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성공이라 말하지 않겠다"
수집된 데이터 기초로 원인 규명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이노스페이스의 '한빛-나노'가 첫 상업 발사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것과 관련, 김수종 대표가 26일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며 깊은 사과와 함께 재도전 의지를 밝혔다.
김 대표는 "한빛-나노가 지상에 떨어져 폭발할 때 생긴 충격파를 온몸으로 받으며 처절한 패배감을 느꼈다"며 "우리가 해 온 방식이 맞는 것일까.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을까.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상업 발사 서비스 기업으로서 이번 실패를 부분 성공이나 이륙 성공이라 말하지 않겠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김 대표는 "고객의 위성을 궤도에 정확히 투입하고 서비스 비용을 받아 수익을 창출할 의무가 있고 이것이 우리의 본질"이라며 "기술적 진전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를 의뢰한 위성·탑재체 고객들과 주주들에게 특별히 사과의 뜻을 전했다"며 "첫 발사임에도 이노스페이스를 믿고 발사 의뢰를 해 주신 고객들께 많은 노력의 결과물을 잃게 한 것과 상장사로서 주주분들께 큰 손해를 끼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발사 현장 직원들에 대해서는 "이번 미션에 참가한 이노스페이스의 모든 구성원은 결코 실패하지 않았다"며 "24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가족과 떨어져 혹독한 환경을 극복하고 발사를 이루어낸 여러분의 도전정신과 열정이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그는 "수집된 데이터를 기초로 철저히 분석하고 브라질 공군과 함께 명확한 원인을 찾아내겠다"며 "원인 규명 전까지 섣불리 예단하지도, 다음 발사를 서두르지도 않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실패를 실패로 받아들이고, 실패가 먼 훗날 시행착오로 여겨질 수 있도록 반드시 성공을 이뤄내겠다"며 "이노스페이스는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재도전 의지를 다졌다.
앞서 지난 23일 이노스페이스는 독자 개발한 2단형 발사체 '한빛-나노'를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했으나 발사 30초 만에 기체에 이상이 감지되는 등 임무가 무산이 됐다.
다음은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의 공식 입장 전문이다.
이노스페이스의 첫 궤도 발사이자 상업 발사는 실패했습니다.
한빛-나노가 지상에 떨어져 폭발할 때 생긴 충격파를 온몸으로 받으며 처절한 패배감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지금까지 무모하리만큼 도전해 온 과거의 시간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우리가 해 온 방식이 맞는 것일까?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을까? 아직까지 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많은 고민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발사의 성공을 응원해 주셨고 여러 번의 발사 연기에도 묵묵히 기다려 주셨습니다. 이노스페이스 뿐만 아니라 한국과 브라질 우주산업에 있어서도 많은 의미를 가진 발사였던 만큼 기대가 크셨을텐데 큰 실망감을 드려 죄송합니다. 사회적 책임이 커진 상장사로서 주주분들께 큰 손해를 끼친점에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특히 이노스페이스를 믿고 첫 발사임에도 발사 의뢰를 해 주신 위성, 탑재체 고객들께도 많은 노력의 결과물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노스페이스는 상업 발사 서비스 기업입니다. 고객의 위성을 궤도에 정확히 투입하고 서비스 비용을 받아 수익을 창출할 의무가 있고 이것이 저희의 본질입니다. 기술적 진전만으로 만족할 순 없습니다. 이 때문에 발사 실패 이후 가장 먼저 했던 일도 현장에 있었던 위성과 탑재체 고객들을 만나 실패에 대해 사과하고 향후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한 논의였습니다.
저희는 상업 서비스 기업으로서 이번 실패를 부분 성공이나 이륙 성공이라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실패의 원인을 수집된 데이터를 기초로 철저히 분석하고 브라질 공군과 함께 명확한 원인을 찾아내겠습니다. 이것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섣불리 원인을 예단하지도 다음 발사를 서두르지도 않겠습니다. 찾아낸 원인은 되풀이하지 않도록 완벽히 개선하겠습니다. 그래서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발사 서비스 기업으로서 고객과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모든분들 앞에 다시 서겠습니다.
지금까지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창업기업의 대표로서 회사의 성장과 지속성에 우선순위를 둬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실패를 계기로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브라질에서도 저희를 응원하고 도움을 주시는 많은 분들과 관계기관, 협력사, 주주 그리고 서비스를 선택해 주신 고객들에 대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사 실패는 이노스페이스의 대표인 저의 책임이고 저의 실책입니다. 이번 미션에 참가한 이노스페이스의 모든 구성원은 결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모두는 혹독한 기후 열악한 환경에서도 24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가족과 떨어져 온갖 벌레에 뜯기고 뜨거운 햇볕에 새까맣게 타고 풍토병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발사를 하고 복귀하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필코 발사를 이루어 냈습니다. 여러분의 도전정신과 열정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큰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이번 발사 실패로 상심하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발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을 해 주신 대한민국 우주항공청(KASA), 전남도, 고흥군, 브라질 공군(FAB), 브라질 우주청(AEB) 그외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노스페이스는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빠르게 제 자리로 돌아가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하고 다음 발사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실패를 실패로 받아들이고 실패가 먼 훗날 시행착오로 여겨질 수 있도록 반드시 성공을 이루어 내겠습니다.
이노스페이스는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