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식품업계가 24일 포장재·원가 부담 속에 하반기 가격 인상을 본격화했다.
- 롯데칠성음료는 26일부터 12개 음료 44개 품목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 라면·제과·외식·커피 등 전방위로 가격 조정이 이어지며 지방선거 이후 인상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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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50%·나프타 68% 급등…포장재 원가 부담 직격탄
호르무즈 안정에도 기존 재고·신규 발주 시차로 원가 부담 지속
지방선거 이후 억눌린 가격 조정 압력 수면 위로
라면·과자·제빵·주류까지 하반기 도미노 인상 가능성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중동 리스크 완화로 고유가 우려가 일부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국내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압박은 오히려 현실화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으로 국제 원가 상승 우려는 한풀 꺾였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비싸게 들여온 원재료와 기존 계약 물량, 고환율 부담이 남아 있어 하반기 먹거리 가격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6일부터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칸타타, 핫식스, 마운틴듀, 게토레이 등 12개 음료 브랜드 총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한다. 2024년 6월 1일 이후 2년 만의 가격 조정이다. 품목별로는 칠성사이다가 약 4.3%, 밀키스가 약 6%, 칸타타가 약 5.7%, 핫식스가 약 4% 오른다. 펩시콜라는 약 5%, 마운틴듀는 약 6.1%, 게토레이는 약 6.3% 인상된다.

롯데칠성음료가 내세운 핵심 배경은 포장재 원가 상승이다. 음료 산업은 포장재가 전체 원재료비의 약 50%를 차지한다. 캔의 주원료인 알루미늄과 페트병 등 플라스틱 포장재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알루미늄 시세는 2025년 5월 톤당 2440달러 선에서 2026년 5월 3670달러 선으로 50%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 기준 국제 나프타 시세도 같은 기간 톤당 568.6달러 선에서 957.7달러 선으로 68% 상승했다.
현재 국제 정세만 놓고 보면 가격 인상 배경이 다소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잠정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며 고유가 우려가 일부 완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을 현재 유가 흐름보다 원가 반영 시차의 문제로 보고 있다. 1분기나 2분기에 생산해 판매하는 제품은 기존에 확보해둔 원재료와 포장재 재고가 먼저 소진되고, 이후 새로 발주한 물량으로 생산이 이뤄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알루미늄, 나프타 등 포장재 원가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한 템포 늦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리스크가 완화됐다고 해도 이미 비싼 가격에 새로 발주한 포장재와 원재료 부담은 남아 있기에 오히려 가격 압박은 더욱 본격화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분기와 2분기에 생산·판매한 제품은 기존 재고 물량으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지만, 이후 새로 발주한 포장재 단가가 올라가면서 현재는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제 유가나 나프타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실제 제품 생산 원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어 당장 가격을 낮추거나 인상 요인을 없애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원가 부담은 롯데칠성음료만의 문제가 아니다. 라면, 과자, 제빵, 주류 등 주요 식품업체들도 원재료와 포장재, 물류비 부담을 동시에 받고 있다. 라면업계는 팜유 등 유지류와 향신료, 포장재 가격 부담이 크고, 제과·제빵업계는 계란과 설탕, 밀가루 등 주요 원재료 가격 변동에 민감하다. 주류업계 역시 병, 캔, 박스 등 포장재와 물류비 상승의 영향을 받는다.
실제 최근 식품·외식업계에서는 가격 조정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이달 9일부터 역전우동, 미정국수, 한신포차, 롤링파스타, 빽보이피자 등 11개 외식 브랜드의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약 11% 인상했다. 메가MGC커피도 지난 19일부터 커피 3종 가격을 각각 200원씩 올렸고, 이디야커피 역시 이달 6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5%가량 조정했다. 동대문엽기떡볶이는 내년 7월부터 전 제품 판매가를 약 7%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과 지방선거 일정도 식품업계의 가격 조정 시점을 늦춘 요인으로 꼽힌다. 식품 가격은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대표 생활물가인 만큼 기업들이 가격을 올릴 경우 여론과 정부 압박을 동시에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선거 국면에서는 장바구니 물가 이슈가 민감하게 부각되는 만큼 주요 식품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기 더 어려웠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그동안 억눌려 있던 가격 조정 압력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분위기라는 말도 나온다.
식품업계는 원가 상승분을 어디까지 자체 흡수할지 어느 시점에 소비자가격에 반영할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다 비슷한 만큼 내부적으로는 가격 인상을 고심하는 곳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롯데칠성음료를 시작으로 하반기 가격 인상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