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금리 인하 기대 여전히 20% 미만
일본 당국 '구두 개입' 신호에 엔화 기술적 반등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금리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22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연말을 앞두고 주요 경제 지표 부재 속에 국채 입찰과 연준의 금리 경로에 대한 관망 심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고에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기준이 되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1.8bp(1bp=0.01%포인트) 오른 4.168%에 장을 마쳤다. 연준의 정책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물 금리는 2.5bp 상승한 3.510%를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는 2bp 오른 4.8415%로 집계됐다.
이날 발표된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국가활동지수(Chicago Fed National Activity Index, CFNAI)에도 국채 금리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경기 전망 지표로 활용되는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차는 65.9bp로 비교적 가파른 수준을 유지했다.

◆ 크리스마스 앞두고 미 국채금리 일제히 상승...1월 금리 인하 기대 여전히 20% 미만
이날 실시된 2년물 국채 690억 달러 입찰에서 수요는 비교적 완만했다. 응찰률은 2.54배로, 앞선 6번의 입찰 평균치 2.61배를 밑돌았고, 최고 낙찰 금리는 3.499%였다. 이번 주에는 5년물 700억 달러, 7년물 440억 달러 입찰이 추가로 예정돼 있다.
BMO의 금리 전략가들은 "미 국채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압축되고 있고, 단기적으로 주요 경제 지표 이벤트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은 입찰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금리 인하 기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CME그룹 자료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율 2.7%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1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20%를 밑도는 수준으로 반영되고 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에릭 위노그라드 리서치 총괄은 "다음 고용보고서나 CPI가 매우 약하게 나오지 않는 한, 이번 주에는 시장의 시각을 바꿀 만한 재료가 없다"며 "실질적인 방향성은 1월의 핵심 지표와 연준 인사 발언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일본 당국 '구두 개입' 신호에 엔화 기술적 반등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미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일본 당국자들이 최근 환율 움직임을 "일방적이고 급격하다"고 경고하며 적절한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엔화는 달러 대비 기술적 반등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의 구두 개입 신호로 해석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해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음에도 최근 몇 거래일 동안약세를 이어왔으며, 이달로 4개월 연속 하락 마감이 예상되고 있다.
모넥스 USA의 후안 페레즈 트레이딩 총괄은 "BOJ의 금리 인상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돼 있었고, 엔화 약세는 그 외 요인에 기인한다"며 "이제 시장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챈들러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 수석 전략가는 "금리 인상 이후 구두 개입이 나온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BOJ가 정책을 긴축했다고 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면서, 엔화 숏 포지션 일부가 청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후 거래에서 달러/엔 환율은 156.71엔까지 떨어지며, 11월 말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0.4% 하락한 98.3을 기록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2017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당분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차단한 가운데 달러 대비 0.4% 상승한 1.1753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도 달러 대비 0.6% 오른 1.3458달러에 거래됐으며, 연초 이후 상승률은 약 7%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연말 유동성 감소와 휴장 일정 속에, 당분간 채권·외환시장이 정책 발언과 입찰 수급, 그리고 일본의 추가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동성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