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롤러스케이팅 스타에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로 변신한 대만의 천잉주가 종목 전향 3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해 자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최고 성적을 새로 썼다.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17일(한국시간) 천잉주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914를 기록, 전체 29명 가운데 1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황위팅이 남긴 22위를 뛰어넘는 성적으로, 대만 여자 빙속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천잉주는 원래 롤러스케이팅에서 세계 정상급으로 활약한 선수다. 2017년 대만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었고, 세계선수권에서도 여섯 차례 메달을 따내며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그는 올림픽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2023년 과감히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꿨다.
1995년생인 그는 서른을 앞둔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적지 않은 나이에 전향을 선택한 데 대해 우려도 있었지만, 팬들은 그의 용기를 응원했다. 결과적으로 이 도전은 빠르게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천잉주는 지난해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m에서 10초51을 기록하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대만이 동계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따낸 메달이었다. 빙속 불모지로 여겨졌던 대만에서 나온 쾌거였다.
상승세는 이어졌다. 같은 해 11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는 37초14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준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네덜란드의 펨케 콕(36초65)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리고 맞이한 올림픽 무대. 천잉주는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여자 500m 경기에서 37초91로 레이스를 마쳤다.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11위라는 성적은 대만 빙속 역사에 남을 기록이다.
천잉주는 현지 인터뷰에서 "경기 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긴장감이 밀려왔다"라며 "출발이 다소 아쉬웠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에 완전히 만족하진 않지만, 지난 3년 동안 겪은 모든 기쁨과 슬픔에 감사한다"라며 "이 종목은 작은 실수 하나로 몇 초씩 손해를 볼 수 있을 만큼 매 순간이 중요하다"라고 돌아봤다.
천잉주는 오는 3월 세계선수권 출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그 대회를 마친 뒤 앞으로도 빙속을 계속할지, 다시 롤러로 돌아갈지 고민해보겠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나의 도전이 다른 대만 선수들에게도 올림픽을 향한 꿈을 심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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