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기업인 증인 소환 '자제령'
최태원·정의선·정용진 등 증인 줄취소
"증인제도 깜깜이…로비 문화 등 악습만"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2025년 국정감사에서도 재계 총수 및 기업인에 대한 증인 채택·철회는 반복됐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 굵직한 재계 총수가 올해 국감 증인 명단에 올랐다가 막판 철회됐다.
당초 이번 국감은 기업인 출석 요구가 자제되는 분위기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감에 앞서 "대내외적으로 경제 여건이 어렵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까지 앞둔 시점에 기업인을 이렇게 많이 부를 필요가 있느냐"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또한 "국감에서 기업 총수나 대표에 대한 출석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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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가보훈부·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8 mironj19@newspim.com |
그럼에도 이번 국감에선 역대 최대 규모인 195명의 기업인이 증인으로 채택됐고, 실제 국감 기간이 시작되자 줄줄이 철회가 이어졌다. 국회의 증인 채택 제도가 이른바 '보여주기 식'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터져나오는 이유다.
최 회장의 경우 증인 출석일을 하루 앞두고 명단에서 철회됐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최 회장을 불러 계열사 부당지원 실태를 묻겠다는 계획이었으나, 'APEC CEO 서밋' 개막 행사를 주재하는 점 등을 고려해 증인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하청업체 이수기업 노동자 집회와 책임경영 논란 등으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소환됐으나 철회됐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정용진 회장을 증인으로 불렀으나 출석 일주일 앞두고 '신청 이유가 해소됐다'며 철회했다.
주요 기업인에 대한 증인 철회도 잇따랐다. 정무위는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를 증인 명단에서 제외했고, 행안위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를 철회했다.
이밖에도 국토교통위원회는 허윤홍 GS건설 사장, 최주선 삼성SDI 대표 등을 증인 명단에 올렸으나 막판에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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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8일 저녁 경주 화랑마을 어울마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 환영만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2025.10.28 photo@newspim.com |
국회가 기업인 망신주기식 국감 소환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해 국감에서 기업인들이 줄소환되지만 정작 민생에 필요한 질의가 오가는 경우도 드물뿐더러 막판 철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다.
국회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개별 의원들이 요청한 증인 중에서 교섭단체 간사들이 협의를 통해 국감 증인 최종 채택이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이 깜깜이다보니 그 기업인들이 왜 증인이 됐는지 납득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회 역시 증인으로 요청한 의원이 철회 의사를 표시하기만 하면 증인이 취소되다보니 오히려 기업의 로비만 부추기게 되고, 의원들이 지역구 현안이나 지역 사업에 해당 기업을 압박하려는 수단으로 국감 증인 제도가 악용되는 사례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seo00@newspim.com














