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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커닝이 쏘아 올린 화살

기사입력 : 2025년11월17일 08:27

최종수정 : 2025년11월17일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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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 AI 안 쓰면 바보" 대학가의 AI커닝 문제가 심각하다. 얼마 전 연세대의 응시자 1/3이 챗GPT를 사용해 부정행위를 한 것이 밝혀졌다. 며칠 안돼 고려대, 서울대 등에서도 비 대면 시험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해 전면 재시험을 치른다고 한다.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AI 교과서가 등장하고 다양한 AI 튜터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학습에 AI사용이 일상화되고 있는데 무조건적인 AI금지가 답인가라는 주장도 나온다.

AI 부정행위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영국은 3년만에 AI부정 행위가 400% 증가했고 학생의 89%가 과제에 AI를 사용한다. 심지어 영국 대학생 5명 중 1명이 부정행위를 했다는 보고도 있다.

현재 세계 다수의 대학들은 탐지 소프트웨어를 도입 사용 중이다. 하지만 오탐률 73%, 실제 AI 사용 중 94%가 탐지되지 않는다. 프린스턴 대학 연구팀과 MIT는 탐지기 의존을 경고했다. 학생을 잠재적 부정행위자로 본다는 점에서 교수와 학생 관계를 악화할 뿐 아니라 오 탐지로 억울한 학생을 만들어 신뢰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AI부정행위의 가장 큰 문제는 "나만 안 쓰면 학점 따기 불리해진다."는 인식의 확산이다. 시스템이 부정행위를 막지 못하면 정직한 개인이 불이익을 받게 되는 죄수의 딜레마가 된다. 결국 '다들 하는' 부정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게 되고 개인의 도덕적 책임감은 희석된다.

구조적 허점이 눈에 훤히 보이는데 개인의 도덕성에만 호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조사에 의하면 전국 131개 대학 중 71.1%가 AI 사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막연하게 학생들의 윤리의식 저하를 지적하기 보단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다.

우리 대학은 과연 AI시대에 적합한 교육 패러다임을 갖추고 있을까?

"AI는 위기를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취약점을 악화시켰다. 교육이 지적 형성이 아닌 자격증 획득 거래가 되면서 학생 참여가 약화되었다." 학술지 스프링어는 평가 시스템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AI가 대중화되면서 전세계 교육기관의 68%가 탐지 도구를, 58%가 정책을 그리고 45%만이 평가를 재설계했다. 그 중 평가 재설계만이 효과를 보였다. 평가 재설계 학교는 AI 문제가 40% 감소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그렇다면 어떤 평가 재설계가 효과를 거두었을까?

첫째는 구술평가의 부활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수학과에서는 50명 미적분학에서 학생당 15분 구술 시험을 실시했다. 쉬운 문제 하나와 어려운 문제 하나를 주고, 10가지 문제 중 무작위 배정. 학생들의 문제 해결 과정과 조직화, 표현, 추론 능력을 직접 평가함으로써 단 15분으로 90분 필기에서 알아내기 어려운 메타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시간은 40명 기준 필기시험과 동일하게 소요되었고 채점 인력과 감독이 불필요해서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절약된 셈이다.

심지어 600명 비즈니스 과정, 20,000명 법학생 온라인 구술 평가도 ConVOE(동시 비디오 기반 구술 시험)방식을 도입해 성공했다.

둘째는 과정 중심 평가.

큰 프로젝트를 여러 단계로 나눈다. 최종 논문만이 아니라 제안서, 개요, 초안, 동료 피드백, 수정본을 단계별 제출한다. AI는 완성본을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발전 과정의 위조는 어렵다. 여기서 핵심은 메타인지적 성찰이다. AI 사용을 허용할 경우엔 프롬프트, 수정 과정, 학습 내용을 밝히는 성찰 에세이를 함께 제출하도록 한다. 이는 AI 윤리적 사용 학습까지 겸할 수 있다.

챗GPT와 오픈AI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세번째는 진정성 있는 과제 부여다.

"당신의 인턴십에서 이번 학기에서 배운 이론이 어떻게 적용되었나?" 같은 개인 경험의 성찰을 요구한다. AI는 개인적 경험을 알 수가 없다. "현장 관찰을 통해 서울시 교통 정책을 분석하라." 등의 지역적 맥락, 현장 관찰 같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과제를 통해 시간과 생각을 투입하도록 만든다. AI는 일반적인 답은 가능하지만 개인적, 구체적, 독창적인 답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물론 평가 재설계가 말처럼 쉽고 신속하게 이루어지긴 쉽지 않다.

전세계 12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어 수십 개국에서 사용되는 프레임워크인 AI Assessment Scale(AIAS)는 Level 0(완전 금지)부터 Level 5(AI 협업 평가)까지 유연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며 무엇보다 회색지대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학습 목표에 따라 AI 사용법을 선택하고 명확히 공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대학별로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AI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교수진을 훈련해야 한다. 보다 심도 있는 학생대상의 AI 리터러시 교육도 선행되어야 한다.

평가 재설계 방안에 대한 진지한 토의를 통한 명확한 정책 수립도 필요하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대학의 대응 역시 안건에 따라 동시 혹은 순차적으로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AI 커닝은 그 동안 안일했던 대학교육에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대학 교육의 본질은 무엇이며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 정보를 모으고 정답을 찾고 글을 쓰는 지금껏 해온 방식의 교육과 평가가 AI시대에도 통할까? AI가 대체하기 어렵고 우리가 반드시 익혀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AI 커닝은 단순한 윤리적 일탈이 아니라 대량화·상품화된 대학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AI 기술과 만나 폭발한 현상이다. 탐지와 처벌 중심이 아닌, 평가 방식의 혁신, 학습의 본질 회복, 명확한 AI 윤리 가이드라인 수립이라는 종합적 접근으로 대학 교육이 거듭나야 할 때임을 보여주는 중차대한 신호다. 본질을 잊지 않아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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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에 110억원 편향 지원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가 정부가 편성하지도 않은 양대 노총 지원 예산 110억원을 슬쩍 끼워 넣은 점은 정치권에서 관행처럼 이어온 '쪽지예산'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 정치권 이해관계에 따라 쓰이고 있는 것이다. 19일 국회 기후환경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고용노동부 등 환노위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를 보면 고용노동부 취약노동자지원 사업 부문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각각 55억원씩 지원하는 사업 예산이 신규 반영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병도 소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11.17 pangbin@newspim.com 한국노총 지원 예산을 세부적으로 보면 한국노총이 운영하는 중앙근로자복지센터 승강기·에스컬레이터 교체에 40억원, 난방 설비 교체 5억원, 지하주차장 안전 성능 10억원이 반영됐다. 민주노총 지원 예산을 보면 민주노총 임차보증금 예산 55억원이 편성됐다. 양대 노총 지원 예산은 당초 정부 예산안에는 없었으나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민원성 쪽지예산을 받아 관련 예산을 집어넣었다고 전해졌다. 야권에서는 민주당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양대 노총 쪽지예산을 끼워 넣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양대 노총에 대한 보은성 예산에 더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함께 하자'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6월 대통령 선거 때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대선 때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으나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민주당과 노동 정책 노선을 같이 하고 있다. 양대 노총은 노동계에서 영향력이 큰 노동조합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합원은 각각 116만명, 108만6000명이다. 양대 노총에 소속된 조합원은 전체 노조 조합원 약 82%를 차지한다. 양대 노총을 우군으로 두면 압도적인 노동계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우재준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제3노조, MZ 노조, 비정규직 노조를 지원하다고 했으면 그나마 명분이 있다"며 "민주노총이 정권 교체에 가장 크게 기여한 단체라는 건 국민 모두 알고 있고 지난 대선에서 한국노총조차도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누가 봐도 정권 교체에 대한 대가성 지원 사업"이라며 "이 예산은 삭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SOC…지방선거 표심 노려 문제는 정치권 이해관계가 달린 쪽지예산이 난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에서 올라오는 각종 민원을 들어줘야 해서다.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철도·도로 등 SOC 분야에 대한 재정 투입을 확대한다. [사진=뉴스핌DB] 당장 지방에 도로·다리를 깔고 보수하는 예산이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는 하루 전인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부 예산을 당초 정부안보다 약 2조 4000억원 증액했다. 증액된 예산은 대부분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확충과 지역균형발전 사업에 배정됐다. 국토위는 특히 정부가 반영하지 않은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예산 100억원을 신규 배정했다.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곳을 대상으로 국민체육센터와 같은 생활 SOC를 건설하는 돈을 정부가 일부 지원한다는 것이다. SOC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를 거치며 눈덩이처럼 증가할 수 있다. 국토위는 말 그대로 예비심사일 뿐 실제로 예산을 깎고 늘리는 일은 예결위에서 하기 때문이다. 국회 안에서는 일부 예결위원은 벌써 쪽지예산을 수십장 받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쪽지예산에 혈세는 줄줄이 새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해 말 공개한 '국고보조금 편성 및 관리 실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부당 지원된 국비만 20개 사업으로 2520억원에 달한다. ace@newspim.com 2025-11-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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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김건희 두달 만에 공개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법원이 19일 김건희 여사 재판의 중계를 서증조사 전까지 일부 허용했다. 이에 피고인석에 앉은 김 여사의 모습이 약 두 달 만에 공개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속행 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법원이 19일 김건희 여사 재판의 중계를 서증조사 전까지 일부 허용했다. 이에 피고인석에 앉은 김 여사의 모습이 약 두 달 만에 공개될 전망이다. 사진은 김 여사가 지난 9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뉴스핌 DB]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날 공판 전체에 대한 재판중계허가신청서를 제출해 재판부는 개정 직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공익적 목적을 위한 국민적 알권리는 헌법적으로 요청되는 것으로 최대한 보장돼야 하지만, 재판의 확정까지 피고인이 무죄 추정을 받을 권리도 함께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 중계의 범위를 정해야 하는데, 이 사건에 관한 서증에 나온 제3자의 개인정보·주민번호·주소 등을 공개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법익 침해의 가능성이 있다"며 "19일 공판 중 공판 개시 후 서증조사 전까지에 한해 중계를 허가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중계 일부 허용을 선고한 직후 오전 10시 17분께 김 여사가 법정에 들어섰다. 검정색 코트에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김 여사는 구치소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피고인석에 앉았다. 이후 오전 10시 19분부터 서증조사가 진행돼 김 여사가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은 약 2분 동안 짧게 공개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전 재판에서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에 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서증조사를 마쳤다. 나머지 서증조사는 오후 재판에서 이어질 계획이다. 오전 재판 종료 직후 일부 방청객이 "김 여사님 힘내세요. 사랑합니다"라고 외치자 김 여사는 꾸벅 인사하고 퇴정했다. hong90@newspim.com 2025-11-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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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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