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공급물량 증대·정비사업 규제 완화 숙제
착공~입주 시차가 맹점…조직 완결성도 변수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주택공급 확대를 둘러싼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추진본부를 공식 출범시키며 공급 정책의 무게 중심을 '계획'에서 '실행'으로 옮겼다. 향후 정책 성과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공급 속도 제고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실제로 얼마나 뒷받침될 수 있을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 공공·민간·정비 아우른 공급 컨트롤타워 들어섰다
2일 국토부는 공급본부 출범을 알리고 주택 공급 확대 기조에 대응한다고 밝혔다. 공급본부는 21년간 임시조직 형태로 운영돼 온 국장급 공공주택추진단을 기반으로 하는 실장급 전담 조직이다. 국토부 내에 분산돼 있던 택지 개발, 도심 공급, 정비사업,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기능을 하나로 통합했다. 정부가 주택 공급을 단기 대응 과제가 아닌 국가적 핵심 과제로 격상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상설 실행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급본부는 공공과 민간, 택지와 도심, 정비사업을 아우르며 주택 공급의 기획부터 실행, 관리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조직은 공공 부문 공급을 담당하는 주택공급정책관(6개 과)과 민간 정비사업을 관리·지원하는 주택정비정책관(3개 과)으로 구성된 2정책관 9과 체제다.
주택공급정책관은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공공택지 공급과 택지 조성 속도 제고, 유휴부지 및 학교용지 활용, 노후청사 복합개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도심권 공급 확대를 전담한다. 주택정비정책관은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와 제도 개선, 1기 신도시를 포함한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모델의 전국 확산을 담당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고, 공급 사업 간 연계를 강화하며, 현장 중심으로 일하는 조직이 되겠다"며 "주택공급추진본부를 중심으로 정부의 주택공급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을 착공 기준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공급본부 신설은 해당 계획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조직 개편을 통해 재확인한 조치로 해석된다.
김 장관은 공급 지역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특정 지역을 최우선으로 정해 두고 추진하기보다는 가능한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기본 계획"이라면서도 "서울 지역의 공급 여건이 특히 아쉽기 때문에 서울 내 유휴지나 노후 청사 등을 중심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답변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도심 공급 확대가 공급본부 출범 이후 핵심 과제가 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공급본부 출범을 두고 정부 안팎에서는 수도권, 특히 서울 중심의 주택 공급이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원인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는 등 주택공급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향후 세부 제도개편 과정이나 앞으로 추가로 발표될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신속하고 원활한 사업추진에 도움이 되는 추가적인 방안이 제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제언했다.

◆ 서울 공급 가속 기대…정비사업 규제도 해결되나
공급본부 조직과 동시에 공공뿐 아니라 민간주택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도 부풀었다. 그동안 정부 주택 공급 정책이 공공 주도에 치우쳐 민간 정비사업이 위축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민간 공급 활성화는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의 정책 방향"이라며 "공공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되 민간이 제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속도 개선, 인허가 지원 등 여러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본부 내 주택정비정책관 산하에 정비사업 전담 조직이 신설된 점 역시 이러한 기조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 가능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수도권 내 신규 택지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인 만큼 정비사업을 통한 민간 공급이 가장 빠른 해법임에도, 현 규제 하에서는 재건축·재개발이 쉽지 않아서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재개발 구역은 조합설립인가 또는 관리처분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LTV(담보인정비율) 40% 적용으로 이주비 대출 규모도 크게 줄면서 사업 추진이 한층 어려워졌다.
김영국 공급본부장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 역시 공급본부의 과제 중 하나"라며 "정비사업과 관련된 여러 규제 중 상당 부분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과 연관돼 있어 이 법안이 빠르게 처리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재건축·재개발 특례법은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공공의 분쟁 조정 기능을 통해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공급본부 출범이 곧바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 공급은 정책 결정 이후 인허가부터 설계, 시공, 분양에서 최종 입주에 이르기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국토부는 공급 성과를 '입주'가 아닌 '착공' 기준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입주 물량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겠다는 계획을 다시 강조했다. 인허가를 기준으로 하면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였던 9·7 공급대책의 기조를 그대로 가져간다는 의미다.
김 본부장은 "착공 물량이 발생하면 사업이 가시화되고, 착공 이후 약 3년 내 입주가 가능해 체감 공급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직 인선과 관련한 우려도 제기됐다. 주택정비정책관 등 일부 핵심 보직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만 먼저 출범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급본부 출범이 처음 언급된 것은 지난해 11월, 실제 업무를 시작한 것은 지난달 30일부터였으나 김 본부장은 그 다음날인 31일이 돼서야 부랴부랴 선임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무 인력은 이미 모두 배치돼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며 "조직만 정비됐을 뿐 업무의 연속성에는 문제가 없고, 인선이 마무리되면 오히려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