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 조기 공개 가닥…실적 부진 속 레퍼런스 확보 사활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 총 1조 원 규모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결과가 이르면 오는 12일 공개될 전망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K-배터리 3사는 이번 수주를 실적 반등의 기회이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필수 레퍼런스로 낙점했다. 1차 입찰에서 승기를 잡았던 삼성SDI의 수성과 LG에너지솔루션·SK온의 반격이 격돌하는 양상이다.
10일 배터리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는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낙찰자 선정 결과를 이번 주 중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설 연휴 직후 발표를 예상했으나, 정부와 거래소가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설 이전에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2027년까지 육지(500㎿)와 제주(40㎿) 지역에 총 540㎿ 규모의 ESS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전체 공급 규모는 1조 원대에 달한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이번 입찰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지난해 4분기 LG에너지솔루션(1220억 원), 삼성SDI(2992억 원), SK온(4414억 원) 등 모두 적자를 기록하며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번 수주를 통해 실적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북미와 유럽 등 거대 해외 시장 진출 시 정부 기관 수주 이력이라는 강력한 신뢰 지표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이번 수주전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1차 입찰 당시 전체 물량의 76%를 휩쓸었던 삼성SDI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지다. 지난 1차 입찰에서 삼성SDI는 국내 생산 시설을 보유했다는 점을 앞세워 압승을 거뒀으나, 2차 입찰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역시 국내 생산 라인 구축 전략을 내세웠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차 입찰에서는 국내 생산 여부가 결정적인 승부처였지만, 이제는 3사 모두 국내 거점을 통한 공급망을 갖췄다"며 "가격 경쟁력은 물론 국산 소재 사용 비중과 화재 안전성 등 비가격 요소에서 얼마나 차별화를 이뤄냈느냐가 낙찰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입찰에서는 비가격 평가 비중이 기존 40%에서 50%로 상향됐다. 세부 항목은 계통 연계(25%), 산업·경제 기여도(12.5%), 화재·설비 안전성(12.5%) 등으로 구성된다.
이에 대응해 LG에너지솔루션은 1차 점유율 24%를 크게 상회하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청주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ESS 전용 LFP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삼원계(NCA) 대비 가격 경쟁력과 구조적 안정성을 앞세워 수주 확대에 나섰다.

SK온 역시 지난 1차 무수주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서산공장 라인 일부를 리튬인산철(LFP)용으로 전환하고, 4대 핵심 소재를 국내 업체로부터 조달해 국산화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통해 전체 물량의 30% 내외를 수주하겠다는 목표다.
반면 삼성SDI는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고성능 NCA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가격은 다소 높지만 국내 산업 기여도가 높고 품질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은 총 35개 안팎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7~8개 사업자가 최종 낙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이번 수주 결과가 향후 국내외 ESS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지을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ESS는 배터리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축"이라며 "이번 정부 프로젝트 수주 결과는 향후 K-배터리가 글로벌 ESS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