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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 트렌드] LG전자 CEO 교체 내막 보니 '실적'…구광모표 성과주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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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사장, 승진 불발…주가·영업이익 부진 책임론 부상
H&A 실적 입증 류재철 사장 발탁…미래 기반만으론 부족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G전자가 4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성과는 결국 실적으로 말하라'는 구광모 회장의 강력한 신호를 전사에 던졌다.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전장 사업 100조원 수주 등 체질 개선을 이끌었던 조주완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생활가전(H&A)에서 실적을 입증한 류재철 사장이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이번 인사는 LG전자가 단순한 포트폴리오 재편이나 미래 기반 구축만으로는 자리를 보장하지 않고, 숫자와 속도를 중시하는 '실행형 경영 체제'로 본격 전환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이번 CEO 교체는 조주완 사장이 다져놓은 기반 위에서 실적과 실행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구조적 전환으로 평가된다. 조 사장은 B2B·플랫폼·글로벌 사우스 전략 등 질적 성장과 포트폴리오 재편에 집중하며 인도법인 IPO와 전장·B2B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시장이 체감할 만한 주가와 실적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사진=LG전자]

조 사장의 CEO 취임 당시인 2021년 11월 25일 LG전자 주가는 12만5500원을 기록했지만, 이날 정규장에서 8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에서도 아쉬운 점이 분명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21조857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MS(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사업본부는 3분기에만 영업손실 3026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누적 적자(1868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고, 냉난방공조 사업의 영업이익도 15% 감소했다.

조 사장의 재임 기간 동안 미래 기반과 체질 변화를 위한 전략은 지속됐지만, 시장이 요구한 '가시적 성과'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구광모 회장이 강조해온 '선택과 집중·위닝 연구개발(R&D)·골든타임' 기조와 맞물려 이제는 실질적 숫자와 속도를 보여줄 CEO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에서는 이미 올해 LG그룹 인사에서 '쇄신' 기조가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이 LG안팎에서 여러 차례 거론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승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결국 승진이 아닌 CEO 교체로 결론이 나자 재계에서도 구 회장의 성과 중심 경영 의지가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구 회장의 성과 중심 경영 기조를 조직 전반에 각인시키려는 조치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류재철 신임 CEO는 H&A 사업본부장을 맡은 3년 동안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7%에 달한다. 북미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올해 3분기 누적 점유율 21.8%로 확고한 1위에 올라 있다. 미국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가전 브랜드'에서 종합가전회사로는 6년 연속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생활가전에서 검증된 실행력을 전사로 확산시키고, 인도법인 사업과 전장·B2B 기반 위에서 추가 성과를 더해가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주완 사장이 미래 기반을 닦은 것은 분명하지만, 구 회장이 요구하는 속도와 숫자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번 교체는 LG전자가 내부적으로 성과 잣대를 한층 더 엄격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류 신임 대표가 생활가전 외 자동차부품솔루션(VS)과 로봇 등 신사업 부문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가전 사업에서 입증한 실행력과 성과 창출 능력을 미래 먹거리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투자 대비 성과가 미미했다는 평가를 받는 로봇 등 일부 사업의 경우 단순한 실적을 넘어 확실한 성장 스토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도 함께 안고 있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LG 내부에서는 이제 미래 기반만으로 자리를 지키는 시대는 끝났다"며 "성과와 속도를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시기가 왔으며, 이번 교체는 그 기준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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