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세계를 상대로 부과해온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를 위헌으로 판단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겉으로는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치욕"을 연발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2기 경제·통상 전략의 상징이던 관세 조치가 사법부에 의해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으면서, 스스로를 '관세 대통령'이라 불러 온 그의 통치 스타일도 중대한 변곡점을 맞게 됐다는 평가다.
20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상호 관세 조치에 대해 6대 3 위헌 결정을 내렸다. 대통령의 비상경제권으로는 헌법이 의회에 부여한 과세·관세 권한을 사실상 대체할 수 없다는 취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비공개 회의를 막 시작하던 중 보좌진으로부터 대법원 판결 내용을 적은 쪽지를 건네받았다. 쪽지를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관을 향해 "그러니까, 패배했다는 건가?(So it's a loss, then?)"라고 되물었고, 관세 조치가 위헌으로 판정됐다는 보고를 들은 뒤 표정이 굳어졌다고 WSJ는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을 "치욕(disgrace)"이라고 불렀다. 판결 소식을 접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짧게 끊고 회의실을 나갔다. 그는 판결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측근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판결이 단순한 통상 정책의 패배를 넘어, 대통령 비상경제권과 의회의 과세권을 둘러싼 권력 분립 갈등을 다시 촉발시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평가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