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융합·AI 전력시장까지 진출...장남도 이사회 참여
TAE, 트럼프 정치적 후광으로 핵융합 발전소 추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기업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투자한 핵융합 기업 TAE 테크놀로지스와 약 60억 달러 규모의 합병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겨냥해 핵융합 에너지 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행보다.
18일(현지 시각) 발표된 이번 거래는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며, 2026년 중반 종료가 예상된다. 합병이 완료되면 트럼프 미디어와 TAE 주주들은 통합 법인의 지분을 약 50%씩 보유하게 된다. 트럼프 미디어는 합병 이후 지주회사로서 트루스 소셜, TAE 파워 솔루션스, TAE 라이프 사이언스 등을 산하에 두게 된다.

▲트럼프, AI 전력 수요 겨냥 핵융합까지 진출...'대담한 베팅'
거래 조건에 따르면 트럼프 미디어는 계약 시점에 최대 2억 달러의 현금을 TAE에 제공하고, 등록 서류 최초 제출 시 1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합병 법인은 데빈 누네스 트럼프 미디어 CEO와 바인더바우어 TAE CEO가 공동 CEO를 맡는다. 이사회는 9명으로 구성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한다.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발표 직후 장중 약 33% 급등했다. 다만 회사 주가는 올해 약 7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이번 합병은 최근 AI 산업 성장으로 데이터 센터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핵융합을 장기 해법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기술 업계의 전력 수요 확대는 원자력 발전 재가동, 소형 모듈 원전(SMR) 계약 확대 등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핵융합은 아직 상업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점에서 이번 거래는 고위험·고수익 베팅으로 평가된다.
▲'세계 최초' 유틸리티급 핵융합 발전소 목표
TAE는 1998년 설립된 민간 핵융합 기업으로 알파벳, 쉐브론, 스미토모 코퍼레이션 오브 아메리카스 등이 투자자로 참여해 왔다. 구글 리서치와는 10년 이상 핵융합 과학 연구를 공동 진행해 왔다. 현재까지 민간 자금 13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TAE는 핵융합 외에도 에너지 저장 사업과 암 치료용 표적 방사선 치료제를 개발하는 생명 과학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합병 회사는 세계 최초의 유틸리티급 핵융합 발전소를 내년 착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첫 발전소 부지 선정은 2026년 말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규제 승인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2031년 첫 전력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TAE의 미클 바인더바우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 에너지 부 관계자들과 회동했으며, 이는 에너지 부가 사상 처음으로 핵융합 전담 조직을 신설한 직후 이루어졌다. 바인더바우어 CEO는 핵융합 관련 차세대 중성입자 빔 시스템을 보다 비용 효율적으로 개발·판매하겠다는 구상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정치적 후광 기대
월가에서는 이번 거래가 기술적 도전뿐 아니라 정치적 배경과도 밀접히 맞물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TAE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정치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미디어는 트루스 소셜 광고 수익에 주로 의존하는 구조로, 설립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 왔다. 올해 3분기에는 매출 감소와 함께 5,480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병은 트럼프 일가가 암호화폐, 통신, 모바일 서비스 등으로 확장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에 핵융합이라는 고위험·첨단 산업을 추가하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