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보다 적은 규모의 계약···"2년 뒤 FA되는 전략"
"삼진, 헛스윙 비율 증가···강속구와 변화구에 약점 보일 것"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일본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2일(한국시간) "무라카미와 2년 총액 3400만 달러(약 504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무라카미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지 약 한 달 만에 새 둥지를 찾았다. 협상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계약이 성사되며 극적인 행보를 연출했다.

무라카미는 2018년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데뷔 이후 8시즌 동안 NPB 통산 89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 246홈런, 64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0을 기록했다. 단순한 홈런 타자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출루 능력까지 겸비한 완성형 타자로 평가받았다.
특히 전성기는 2021~2022시즌이었다. 무라카미는 두 시즌 연속 센트럴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2021년에는 야쿠르트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2022년에는 타율 0.318, 56홈런, 134타점으로 타격 3관왕에 오르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 시즌 56홈런은 일본프로야구 전설 오사다하루(왕정치)가 보유했던 일본인 타자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55개)을 넘어선 역사적인 수치였다.
다만 최근 시즌은 다소 굴곡이 있었다. 2025시즌에는 부상 여파로 56경기 출전에 그쳤고, 성적 역시 타율 0.273, 22홈런, 47타점에 머물렀다. 완전한 몸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 점은 포스팅 시장에서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시즌 종료 후 무라카미는 미국 진출을 공식화하며 포스팅 절차를 밟았다. 포스팅 직후만 해도 일본 대표 거포라는 상징성과 나이를 고려해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계약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무라카미의 높은 삼진율과 메이저리그 수비 포지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러 구단의 우려를 낳았다"라며 "무라카미는 장기 저연봉 계약 대신 단기 계약을 선택했고, 2년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전략을 택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2년간 빅리그에서 자신의 약점을 지워야 더 큰 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LB닷컴 역시 무라카미를 올겨울 FA 시장에서 가장 화제성이 큰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리스크가 공존하는 자원이라고 진단했다. 매체는 "무라카미는 슈퍼스타급 좌타 파워를 지닌 선수지만, 2022년 이후 삼진과 헛스윙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볼넷 비율과 출루율은 하락세를 보였다"라고 짚었다.
또한 "장타력을 극대화할 만큼의 콘택트 능력을 메이저리그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특히 MLB에서 더 자주 상대하게 될 강속구와 수준 높은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비에 대해서도 "일본에서는 3루와 1루를 오갔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명타자로 기용될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라카미의 잠재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MLB닷컴은 "무라카미처럼 젊고 국제 무대에서 검증된 좌타 파워 히터는 흔치 않다"라며 "위험 요소가 있는 동시에, 성공할 경우 리그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