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4일부터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 재개
블루오션 사태 후 1년3개월만...거래 안정성 대폭 강화
해외주식 거래 수익성 대폭 개선...수수료 경쟁 예고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오는 4일부터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재개한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 재개로 '서학개미(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벽 시간대에만 가능했던 테슬라, 엔비디아 등 미국 주식 거래를 낮 시간대에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경쟁 등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유치 경쟁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18곳이 4일부터 차례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프리마켓과 정규장, 애프터마켓까지 감안하면 대부분 시간대에 주식 매매가 가능해진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는 지난해 8월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Blue Ocean)'에서 약 6333억원 규모 주문이 일괄 취소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 바 있다. 대규모 거래 취소 사태가 발생한 지 1년 3개월 만에 주간거래가 다시 문을 여는 셈이다.
증권업계는 블루오션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거래 안정성을 대폭 강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복수 거래 경로' 확보다. 기존 블루오션 외에도 다른 대체거래소인 '문(Moon)'과 '브루스(Bruce)'와 협업을 통해 이중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 대체거래소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거래가 중단되지 않도록 했다.
금융당국도 이번 미국 주식 주간거래 재개 과정에서 시스템 안정성 강화를 위해 복수 회선 연결과 복구 체계 구축을 의무화했다. 증권사들은 이러한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한 후 서비스 재개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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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주식 주간거래가 재개되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관련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28개 증권사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총 1조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83억원)보다 80% 증가했다. 불과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테슬라·엔비디아 등 기술주 랠리와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서학개미의 투자 자금이 미국 증시로 꾸준히 유입된 영향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32억8892만달러(약 18조1550억원)였다. 2011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다.
해외주식 거래가 늘어나면 환전 수수료, 대체결제 수익,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이용료 등 파생 수익도 함께 커진다. 업계에선 주간 거래가 시행되면 전체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최대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수료 등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유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재개 초기엔 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익성보다 트래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사들 사이에서 수수료 인하 압박이 다시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