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항·논골담길 등 옛 건물들이 어우러진 '감성여행지'의 시작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이창수 강원 동해시의원이 제안한 '묵호역 보존'과 관련 동해지역의 산업사와 생활사가 응축된 장소로서의 역사적 의의와 보존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이창수 의원은 지난 27일 동해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묵호역, 한번 허물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를 주제로 묵호역 보존을 주장했다. 묵호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시민들은 동해시 발전사의 한 획으로 자리잡은 묵호역 보존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존 가치에 무게를 두고 있는 시민들은 묵호역은 지난 1961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무연탄·석회석 등 자원을 실어 나르며 동해 일대 산업화의 핵심 거점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묵호항과 연계해 석탄·광물 물류의 집산지로 기능하며, 동해가 공업·항만도시로 성장하는 기반을 제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강릉선 KTX 정차역이 되며 전국에서 가장 작은 KTX 정차역이라는 상징성을 갖게 되었고, 이는 '작은 항만도시 철도역'이라는 독특한 이미지 자산으로 이어지고 있어 묵호역 보존은 관광자원 보존과도 같은 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묵호역 일대는 과거 묵호항에서 잡은 수산물과 내륙 탄광지대를 잇는 관문으로, 상인·광부·학생이 오가던 생활 동선의 중심이었고 각종 집회, 궐기대회, 시가행진 등이 출발하던 공간으로 지역 주민들의 기억과 정서가 중첩된 '집단기억의 무대'로 자리잡아 왔다.
묵호역은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다고 기억의 공간을 대체할 수 없을 뿐더러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과 이야기로 형성된 비가시적 자산이라는 점에서 보존 가치의 의미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묵호·묵호항·논골담길 일대는 골목 풍경, 바다 뷰, 옛 건물들이 어우러진 '감성 여행지'로 주목받으며 젊은 세대의 방문이 늘고 있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묵호역이 감성여행지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KTX로 직접 접근 가능한 소규모 역사라는 점은 '도착-도보 산책-항구와 골목 여행'으로 이어지는 여행 동선을 만들어 주고, 이는 도시 브랜드와 관광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신역사 건설로 인한 구역사 활용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역사의 역할이 신역사로 이관된 구역사는 소규모 문화공간·여행자 쉼터·로컬 콘텐츠 거점으로 재생할 경우, 전국에서 흔한 신축역보다 훨씬 차별화된 관광·문화 자산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묵호역과 묵호항·철암선·묵호항선의 형성 과정은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진 자원 수탈·항만 개발·철도 건설의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근대사 단면으로 자리잡고 있어 교육·연구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게 작용한다.
이 같은 이유로 묵호역을 단순한 노후 시설이 아니라 산업사·생활사·관광과 연결된 복합 유산이기에 주차장 등 단기 편익과 맞바꾸기엔 손실이 큰 자산으로 본다면 최소한 일부 역사 보존과 재생 활용 방안을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묵호역은 석탄·항만 산업의 기억, 주민들의 삶과 집회가 쌓인 장소성, KTX 시대 소도시 여행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성이 겹쳐 있는 만큼, 물리적 건물 이상의 도시 자산으로 보고 보존·재생 방향에서 논의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하지만 역사 주차장 부지 부족이라는 현실성도 외면하기 어렵다. 묵호역 주차장 부지 확보에 대한 새로운 방안이 도출되길 희망한다.

묵호역 신역사는 사업비 200억원을 투입해 지상 3층 건물과 주차면 61면을 구축해 오는 12월 완공 예정이다. 주차면 61면 중 36면은 현재의 묵호역을 철거하는 자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