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고구마와 사이다 무슨 의미로 쓰시나요?"
국립국어원이 일상 언어의 의미 변화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2025년 국어 사용 실태 조사(의미)'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전국 만 15세 이상 69세 이하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대면 설문조사에서는 흥미로운 언어 사용 패턴이 드러났다.

조사 결과 '고구마'와 '사이다'는 본래 음식 이름을 넘어 감정과 상황을 표현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고구마'를 '답답한 상황이나 사람'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은 56.8%, '사이다'를 '답답한 상황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은 71.5%에 달했다.
특히 20대에서 새로운 의미 사용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60대는 각각 38.9%와 50.9%로 상대적으로 낮아 세대 간 언어 사용 격차가 확인됐다.
지역에 따른 차이도 눈에 띄었다. '고구마'를 새로운 뜻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전국 평균 50.5%였지만, 전라권은 33.9%에 그쳤다. 국립국어원은 전라권에서 '고구마'의 방언으로 '감자'를 사용하는 언어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사이다'는 대부분 지역에서 고른 사용률을 보였다.
'미치다'를 '아주 대단하고 훌륭하다'는 긍정의 의미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67%에 이르렀다. 부정적 단어를 사용해 오히려 긍정의 강도를 극대화하는 표현 전략으로, 국립국어원은 이를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언어 변화"로 분석했다.
'감성'은 원래 '자극을 느끼는 성질'을 뜻했지만, 이제는 '특정 대상이 풍기는 특별한 분위기나 느낌'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더 많이 쓰인다. '감성 카페' 같은 형태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70.2%에 달해 새로운 의미가 일상어로 정착했음을 보여줬다.
제주권과 강원권, 수도권에서 '감성' 관련 표현이 활발히 사용됐다. 제주 거주 40~60대는 다른 지역보다 '맛집'을 '좋은 상품을 만들거나 파는 가게, 수준이 높은 것'이라는 확장된 의미로 더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시대 변화에 따라 일상 속 단어의 의미도 함께 변하며, 세대·지역·사회적 환경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국어 정책 수립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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