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매도 위축 심화
NAR "이동 멈춘 위기 상황… 세입자만 자산 축적 소외"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주택시장이 높은 가격과 매물 부족, 약해진 소비자 심리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거래가 꽁꽁 얼어붙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현재 상황을 미국인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새로운 위기'로 규정했다.
12일(현지시간) NAR은 지난 1월 기존주택 판매 건수가 전월 대비 8.4% 급감한 연율 391만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수치일 뿐만 아니라 1년 전과 비교해도 4.4%나 줄어든 것이다. 특히 전월 대비 감소 폭은 지난 2022년 2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컸으며, 전체 판매량은 202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가 실종된 주된 원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매물 부족'이다. 1월 말 기준 주택 재고는 122만 채로 1년 전보다 3.4% 늘었지만, 전월보다는 줄었다.
현재 판매 속도를 고려할 때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이 모두 소진되는 데 걸리는 시간(재고 비율)은 3.7개월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시장의 수급 균형점으로 보는 '6개월'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재고가 부족하다 보니 집값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1월 거래된 기존주택 중위 가격은 39만68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9% 상승했다.

다만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집이 팔리는 속도는 다소 느려졌다. 주택이 매물로 나와 계약이 체결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46일로 1년 전(41일)보다 5일 길어졌다.
아이러니한 점은 주택 구매를 위한 경제적 여건 자체는 개선됐다는 것이다. 로런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NAR의 주택구매능력지수(Housing Affordability Index)는 지난 2022년 3월 이후 가장 우호적인 수준"이라며 "임금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고, 모기지 금리도 1년 전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거래가 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윤 이코노미스트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주택 시장을 '새로운 위기'라고 단언했다. 집주인들은 낮은 금리로 묶어둔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포기하기 싫어 집을 내놓지 않고 내놓을 경우에는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입자들은 높은 집값과 매물 부족으로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태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이로 인해 주택 소유자들은 재정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누리고 있다"며 "2020년 1월 이후 집을 가진 전형적인 미국인은 약 13만500달러의 부동산 자산을 축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잠재적 구매자들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으며 특히 세입자들은 이러한 자산 축적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주거 이동이 일어나지 않고, 미국인들이 꼼짝없이 갇혀버린 이 상황이야말로 진정한 위기"라고 경고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