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정신 쉽게 풀어
명품에 빠지지 말고 문화적 자부심 가져라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사람을 명품에 비유할 수 없지만, 저마다의 품격이 있는 건 확실하다. '사람이 명품이 되어가는 가장 고귀한 길'이라는 부제를 단 책 '인간명품'(블레어하우스)은 명품을 걸치지 않아도 나 자신이 명품이 되고 싶은 청춘들에게 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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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인간명품' 표지. [사진 = 블레어하우스] 2025.11.13 oks34@newspim.com |
출판기획자인 저자 임하연이 10대 때부터 동경해온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쓴 책이다. 재키(그녀의 애칭)는 아일랜드계라는 이유로, 성골과 진골이 나뉘던 미국 상류층 사회에서 늘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프랑스 혈통과 교양을 내세워, 결국 세상의 시선을 뒤집고 세기의 아이콘이 되었다.
저자는 출판기획자의 눈으로 재클린 오나시스의 정신을 한국 독자들에게 맞게 새롭게 풀어냈고, 마침내 '상속자 정신'으로 이름 붙여졌다. 그래서 '상속자 정신'과 '학생'의 대화체로 엮었다. 저자는 자신이 물고 태어난 수저에 불안을 느끼는 한국의 청춘들은 외적인 조건 대신 스스로 빛나게 하는 철학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불안과 비교가 일상이 된 오늘, 가장 값진 명품은 가방도 시계도 아니다. 무엇을 걸쳐도 빛이 나는 청춘, 그 자체가 명품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인생을 통해, 사치와 교양 사이에서 흔들리는 청춘에게 고상한 돌직구를 던진다. 그 돌직구는 문화적 자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저자가 고유명사 그대로 고집한 '상속자 정신(Sangsokja Jungshin)'은 한국적 맥락에서 재해석된 과거로부터 물려받는 힘이다. 조선 백자, 유럽의 아틀리에, 장인의 노력 속에서 축적된 가치가 오늘의 청춘을 다시, 스스로 빛나는 명품으로 태어나게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백화점 명품관 대신 국립중앙박물관 앞, 문화재 굿즈를 사기 위해 늘어선 긴 줄을 보며 확신했다. 역사의 한 토막을 소장하는 '상속자 정신'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실천되고 있고, 명품은 우리 안에 있다고.
인간명품은 태어나면서 주어지지 않는다. 내 삶의 흔적이 고유함이 되고, 평범을 넘어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갈망이 탁월함으로 빛난다.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눈이 심미안이 되고, 나의 말과 행동이 누군가의 용기로 번져갈 때 비로소 영향력이 된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삶 자체가 드물고 귀한 걸작이며, 이 책은 태어난 수저의 색깔로 불안이 갈리는 시대에서 청춘이 명품으로 거듭나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값 19,800원. oks3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