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앙선관위가 17일 대학생들과 만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비상대응 매뉴얼 부재를 인정했다.
- 대학생들은 인쇄·비상대응·증거보존이 연속 실패한 시스템이라 비판하며 법·시스템 전면 개편과 구체 대책을 요구했다.
- 선관위는 인력·예산 구조 한계를 호소하며 2028년 총선 전까지 보완책 마련을 약속하고, 출구조사 중단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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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중단 내부 논의도 없었다
"실질 운영예산 1200억뿐…기재부 통해야 해 획기적 확보 안 돼"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대학생들과의 면담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비상 대응 매뉴얼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선관위는 전국 직원 3034명이 투표소 1만4288개를 커버하는 구조적 한계를 스스로 시인하는 한편, 실질 운영 예산이 1100~12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토로했다.
선관위는 17일 오후 경기 과천시 선관위 회의실에서 참정권 침해 대응을 위한 총학생회 연대행동 소속 17개 대학교 대표 학생들을 만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대응 현황을 설명하고 관련 질의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관위에선 강동완 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리, 옥미선 기획조정실장, 윤요섭 선거관리과장이 자리했다.

◆ 대학생 측 "인쇄부터 증거보존까지…연속 실패한 시스템" 질타
대학생 측은 "이번 사태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투표용지 인쇄량 산정부터 비상대응, 증거보존에 이르는 여러 안전장치가 연속으로 작동하지 않은 시스템의 실패"라고 규정하며 구체적인 시행 일정과 검증 방식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에 대한 법률 개혁과 시스템 전면 재검토가 뒤따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직무대리는 "선거 당일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것을 겪은 적이 없어서 매뉴얼이나 법제화 요청을 미리 하지 못했다"며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절차를 마련하고, 법률로 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법제화하겠다"고 답했다.
강 직무대리는 중앙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인지한 것이 송파구선관위나 서울시선관위로부터 공식 보고가 아닌, 민원인 전화를 통해서였다고도 밝혔다.
그는 "중앙선관위로 공식적인 사건 사고 보고가 없었다는 부분은 정말 유감"이라며 "보고 체계 작동 자체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종 자료 공개 요구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 이후 국회의원들로부터 1500건 이상의 자료 요구를 받았다"며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했다.

◆ 직원 3034명에 투표소 1만4288개…"전원 가도 한 곳당 1명 안 돼"
강 직무대리는 구조적 인력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중앙선관위 직원 전원이 다 가도 사전투표소 한 곳당 한 명씩 배치가 안 된다"고 말했다. 전국 선관위 직원은 3034명이며, 투표소는 1만4288개, 사전투표소는 3573개이다.
송파구 선관위의 경우 직원 13명 중 오후 1시 이후 절반이 개표 준비를 위해 개표장으로 이탈하면서 사무실에는 3~4명만 남았다. 강 직무대리는 이같은 구조로 인해 단체대화방에서 투표소별 상황을 보고하는 담당자들의 문의에 선관위 직원이 답변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강 직무대리는 지자체 비협조 문제와 함께 예산 구조의 한계도 토로했다.
그는 "규정상 선거 60일 전까지 투표관리관 명단을 제출해야 하지만 강성 노조가 있는 지역은 5월 초 임박한 시점까지도 명단을 안 내기도 한다"며 "선관위 직원들이 사정사정하면서 투표소를 빌리고 인력을 구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강 직무대리는 전체 예산 약 4800억원 중 정당보조금 1200억원, 인건비 2400억원을 제외하면 실질 운영 예산이 1100~12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예산만 보완되면 훨씬 좋은 선거관리 제도를 도입할 수 있지만 기획재정부를 통해야 해 획기적인 예산 확보가 안 된다"며 "다음 총선인 2028년 23대 국회의원 선거 전까지 대비책을 마련해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 "출구조사 중단 내부 논의 없었다"
대학생 측은 "투표가 다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출구조사 발표와 개표를 강행한 것은 평등·자유·비밀선거 원칙을 직접 해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출구조사 발표를 방송사에 자제 요청하거나 개표를 유보하는 조치를 왜 취하지 않았냐는 질문이었다.
이에 강 직무대리는 "방송사의 출구조사는 선거법 제108조에 따라 투표 마감 후 방송사 재량 사항"이라며 "선관위가 출구조사 중단을 자체적으로 논의한 사례는 없었다"고 인정했다.
과거 출구조사 연기를 요청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0년 21대 총선과 2021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의 투표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선관위가 방송사에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15분 연기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다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방송사가 수용할 경우에만 연기가 가능한 구조라는 것이 강 직무대리의 설명이다.
강 직무대리는 개표 유보와 관련해서는 "오후 7시 48분 기준 잠실7동 제2투표소 한 곳만 남은 상태에서 최대 17명이 더 투표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체 개표를 중단할 사유로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옥 실장은 "출구조사는 여론조사일 뿐 선거 결과가 아니다"라며 "이번 서울시장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도 달랐다. 출구조사가 남은 유권자의 투표 행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