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이후 GPU 1조원 이상 투자 계획
로봇 OS 및 제어 플랫폼 기술 경쟁력 자신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 접목 전략이 빛을 발했다. 콘텐츠와 데이터에 AI를 입힌 결과 서비스 개선과 수익 고도화를 통해 분기 매출 3조 시대를 열었다. 내년을 기점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예산에만 1조원 이상을 쓰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피지컬AI' 등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 이후로는 피지컬AI 공략 등 신규 사업을 하려면 GPU에만 1조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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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사옥 [사진=네이버] |
이어 "GPU 투자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투자 외에도 공공기업과 민간기업을 상대로 한 서비스형 GPU 사업과 직접 연동되는 투자도 상당 부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 여력이 허용되는 선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며 엔비디아에게 공급받기로 한 GPU 6만장 활용 역시 이 범주 내에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을 계기로 엔비디아는 한국에 GPU 26만장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네이버클라우드 몫은 6만장으로 확정된 바 있다. 이러한 대규모 인프라 협력 구도 속에서 네이버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AI브리핑, 애드부스트 등 AI 기술이 접목된 사업 영역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성과를 입증했다. 피지컬AI 분야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만큼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피지컬AI라는 개념이 나오기 전인 2017년부터 네이버랩스를 설립해 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를 이어왔다"며 "핵심 경쟁력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라는 판단에 로봇 클라우드 아크(ARC)와 초정밀 3D 디지털트윈 기술인 얼라이크(ALIKE)라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크는 다양한 제조사의 로봇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고, 얼라이크는 초정밀 3D 디지털 기술로 로봇이 정확한 위치를 인식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라며 "해당 기술들은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현재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장이 굉장히 초기이기 때문에 시장 규모를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자사가 지향하는 로봇 운영체제(OS) 및 제어 플랫폼은 전세계 로보틱스 시장에서 3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최 대표는 피지컬 AI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와 조선, 방산 등 제조업 파트너사와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네이버의 공격적인 투자 배경에는 인프라를 키울수록 성과가 분명할 것이라는 확신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 CFO는 GPU 인프라 투자 이후 마진 회복 시점에 대한 질문에 "커머스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수익이 증가해 투자 여력이 생겼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GPU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저희의 매출 상승 재원을 감안해 투자 규모를 결정하고 있다"며 "인프라 투자라는 게 매출과 연관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상당 부분 미래를 위한 투자다. 일시적인 손익에 대한 영향을 감안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번 GPU 투자를 통해 AI 인프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검색·광고·커머스 등 기존 서비스에서 이미 AI 수익화 효과를 확인한 만큼, 피지컬AI를 비롯한 차세대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네이버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 1381억 원, 영업이익 5706억 원, 당기순이익 7347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영업이익은 8.6% 성장한 수치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