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분석으로 신원 확인… 국군 제8사단 양이한 일병으로 밝혀져
국방부 "6·25전사자 유가족 찾기, 시간과의 싸움… 국민 참여 절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6·25전쟁 당시 조국을 지키다 전사한 19세 국군 병사의 신원이 75년 만에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5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도음산 정상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8사단 제10연대 소속 양이한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양 일병은 올해 들어 14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6·25전쟁 호국영웅이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이래, 가족 품으로 돌아온 전사자는 모두 262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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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해학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 직무대리(육군 중령)가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에서 고 양이한 일병의 유가족 대표인 딸 양종금씨(78세)에게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5.11.05 gomsi@newspim.com |
국유단 탐문팀은 전국 각지의 유가족을 찾아 유전자 시료를 확보한 끝에 양 일병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상 유해발굴감식단은 지역별 전사(戰史) 연구를 토대로 병적부와 전사자 명부를 분석해 전사자의 본적지를 특정하고, 행정기관의 협조를 받아 유가족 소재를 추적한다. 유가족이 직접 보훈병원이나 보건소 등을 찾아 유전자 시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탐문관들이 전국을 누비며 시료를 확보하고 있다. 양 일병의 딸 양종금 씨(78)의 시료 역시 2021년 10월, 탐문관이 직접 자택을 방문해 채취한 결과다.
양이한 일병은 1950년 7월경 입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과 두 달 뒤인 9월, 제8사단 제10연대 소속으로 포항전투에 투입됐다가 전사했다. 1931년 7월 경남 김해군(현 김해시)에서 태어난 그는 세 남매 중 장남으로, 일찍 결혼해 전쟁 발발 전 이미 두 딸을 두고 있었다.
그는 대구 육군 제1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포항전선으로 급파됐다. 포항전투(1950년 8월 9일~9월 22일)는 국군 제3·7·8사단이 북한군 제2군단(5·12사단)의 부산 진격을 저지한 대규모 격전이었다. 국군은 이 전투를 계기로 낙동강 동부전선의 전세를 수세에서 공세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양 일병은 이 전투에서 전사했다.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11월 5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양 일병의 딸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가 열렸다. 유가족 대표인 양종금 씨는 "유전자 시료를 채취할 때만 해도 '설마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이렇게 아버지를 다시 뵙게 될 줄 몰랐다"며 "어린 시절 아버지의 기억이 없어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국방부는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수많은 6·25전쟁 전사자의 신원 확인을 위해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 기준으로 친·외가 8촌 이내 유가족이면 신청할 수 있다. 시료 제공을 통해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6·25전쟁 발발 75주년을 맞은 지금,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로 신원확인 작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국유단은 "유가족을 찾는 일이 하루하루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전국 각지의 가족들을 모시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보건소나 보훈병원을 통해 유전자 시료 제공이 가능하며, 방문이 어려운 경우 대표번호 1577-5625(오! 6·25)로 연락하면 탐문관이 직접 찾아간다. 국유단은 "당신(YOU)도 '유(遺)가족'일 수 있습니다"라며 국민의 참여를 당부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