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문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불확실성 커져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한화가 최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맞았다. 방산 계열사는 무기 수요 증가 기대감에 힘입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반면, 건설부문은 핵심 프로젝트인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지연 가능성으로 부담을 안게 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방산·에너지·조선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했지만, 건설부문은 재무 부담과 사업 재편 과정에서 상대적 소외로 인해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지난 6일 기준 한화그룹 12개 상장사의 시가총액 합산액은 180조674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1433조2720억원), SK그룹(826조5930억원), 현대자동차그룹(300조6250억원)에 이어 시총 4위를 기록했다. 기존 4위였던 LG그룹(175조290억원)을 제치고 '빅4'에 진입했다.

지난달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방산주가 급등한 영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일부터 4거래일 동안 주가가 28만6000원 오르면서 시총이 14조7471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시스템은 주가가 4만5300원 뛰면서 시총이 8조5580억원 늘었다.
이번 전쟁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반영된 것이다. 통상 전쟁이 발발하면 당사국뿐 아니라 인접국과 협력국까지 군비 확충에 나서는 흐름이 나타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종결되지 않았으며, 이란 전쟁 역시 장기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지주사 한화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을 32.2% 보유하고 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시스템 지분을 47.2% 소유한 구조다. 방산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은 지주사 연결 실적에 반영돼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계열사 주가 상승으로 한화 보유 지분 가치가 커지고, 배당 수익도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지주사 내 건설부문은 핵심 사업이 지연될 위기에 놓였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라크 비스마야에서 주택 10만여 가구와 사회기반시설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2012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으나 2022년 10월 계약을 해지했다. 이라크 정부의 자금 문제로 공사대금 지급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후 2023년 1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사업 재개를 요청하면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미 준공을 마친 3만여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7만여 가구에 대해 2024년 말 NIC와 변경계약을 맺었다. 현재 이라크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수년 째 한화 건설부문이 가장 기대를 걸어온 핵심 사업이다. 진행 중인 유일한 해외 사업이기도 하다. 잔여 수주 잔고가 약 8조9000억원에 달해 프로젝트 재개 여부가 한화 건설부문의 실적 반등을 좌우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건설경기 침체기에 놓인 국내 사업만으로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비스마야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그러나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이라크 안보가 불안정해졌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과 친이란 세력이 이라크 내 미국 군사·외교 시설을 겨냥해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내 국제공항 미국 대사관 등이 공격을 받았다. 이라크 내 쿠르드족의 참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라크로 전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바그다드에서 10km 거리에 위치한 비스마야도 치안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라크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이번 전쟁에 대한 개입을 피하는 데 맞춰지면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어려운 여건이 됐다. 결국 지주사 한화는 계열사 가치 확대를 위해서는 전쟁 장기화가 유리하나, 건설부문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전쟁의 종결이 시급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비스마야 현장은 2024년 12월 변경계약 체결 이후 정부 승인 대기 중이었으며 공사 진행 없이 최소 운영으로 현장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동 전쟁으로 인한 리스크는 미미하다"며 "다만 중동 정세 상황에 따라 변경계약 정부 승인 일정에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으며 관련 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