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시즌 한화, 강재민·윤산흠·왕옌청에 기대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팀을 떠난 김범수(KIA)의 보상선수로 당장 1군에서 활용 가능한 전력 대신, 미래를 내다본 유망주 투수 양수호를 선택했다.
한화는 29일 "FA 자격을 얻어 KIA로 이적한 김범수의 보상선수로 우완 투수 양수호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KIA는 26일 FA 보상 규정에 따라 25인 보호선수 명단을 한화에 전달했고, 한화는 명단을 받은 뒤 규정상 주어진 사흘의 기한을 모두 활용해 고심 끝에 최종 결정을 내렸다. 즉각적인 전력 보강보다 장기적인 구상에 무게를 둔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한화가 선택한 양수호는 어떤 선수일까. 공주고를 졸업한 양수호는 2025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5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에 입문했다. 아직 야구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실제로 그는 아직 1군 무대를 밟지 못했고,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8경기에 등판해 7.2이닝을 소화하며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록만으로 평가하기엔 양수호가 가진 재능은 분명하다. 최고 시속 153㎞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파이어볼러 유형으로, 평균 구속 역시 140㎞대 후반을 유지한다. 특히 분당 회전수(RPM)가 2700에 달할 정도로 공의 회전 효율이 뛰어나 구위 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KIA 역시 양수호를 단순한 육성 자원이 아닌, 공을 들여 키워야 할 미래 자산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6월 말, KIA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위치한 트레드 애슬레틱스에 투수 3명을 파견했는데, 당시 김세일·김정엽과 함께 양수호가 포함됐다. 이는 2024년 여름 KIA가 투수 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단기 해외 연수 이후 세 번째 파견 사례로, 구단 차원의 집중 투자 프로젝트였다. 양수호는 그만큼 잠재력을 인정받은 투수였다.

한화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구단은 양수호 지명 배경에 대해 "2년 전 드래프트 당시부터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찰해 온 파이어볼러"라며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보상선수로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체격과 밸런스 등 보완점을 개선해 나간다면 김서현, 정우주와 함께 구위형 젊은 투수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결국 한화는 '지금'보다는 '앞으로'를 택한 셈이다.
그렇다면 필승조였던 김범수와 앞서 팀을 떠난 한승혁(kt)을 내보내고도 한화는 왜 즉시 전력감 불펜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답은 이미 내부에 구축된 불펜 뎁스에 있다. 한화는 지난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하며 SSG(3.36)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랐다. 주축 불펜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공백을 메울 자원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한화 불펜에는 김서현, 정우주, 박상원, 김종수 등 기존 필승조 자원에 더해 2024시즌 마무리를 맡았던 주현상이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경험치를 쌓은 좌완 황준서와 조동욱도 버티고 있으며, 군 복무로 공백이 있었던 강재민과 윤산흠이 시즌 초반부터 합류한다. 아시아쿼터 좌완 왕옌청 역시 새 얼굴로 가세한다.

특히 한화가 기대를 거는 선수는 윤산흠과 강재민이다. 윤산흠은 2022시즌 37경기에서 33.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 가능성을 입증한 투수다. 역동적인 투구폼과 낙차 큰 커브는 '팀 린스컴'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 제대 후 복귀한 윤산흠은 12경기에서 16.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9월 18일 KIA전에서는 3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시즌 초반부터 정상적인 준비 과정을 거칠 수 있는 이번 시즌에는 더욱 큰 기대를 모은다.
사이드암 투수 강재민 역시 한화 불펜의 중요한 변수다. 그는 뛰어난 제구력을 바탕으로 2021시즌 직구와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가 각각 리그 5위, 4위에 오를 정도로 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2020년 41이닝 평균자책점 2.57로 두각을 나타낸 뒤, 2021년에는 63.1이닝 5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불펜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부진과 군 복무로 흐름이 끊겼지만, 2025년 8월 전역 후 팀에 합류한 강재민은 다시 한번 반등을 노린다. 지난 시즌에는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가운데 4경기 4이닝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지만, 풀타임 준비가 가능한 이번 시즌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이 밖에도 한화는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김민우, 왕옌청, 엄상백을 보유하고 있으며, 퓨처스리그에서 72이닝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한 이상규까지 대기 자원으로 두고 있다. 이러한 풍부한 투수층이 있었기에 한화는 필승조 두 명을 떠나보내고도 보상선수로 유망주를 선택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