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7조8000억원 증세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금 인상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260억 파운드(약 50조원)의 세금을 더 걷겠다고 26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작년 가을 예산안 발표 때 400억 파운드(약 77조8000억원) 규모의 세금 인상안을 발표한 데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증세안을 내놓은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국민이 내는 세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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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26일(현지 시간) 빨간색 예산 가방을 들고 런던 다우닝가 11번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리브스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5.11.26. ihjang67@newspim.com |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소득세 기준 동결, 개인연금 납입금에 대한 면세 한도 제한 등 증세안을 담은 2026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리브스 장관은 "이번 세제 개편안으로 의회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30년까지 정부는 220억 파운드의 재정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예상했던 것보다 120억 파운드 늘어난 것이다.
이번 증세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개인소득세 기준액의 동결에 따른 세수 확대였다.
영국의 개인소득세는 1만2570 파운드 이상은 20%, 5만270 파운드 이상은 40%, 12만5140 파운드 이상은 45%를 낸다.
리브스 장관은 이 같은 개인소득세 기준액을 오는 2030~31년까지 동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를 통해 83억 파운드의 세수가 추가로 확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급여 수준은 매년 올라가는데 과세 기준이 그대로면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
근로자들이 받는 급여 중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개인연금 납입액도 연 2000 파운드로 제한하기로 했다.
영국 근로자는 전체 급여에서 개인연금 납입액을 뺀 금액을 기준으로 소득세와 국민보험료(NIC)를 납부한다. 대부분의 기업과 근로자들은 세금을 줄이고 나중에 받는 연금을 늘리기 위해 개인연금을 불입하는데 이 한도를 대폭 낮추겠다는 것이다. 리브스 장관은 이를 통해 세수가 47억 파운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정부는 또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주행거리 기반 세금으로 14억 파운드를 조달하고, 온라인 카지노·베팅 등 원격 도박에 부과되는 세율을 21%에서 40%로 올리는 등 세제를 개편해 11억 파운드를 추가 징수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200만 파운드 이상의 고가 주택에 부과되는 지방세율을 인상해 4억 파운드를 더 걷고, 배당금과 저축, 자산 소득세율을 2%포인트 높여 세수를 21억 파운드 늘리기로 했다.
반면 아동·가족 세제 혜택을 자녀 2명으로 제한한 제도는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집권 노동당이 집요하게 요구한 내용으로 로 30억 파운드의 예산이 더 투입될 것으로 추산됐다.
영국 예산책임청(OBR)은 이번 세제 개편으로 오는 2029~30년까지 정부의 세금 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38.3%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3월에 내놓은 예측치보다 0.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같은 수치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20년의 32.9%보다 무려 5.4% 높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OBR은 이날 영국의 올해 평균 인플레이션이 기존 예측치보다 0.2%포인트 높아진 3.5%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전망도 기존 2.1%보다 높은 2.5%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경제성장률은 올해의 경우 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 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하지만 내년에는 1.4%에 그쳐 당초 예상 1.9%보다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