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독일 산업기술 기업 지멘스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손잡고 추진 중인 '산업용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 전략의 대표 사례로 HD 현대가 글로벌 무대에서 직접 언급됐다.
선박·조선소·공장 등 실물 산업 전반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설계부터 운영까지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HD현대가 글로벌 기업들이 먼저 선택한 상징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롤란트 부시 지멘스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 호텔에서 열린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성과를 설명하는 대표적 사례로 HD현대를 들 수 있다"며 "HD현대는 대형 선박과 조선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지멘스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HD현대의 선박 디지털 트윈을 직접 소개하며 "선박의 모든 볼트와 너트까지 구현된 완전한 디지털 복제본"이라고 평가했다.
양사가 공개한 HD현대 사례는 단순한 설계 보조 수준을 넘어선다. 선박 전체의 CAD는 물론, 컴퓨팅·전자 시스템·소프트웨어까지 통합한 디지털 트윈을 통해 실제 건조 이전 단계에서 모든 공정과 작업 환경을 가상으로 검증한다.
선체는 동일하더라도 선박마다 세부 사양이 다른 조선 특성상, 설계 단계에서의 명확성과 최적화가 핵심인데 이를 디지털 환경에서 먼저 구현한 뒤 실제 건조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사진처럼 실제와 구분이 어려운 수준의 시각화에는 엔비디아의 가상환경 플랫폼 '옴니버스'가 활용됐다.
젠슨 황 CEO는 "HD현대는 우리가 함께 구현하고 있는 디지털 트윈 개념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며 "앞으로는 가상의 바다 환경에서 선박을 띄워 운항까지 시뮬레이션하는 단계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시 CEO도 "지멘스와 엔비디아의 기술 스택이 하나로 결합되는 지점"이라며 "파트너십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글로벌 협력 흐름은 HD현대의 전략적 행보와도 맞물린다. HD현대는 최근 지멘스와 미국 조선산업의 현대화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디지털·자동화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나섰다.
설계 품질 향상과 공정 리스크 최소화, 품질 개선과 비용 절감을 목표로, 선박 설계의 디지털 고도화부터 블록 조립·탑재 공정의 자동화, 생산·품질·공정 관리의 데이터 기반 최적화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전역의 지멘스 교육시설을 활용한 현장 중심 실무 교육과, 미시간대·MIT 등과 연계한 엔지니어링·디지털 설계 인력 양성까지 포함되면서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조선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HD현대 관계자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을 위해서는 디지털·자동화 기술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HD현대의 축적된 선박 건조 기술력과 지멘스의 디지털 역량은 미국 조선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