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임시주총서 이전 상장 안건 의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 기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플랫폼 기술수출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인 만큼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와 수급 기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이날 오전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코스닥 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코스피 이전 상장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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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테오젠 본사 전경. [사진=알테오젠] |
앞서 알테오젠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해 지난 9월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향후 예비심사 청구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중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심사기간은 약 3개월로 예상되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코스피 이전 상장이 점쳐진다.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상장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회사의 2대 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공식 입장을 내고 "키트루다SC 판매로 알테오젠에 마일스톤 수익이 급격히 들어오기 시작해 더 이상의 코스피 이전을 주저할 만한 불확실성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전상장은 기관·외국인 투자자 접근성이 높은 시장 구조를 통해 유동성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기술료 수익 기반의 안정성과 플랫폼 확장성을 보유한 기업 특성상 코스피 편입 이후 중장기 성장 전략과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기준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24조 8267억원으로 코스닥 1위다. 코스피 입성 시 시총 28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제형 약물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 ALT-B4(히알루로니다아제)을 기반으로 머크(MSD)와 다이이찌산쿄, 아스트라제네카, 산도즈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과 다수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코스닥 시장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해왔다.
MSD와는 지난 2020년 6월 ALT-B4에 대한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규모는 38억 6500만 달러에 달했다. 이후 MSD는 해당 기술을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독점 사용하도록 기존 계약 내용을 변경했으며, 추가 계약금 2000만 달러와 마일스톤 4억 3200만 달러가 더해져 4억 52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다. 앞선 계약 규모를 합치면 총 6조원에 달한다.
이후 지난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된 MSD의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 제품인 키트루다 큐렉스에 대한 품목 허가를 획득하면서, 회사는 연간 1조원 규모의 로열티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올 4분기부터 판매 마일스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달 유럽에서도 품목 허가를 받음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일본 품목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도 예상된다.
다이이찌산쿄의 경우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을 활용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인 '엔허투SC'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8월 국내에서도 글로벌 임상 1상이 개시됐다. 이는 전 세계 최초로 임상 단계에 진입한 SC제형 ADC 치료제 사례로, 엔허투SC 개발에 성공한다면 타 ADC 치료제 또한 알테오젠의 기술을 활용해 SC제형 개발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모이고 있다.
알테오젠은 플랫폼 기술 외에도 다양한 파이프라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첫 시판 제품인 히알루로니다제 '테르가제'의 경우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해당 치료제 규모는 1조원으로 추산되며,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증과 부종 관리, 빠른 약물 흡수를 위해 사용된다. 올 상반기 종합병원 처방을 본격화하며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일럭스비(ALT-L9)'의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알테오젠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두 번째로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다. 허셉틴 시밀러의 경우 중국 치루사에 기술이전한 바 있으며, 상업화가 완료돼 로열티를 수령하고 있다.
플랫폼 기술과 함께 주요 파이프라인이 기술이전, 상업화됨에 따라 알테오젠의 실적은 최근 몇 년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288억 원에 그쳤던 매출은 2023년 965억 원으로 크게 확대됐으며, 2024년에는 1029억 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영업이익 역시 2022~2023년 적자를 벗어나 2024년 254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514억 원, 영업이익은 873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실적 개선 폭이 더욱 확대됐다.
플랫폼 기술의 상업화 성과가 본격화되면서 추가 기술이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SC 전환 기술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키트루다SC 상업화 사례를 통해 ALT-B4의 기술력과 신뢰도가 입증됐다는 평가다.
알테오젠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지난 8월부터 기업지배구조 등 코스피 이전상장과 관련해 본격적인 논의를 해왔다며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본격적으로 준비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코스피 1호 이전상장 기업이 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근 독일에서 키트루다SC 제형에 대한 판매 제동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알테오젠의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기도 했다. 알테오젠 경쟁사인 할로자임 테라퓨틱스가 MSD의 키트루다SC를 독일에서 유통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다.
이에 알테오젠은 "독일 법원은 유효성 판단이 나오기 전이라도 가처분이 먼저 인용될 수 있어, 이번 가처분 인용은 본안의 결론이나 특허의 최종 유효성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독일 특허제도 특성상 나타나는 임시적 절차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사의 지적재산권(IP) 보호 및 확장 전략은 단순히 이와 같은 이벤트에 의해 판단되지 않는다"며 "후속 계약 협의 역시 이번 이슈와 관련 없이 잘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