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으로 선회·고환율 겹쳐…대출 이자 부담 다시 커진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국고채 금리가 1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함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통화정책 방향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닫자, 채권시장이 이를 '매파적 동결'로 받아들인 영향이다.
20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날(19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bp 상승한 3.13%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더 가팔라 하루 만에 7bp 급등한 3.392%까지 올랐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6.5bp 오른 3.565%로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 2024년 5월 31일(3.578%) 이후 1년 7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금리 급등은 곧바로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금융채 및 국고채 금리와 연동돼 결정되는데, 시장금리가 빠르게 뛰면서 이미 일부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뛰고 있다.
실제 지난 1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연 4.130∼6.297%로 집계됐다. 지난달 5일과 비교해 하단이 0.01%포인트(p), 상단은 0.097%p 상승했다. 3%대 주담대 금리는 사실상 자취를 감춘 셈이다.
새해 들어 은행권의 가계대출 운용 여력은 다소 확대됐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까지 치솟으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부 상품을 중심으로 7%대 주담대 금리 진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구입 수요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를 지목한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지만,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관련 표현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하단을 닫은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하반기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동결이란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금통위원들은 이번 결정에서 전원 '동결' 의견을 냈으며, 3개월 내 금리 전망에 대해서도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동결'에 무게를 뒀다.
여기에 고환율 기조와 가계부채 부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채권 매도 압력이 커진 점도 금리 급등을 부추겼다. 미국의 경우 당초 올해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현지 경제활동 증가와 경기전망이 낙관적으로 돌아서면서 인하 기대감이 다소 줄어든 상태다.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상승 요인은 유지되는 반면, 인하 요인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판단이다. 은행 현장에서도 체감 금리 상승에 따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대로 주담대 금리가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엔 오히려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존 대출자들 사이에서는 갈아타기를 고려하던 고객들까지 예상보다 높은 금리에 당황하는 분위기"라며 "가계 입장에서는 대출 상환 여력이 쉽지 않은 데다, 규제 영향으로 추가 대출이 사실상 막혀 있어 최대한 버티는 흐름이 강하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