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Z-스태킹 장비' 내년 매출 반영 본격화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이차전지 자동화설비 전문기업 '하나기술'이 차세대 공정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 영역에서 고객사 테스트를 진행하며 기술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이차전지 스태킹(Stacking)·전고체 배터리용 WIP(Warm Isostatic Press) Z-스태킹(Z-Stacking) 장비에 더해, 유리기판 공정 장비를 중장기 성장 옵션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하나기술은 올해 반도체 패키지용 유리기판 공정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유리관통전극(TGV·Through Glass Via) 가공 기술 개발을 마무리하고, 현재 고객사와 함께 공정 조건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기판 대비 미세화·고집적에 유리해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공정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분야로, TGV 구현 정밀도와 가공 안정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15일 "관련 장비 개발은 일부 완료된 상태로, 현재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홀 규격과 공정 조건에 맞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사 테스트를 통해 실제 공정 적용 가능성을 확인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나기술은 이차전지 장비에 주력하고 있다. 이차전지 장비는 하나기술의 주력 사업으로, 회사는 전극 공정부터 조립 공정까지 자동화 설비를 일괄 공급할 수 있는 턴키(turn-key)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스태킹 장비는 고속·고정밀 공정 구현 능력이 강점으로 평가되며, 전고체 배터리 시장 확대에 따라 WIP 장비 역시 중장기 성장 축으로 꼽힌다.
전고체 배터리용 WIP 장비는 고체 전해질을 극판에 고온·고압으로 압착해 접착성과 밀도를 높이는 핵심 공정 장비다. 하나기술은 기존 공정의 양산성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다단식 가압 방식과 인라인 연속 공정을 적용한 WIP 장비를 개발했다. Z-스태킹 장비는 노칭 공정 이후 양·음극과 분리막을 적층해 셀을 구성하는 장비로, 알파벳 'Z' 형태로 분리막을 자르지 않고 양·음극을 번갈아 적층하는 방식이다.
올해 3분기 누계 연결 기준 매출은 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일부 대형 장비 납품 일정이 이연되면서 연초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과거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던 일부 프로젝트 리워크 이슈가 해소되며 영업 구조가 정상화됐고, 이에 따라 손익 구조도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영업손실은 3억원으로, 전년 동기 170억원 손실 대비 손실 폭이 크게 축소됐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올해는 계획됐던 일부 장비 물량이 이연되면서 매출 인식이 뒤로 밀린 측면이 있다"며 "다만 비용 구조는 상당 부분 정리됐고, 분기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률은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연된 물량 상당수는 내년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실적에 대해서는 수주·납품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럽 스태킹 및 조립 장비를 턴키 방식으로 약 400억원 규모 납품이 예정돼 있고, 이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용 WIP 장비 역시 내년에는 올해 대비 약 4배 수준으로 매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Z-스태킹 장비는 이미 수주를 확보해 납품이 예정돼 있으며, 관련 매출은 내년에 처음 반영될 것"이라며 "WIP 장비는 올해도 매출이 발생했지만, 수주 및 협의가 계속 진행 중으로 내년에 매출 기여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기술은 지난 2022년 연결 기준 매출 1139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에는 매출이 1199억원으로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로 적자 전환했다. 2024년에는 매출이 942억원으로 감소하며 아쉬운 흐름을 이어왔다. 대형 장비 납품 이연과 프로젝트 리워크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손익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