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사태 장기화 시 렌털료 인상 불가피해"
'가전=생필품' 인식에 소비자 반발 우려...정부 눈치도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중동 사태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렌털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탁기, 안마의자 등 주요 가전에 사용되는 페인트 가격이 함께 상승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이란 지역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이 겹치면서 업계 전반에 타격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원자재값 상승 치명타"...가격 인상 논의 나선 렌털업계
26일 업계에 따르면 렌털업체들마저 가격 상승을 검토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가 급등이 페인트값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주요 가전을 판매하는 렌털업계에 비용 부담이 전가된 것이다.

한 렌털업계 관계자는 "제조원가가 오르는 만큼 대부분의 업체에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다른 업계 관계자도 "현재까지는 치명적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중동 정세가 안정을 찾지 못한다면 렌털 비용 인상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페인트값이 오르면서 렌털업계까지 유가 급등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최근 KCC는 최근 거래처에 내달 6일부터 페인트 가격을 최대 40%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공업용 페인트의 경우 세탁기, 안마의자 등 생활가전의 제조 과정에 사용되기 때문에 가전렌털업계의 비용 부담 상승으로 이어진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 생산 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동 지역 불안정으로 인한 원유 가격 상승이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뿐더러, 물류비 상승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태는 운송 지연과 경로 변경을 야기해 공급망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러한 불안정성은 제조 및 유통 비용을 전 세계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론적으로 원유라고 하는 것이 휘발유, 경유도 만들지만 석유화학 제품으로도 쓰이고 산업용 원자재로도 쓰이기 때문에 가전 품목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 "가격 올려고 안팔리면?"...업계, 소비자 눈치 보느라 우왕좌왕
이처럼 렌털업계가 비용 부담으로 인한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소비자와 정부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하다. 내구재 특성상 가격 인상이 과도한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가격을 올리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불황이기 때문에 이미 가격들이 많이 올라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서 제품 가격을 추가적으로 올리면 수요가 더 위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특히 내구재의 경우 사용 기간이 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조금만 비싸다고 느끼더라도 구매 시기를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가전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이 소비자 반발로 이어질 것이란 점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물가 안정을 연일 강조하는 것도 업계의 불안을 고조시키는 부분이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가전의 경우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도 제품 가격을 선뜻 올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