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법원이 7일 재판지원·양형 AI·시범재판부 등 독자 AI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 재판지원·양형 AI는 폐쇄형 시스템으로 판례검색·기록요약·유사사건 분석 등 법관의 판단을 돕는 참고자료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 전문가들은 AI 활용은 업무 효율을 높이지만 최종 판결과 양형 결정은 인간 법관이 책임져야 한다는 윤리 기준 확립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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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법원에 'AI 활용 시범재판부' 도입
'AI 가이드북 발간'…법관 실무 지원 강화
최근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 영역이 일상화됐다. 보수적인 법조계에서도 곳곳에서 변화가 눈에 띈다.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에서 벗어나 자체 AI를 활용해 수사부터 조서 작성, 재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뉴스핌은 [AI, 法을 배우다] 기획을 통해 법조계에서 AI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폭넓게 짚어 보고, 법과 AI가 함께 나아갈 미래를 그려본다.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과거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AI 적용에 소극적이었던 법원이 달라지고 있다. 판결문과 재판기록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법원 내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독자적인 AI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7일 뉴스핌이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질의해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법원이 추진 중인 주요 AI 사업은 ▲재판지원 AI 사업 ▲양형 AI 사업 ▲AI 활용 시범재판부 등이 있다. 법원행정처는 "법원은 재판업무의 효율성과 사법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AI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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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정처는 현재 전국 법원에서 재판지원 AI 사업을 시범 운영 중이다. 법원 내부(폐쇄형) 시스템으로, 개인정보 유출이 비교적 적은 지능형 법률정보 검색 및 리서치 지원 기능 위주로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판결문 및 재판자료 요약, 쟁점 분석 등 기능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5월부터는 3단계로 새로 접수된 사건에 대한 검토·분석 기능 등이 추가된다. 특히 판결서 작성 참고자료로 사용될 검토보고서 작성 기능이 더해진다. 이후 편의기능 추가 및 기존 기능 고도화를 통해 2028년 6월 4단계 도입을 앞뒀다.
형사재판·양형지원을 위한 양형 AI 사업도 구축 중이다. 이는 기존 양형시스템을 재구축하면서 법관의 양형 판단 지원을 위해 유사 사건에 대한 양형 정보의 검색·분석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AI가 양형을 결정하거나 권고하는 것은 아니고, 법관의 양형 판단에 도움이 되는 참고자료를 제공하는 식이다. 현재 조달청을 통해 사업 발주 절차를 진행 중이며, 2028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개발에 나선다.
AI 활용 시범재판부도 등장했다. 올해 4월 특허법원 특허2부와 특허5부에 도입된 AI 활용 시범재판부는 양측 당사자가 생성형 AI 활용에 동의한 사건을 대상 사건으로 선정하고 있다. 앞서 6월 25일 특허5부는 AI를 활용한 첫 사건을 선고한 바 있다. 해당 사건에서는 소장, 답변서 및 준비서면의 요약·정리, 외국어 선행기술자료의 번역 등에 생성형 AI를 활용했다. AI 활용 재판부는 오는 9월~10월까지 시범 운영된다.
올해 2월 법원행정처는 법관들이 실무에서 AI를 보다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법관을 위한 AI 가이드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AI 환각이나 데이터 편향, 개인정보침해 및 보안 문제와 같은 위험 요소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업무 효율성 확대를 위한 프롬프트 작성의 기본 원칙 등 내용이 담겼다.
사법정보화 분야에 정통한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강민구 법무법인 도울 대표변호사는 "최근 법원행정처가 재판지원 AI, 양형지원 AI 등 다양한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이제 사법부도 본격적인 AI 활용 단계로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 변호사는 "판례 검색, 쟁점 정리, 기록 요약, 유사사건 분석, 양형 참고자료 제공 등은 AI가 매우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이런 분야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면 법관은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업무 부담을 줄이고, 사실인정과 법률적 판단이라는 본질적인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현재 단계에선 한계도 분명하다. 법원 내 폐쇄형 AI가 아직 개발이 막 진행 중인 만큼 실제 법관들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폭이 넓지 않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배석판사는 "아직 법관이 사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는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사건기록을 투입해 문서를 작성하는 등의 활용은 현재 단계에서는 어렵다. 리서치나 문서 요약 등 아주 1차원적인 활용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부장판사 역시 "현재 재판지원 AI는 예산이 적게 투입된 만큼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도 크지 않아 잘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 내 폐쇄형 AI 서비스 고도화만큼이나 법관에 대한 AI 윤리 기준을 세우고 이를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법원에서 그간 구축한 판례나 양형과 같은 내부 법률 데이터베이스로 폐쇄형 AI 서비스를 만들게 된다면 환각 현상도 현저히 적어 실제 법관 업무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최종 판결이나 양형 결정은 판사가 최종 결정해 내리게 하도록 하는 AI 윤리 기준을 더욱 공고히 다지고 이를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 변호사 역시 "AI가 재판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재판은 단순히 판례를 검색하고 통계를 내는 작업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권리를 판단하는 과정"이라며 "증인의 태도와 진술의 신빙성, 사건의 구체적 사정, 형평과 정의에 대한 가치판단은 결국 법관이 책임지고 결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100win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