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막걸리 전통주 기준이 법과 소비자 인식이 달랐다.
- 수입쌀 사용과 주체 요건 탓에 막걸리·백세주가 제외됐다.
- 업계는 막걸리 명칭 통일과 수출 중심 정비를 요구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원소주·국산 와인은 전통주…장수막걸리·화요는 '제외'
막걸리협회 "수십년 묵은 주세법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K-푸드와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동안 한국의 주류 산업은 제도적 한계 속에 머물러 있다. 막걸리는 국가무형문화재지만 법적 전통주가 아니고, 한국 전통주를 나타내는 표기 조차 부처마다 다르다. 성장하는 위스키 산업은 규제와 세금의 벽에 막혀 있고,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도 미미한 수준이다. <뉴스핌>은 'K-술 리포트'를 통해 한국 전통주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막걸리는 국가무형문화재지만 법적으로는 전통주가 아니다. 반면 미국인이 만든 토끼소주와 가수 박재범의 원소주, 국산 포도와 사과로 만든 와인은 전통주로 인정받는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전통주와 법이 규정하는 전통주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전통주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성을 담은 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현행 법률상 전통주의 범위는 일반 소비자가 생각하는 전통주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술들이 전통주 범주에서 제외되는 반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일부 와인과 증류주는 전통주로 인정받고 있어서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행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전통주산업법)'과 '주세법'은 전통주를 국가무형유산 보유자나 대한민국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또는 농업·어업 경영체와 생산자단체가 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해 만든 지역특산주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통 제조방식과 역사성을 계승한 술뿐 아니라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와인이나 증류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전통주로 인정받는다.

문제는 법률상 전통주의 개념과 소비자 인식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막걸리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21년 '막걸리 빚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여러 세대를 걸쳐 전승되 온 역사성과 대표성,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은 한국의 대표 전통문화라는 의미다.
하지만 국내 막걸리 업체인 '장수 생막걸리'는 법적으로 전통주가 아니다. 원재료에 수입산 쌀이 포함돼 있고, 지역특산주 요건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지평막걸리' 역시 같은 이유로 전통주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막걸리협회 관계자는 "국민은 막걸리를 전통주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법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 보다 오히려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런 규제들로 인해 막걸리 산업이 성장하는 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세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고려시대 명주인 백하주의 제조법을 현대적으로 복원한 술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원재료가 수입산이라는 이유로 전통주에서 제외된다. 전통 증류주로 알려진 '화요'도 생산 주체가 농업경영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전통주 지위를 얻지 못했다.
전통주 기준을 두고 진통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인 브랜든 힐이 만든 '토끼소주'는 국내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하고 충북 충주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전통주로 인정받고 있다.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원소주' 역시 전통주에 해당한다. 강원 원주산 쌀을 원료로 사용하고 농업회사법인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수입쌀 사용을 이유로 전통주에서 제외하는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걸리협회 관계자는 "대형 막걸리 업체들이 수입쌀을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한 원가 절감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정부미(政府米)를 받아 사용하는 업체들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국내 쌀 공급량이 매우 불안정하지 않냐"며 "예를 들어 작년 같은 경우 가격이 갑자기 급등하면서 중간에 공급이 힘들 던 시기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으로 막걸리를 생산하고 싶어하는 업체들이 수입용 쌀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주산업법과 주세법 제정 당시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과 농업인 소득 증대가 핵심 목표였지만, 최근에는 전통주가 문화콘텐츠이자 관광산업, 수출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보다 폭넓은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례로 현재 주세법상 막걸리는 '탁주'와 '살균탁주', '기타주류' 등으로 나뉘는데 알밤막걸리나 복숭아막걸리 같은 과일 막걸리는 기타주류로 분류돼 수출 통계조차 명확하게 집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막걸리협회 관계자는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과일 막걸리도 별도 주종으로 분류되다 보니 산업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며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탁주' 대신 '막걸리'로 명칭을 통일하고, 생막걸리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육성하는 등 수출 중심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