다 상대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일자리로 진입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중심 성장과 AI 확산이 오히려 청년층 일자리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은은 "최근 반도체 중심 경제 성장과 AI 기술 확산 등 영향으로 청년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며 "AI 노출이 높은 직무와 산업을 중심으로 경력직 선호가 강해지면서 청년층이 담당하던 초급·기초 업무 수요가 빠르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AI 확산에 따른 취업 기회 감소 우려는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뉴스핌이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일 전국 만 19~3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6.8%는 AI 확산으로 청년층의 첫 일자리 취업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의 경제성장이 전체 산업의 고용 확대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에 주목했다. 반도체는 생산과 수출이 늘어나더라도 이에 비례해 신규 고용이 증가하지 않는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는 대부분 로봇 위주로 돼 있는 산업이라 호황이라고 사람을 더 뽑는 게 아니다"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경제 성장 효과가 전체 산업으로 확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유빈 선임연구위원은 "AI 기술 발전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상대적으로 순력도가 낮은 업무를 대체하면서 경력직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며 "정부가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임금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조정 문제 등 구조적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